사회 사건사고

안성 플리마켓 트럭 사고, ‘급발진’이라는 말이 나올 때 저는 이렇게 봅니다 — 15년간 신고 793건, 인정 0건

사고를 낸 분을 미워해서가 아닙니다. 15년 동안 793건이 신고됐고 인정된 것이 0건이기 때문입니다. 답은 급발진이 아니라 발에 있습니다.

급발진 의심 신고 15년 — 793건 중 인정 0건. 사고 현장은 그리지 않습니다.
급발진 의심 신고 15년 — 793건 중 인정 0건. 사고 현장은 그리지 않습니다.
한 줄 답 — 2010년 이후 급발진 의심 신고 793건 중 차량 결함으로 인정된 것은 0건입니다. 국과수가 감정한 401건의 85%는 가속페달을 밟은 기록이었습니다. 안성 사고의 결론은 아직 없지만, 다음 사고를 막을 답은 '급발진'이 아니라 '발'에 있습니다 —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2029년에야 의무입니다.

‘급발진’이라는 말이 또 나왔습니다. 저는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사고를 낸 분을 미워해서가 아닙니다. 15년 동안 793건이 신고됐고, 인정된 것이 0건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9월 19일 토요일 오전 11시 18분, 경기 안성시 공도읍 공도도서관 앞 어린이공원에서 열린 ‘2026 나눔의 녹색장터’ 행사장에 1톤 트럭이 들어갔습니다. 행사장 안으로 약 25m를 밀고 들어가 7명을 덮쳤고, 자원봉사를 하던 40대 어머니와 중학생 아들이 숨졌습니다. 다섯 명이 다쳤습니다. 트럭은 안성시 소유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시 사업 차량이었습니다. 운전자는 안성시청 기간제 근로자인 60대 남성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처음에 “감속 페달을 밟으려다 가속 페달을 밟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뒤 “차가 급발진한 것 같다”로 말을 바꿨습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국과수에 사고기록장치(EDR)·페달·디지털운행기록계 감정을 맡겼습니다. 아직 결론은 없습니다. 이 글은 그 결론을 앞질러 쓰지 않습니다. 대신 ‘급발진’이라는 말이 지금까지 어떻게 끝났는지를 씁니다.

‘급발진’은 얼마나 흔한 주장입니까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가 급발진 의심 신고를 받기 시작한 것이 2010년입니다. 그해 28건, 2011년 34건, 민관 합동조사가 있었던 2012년과 2013년에 136건·139건으로 봉우리를 찍고, 그 뒤로는 줄었습니다. 2020년 25건, 2022년 15건, 2024년 8건. 201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누계는 793건입니다. 그 793건 가운데 차량 결함으로 인정된 급발진은 0건입니다.

연도 신고 건수
2010 28
2011 34
2012 136
2013 139
2014 113
2015 50
2016 57
2017 58
2018 39
2019 33
2020 25
2021 39
2022 15
2023 24
2024 8

신고 건수는 줄었는데 주장은 줄지 않았습니다. 2024년 7월 시청역 사고 뒤 1년 동안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주장’ 사고는 그 전 1년의 6건에서 18건으로 세 배가 됐습니다. 신고를 하는 사람과 사고 뒤에 급발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입니다. 리콜센터에 신고하는 사람은 60대 이상이 43%인데, 사고 뒤에 급발진을 주장한 운전자는 60대 이상이 75%였습니다.

국과수 급발진 의심 감정 판정 분포 그래프
국과수 감정 401건의 판정 분포 · 2020~2024년

기록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감정한 급발진 의심 사고는 401건입니다. 341건(85%)은 가속페달을 밟은 기록이 나왔습니다. 나머지 60건은 차량이 부서져 판독이 안 됐습니다. 급발진으로 판정된 것은 0건입니다.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396건을 다시 세어도 모양은 같습니다. 페달 오조작 340건(86%), 급발진 0건.

법원도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2020년 BMW 사고 항소심이 제조사 책임을 처음 인정했지만, 2025년 8월 대법원이 그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시청역 사고 운전자는 2025년 12월 금고 5년이 확정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주 우도에서 세 명이 숨진 렌터카 사고는 올해 6월 1심에서 급발진이 인정되지 않았고 금고 4년이 나왔습니다. 강릉에서 손자를 잃은 할머니의 민사 소송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안성 사고 전날인 9월 18일 법원이 같은 차로 재현 감정을 했습니다. 이 사건 하나가 남은 물음표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급발진이라고 말합니까

저는 그분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기 발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2025년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 중 100건(69%)이 정차 상태거나 아주 느리게 움직이던 중이었습니다. 주차하려고, 빠져나오려고, 멈추려고 발을 옮기는 그 순간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믿는 발이 가속페달 위에 있으면, 차는 앞으로 갑니다. 놀라서 더 세게 밟습니다. 더 빨리 갑니다. 머리는 ‘브레이크가 안 듣는다’고 기억합니다.

승용차 운전석 발밑의 두 페달
운전석 발밑의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사건과 무관

작년 11월 부천 제일시장에서 1톤 트럭이 시장으로 들어가 네 명이 숨졌습니다. 67세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자기 차에 페달 블랙박스를 달아 둔 사람이었습니다. 영상에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가속페달을 밟는 발이 찍혀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실수를 인정했고, 올해 6월 금고 2년 6개월이 나왔습니다. 자기 발을 찍어 둔 사람조차 자기 발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와 비중 그래프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 2021~2025년 · 전체 사고 대비 비중

나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2021년 31,841건에서 2025년 45,873건으로 4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4.5% 줄었습니다. 사고 다섯 건 중 하나가 아니라 넷 중 하나(23.7%)가 고령 운전자입니다. 다만 한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가 401만 명에서 563만 명으로 40% 늘었습니다. 운전자 한 명당 사고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위험해진 것은 개인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이 숫자는 앞으로 더 커집니다.

면허 반납은 답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5년 반납은 14만 명, 2.5%입니다. 시골에서 차는 발입니다. 발을 내놓으라는 정책이 통할 리 없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정부를 탓하지 않습니다. 이동권을 대신 줄 수 없는 한, 반납률은 오르지 않습니다.

규칙은 어디까지 왔습니까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정지 상태나 아주 느린 속도에서 앞뒤에 장애물이 있는데 가속페달이 세게 밟히면 출력을 막는 장치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장치를 신차에 의무화하는 안전기준을 올해 7월 10일 공포했습니다. 적용은 승용차 2029년 1월 1일, 3.5톤 이하 화물차 2030년 1월 1일부터입니다. 안성의 트럭이 그 화물차입니다. 지금 타는 차에 다는 튜닝부품 인증 기준은 8월 27일에 시행됐습니다. 사고 3주 전입니다. 일본은 2017년부터 이 장치를 보급해 신차의 93%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규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건 시장이 못 푸는 문제입니다. 사고 비용을 운전자가 다 내지 않습니다. 남이 냅니다. 이런 것이 규제가 서야 할 자리입니다. 다만 순서가 이상합니다. 인증 기준을 3주 전에 만들어 놓고 2029년까지 기다립니다. 안성시 소유 차량이었습니다. 시가 자기 차부터 달았어야 했다고, 규칙이 없어도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보험료를 깎아 주면 사람들은 규칙 없이도 답니다. 유인은 명령보다 빠릅니다.

작은 공원 입구에 줄지어 선 볼라드
공원 진입로의 볼라드 —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사건과 무관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급발진은 사고마다 새로 주장되고, 기록에서는 한 번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다음 사고를 막을 답은 ‘급발진’이 아니라 ‘발’에 있습니다. 발을 못 믿게 하는 장치, 발이 실수해도 사람에게 닿지 않게 하는 쇠말뚝, 그리고 그 두 가지를 규칙보다 먼저 사게 만드는 유인. 2029년은 늦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어느 시장 입구에 볼라드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국에서 급발진이 법원이나 정부 조사에서 인정된 적이 있습니까?

차량 결함으로 확정된 사례는 없습니다. 2020년 BMW 항소심이 제조사 책임을 처음 인정했지만 2025년 8월 11일 대법원이 파기환송했고, 시청역 사고는 2025년 12월 금고 5년으로 확정됐습니다. 강릉 사고 민사 항소심은 재현 감정 결과를 10월 말에 받습니다.

EDR이 무엇이고 왜 결과가 갈립니까?

사고기록장치입니다. 충돌 직전 몇 초의 가속페달·브레이크·속도를 남깁니다. 국과수가 2020~2024년 감정한 401건 중 341건(85%)이 가속페달을 밟은 기록이었고, 나머지는 차량 파손으로 판독이 안 된 경우였습니다. 급발진으로 판정된 건은 없습니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언제부터 의무입니까?

신차는 승용차 2029년 1월 1일, 3.5톤 이하 승합·화물차 2030년 1월 1일부터입니다(국토교통부령 제1602호, 2026년 7월 10일 공포). 이미 타는 차에 다는 튜닝부품 인증 기준은 2026년 8월 27일 시행됐습니다.

세어본 조건
사건
2026-09-19 11:18 안성시 공도읍 공도10호 어린이공원 '2026 나눔의 녹색장터' — 연합뉴스·세계일보·아시아경제·한국일보·강원일보 대조
신고 통계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 2010~2024(허영·홍기원·윤종군 의원실 자료) · 누계 793건·인정 0(경향신문 2024-07-02)
감정 통계
국과수 2020~2024 401건(세계일보 2025-06-11·07-01) · 2021~2025.8 396건(연합뉴스 2025-11-24) · TS 2025년 149건(뉴시스 2026-02)
고령 운전자
경찰청·도로교통공단 2026-04-16 발표(경향) · 조선일보 2026-08-01 · 매일신문 2026-09-16
제도·판례
국토교통부령 제1602호(2026-07-10) · 국토부 보도자료 2025-10-23 · 머니투데이 2026-08-27 · 파이낸셜뉴스 2025-08-29(BMW 파기환송) · 경향 2025-12-04(시청역) · 세계일보 2026-06-24(우도) · 연합 2026-06-11(부천)
강해준 필명

부산 출신. 부품사 재무팀 12년. 지금은 데이터 일과 이 블로그. 주 3회 10km를 달리고 55분 밑으로는 못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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