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담합 조사는 해야 합니다. 그런데 ‘생닭은 37.7% 내렸는데 치킨은 그대로’라는 문장은 담합의 증거가 아닙니다. 이 둘을 따로 놓고 봐야 이번 조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보입니다.
9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기사 하나를 공유했습니다. 치킨용 육계 가격이 반년 사이 37.7% 내렸는데 주요 프랜차이즈 대표 메뉴는 2만 3,000원 안팎 그대로라는 내용이었고, 대통령은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적었습니다. 엿새 뒤인 10월 6일, 연휴가 끝나자마자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이 bhc·BBQ·교촌치킨 본사에 조사관을 보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각 사의 가격 결정 과정, 업체 사이 가격 정보 교환 여부, 원재료 값이 판매가에 반영되는 방식을 본다고 합니다.
조사가 시작됐다는 것이지 담합이 확인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6년 10월 7일 현재 공정위는 어떤 결론도 내지 않았습니다.

생닭 37.7%는 어느 가격입니까?
한국육계협회 시세입니다. 치킨에 주로 쓰는 9~10호 닭의 공장 출고가가 2026년 3월 고점 kg당 5,308원에서 9월 27일 3,308원이 됐습니다. 계산하면 −37.68%, kg당 2,000원입니다. 봄 조류인플루엔자로 줄었던 공급이 회복되면서 내려온 값입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가 마트에서 사는 닭고기는 그렇게 내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닭고기 항목은 2026년 4월 139.37로 꼭대기를 찍고 9월 132.06이 됐습니다. 5.25% 내렸습니다. 공장 문 앞의 닭과 정육 코너의 닭은 다른 가격이고, 둘 사이에는 도계·운송·유통이 끼어 있습니다. 37.7%라는 숫자는 맨 앞단의 숫자입니다.
2만 3,000원 치킨에서 닭은 얼마입니까?
본사 공급 구조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대신 3월 31일 아시아경제가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본사 공급가로 역산한 원가표를 보도했습니다. 프라이드 한 마리 2만 3,000원은 원재료 1만 1,756원, 배달 플랫폼 수수료·배달비 5,729원, 점주 몫 5,516원으로 나뉩니다. 더하면 2만 3,001원입니다. 점주 몫은 인건비·임대료를 빼기 전 금액입니다.
원재료 1만 1,756원 안에서 닭은 얼마일까요. 같은 보도에 신선육 한 박스(20마리) 공급가가 13만 4,000원이라고 나옵니다. 한 마리 6,700원입니다. 판매가의 29.1%입니다. 나머지 5,056원이 기름·파우더·포장재·광고비입니다.
| 2만 3,000원 프라이드 한 마리 | 금액 | 비중 |
|---|---|---|
| 닭(신선육 1마리 · 3월 공급가) | 6,700원 | 29.1% |
| 기름·파우더·포장·광고 등 | 5,056원 | 22.0% |
| 배달 플랫폼 수수료·배달비 | 5,729원 | 24.9% |
| 점주 몫(인건비·임대료 전) | 5,516원 | 24.0% |
여기에 37.7%를 대 보겠습니다. 9~10호 닭은 한 마리 851~1,050g입니다. 공장가가 kg당 2,000원 내렸으니 한 마리로는 1,900~2,000원 안팎입니다. 그 하락분이 도계·염지·운송을 거치며 한 푼도 줄지 않고 본사 공급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본사가 다시 그대로 가맹점에 넘긴다고 가정해도 한 마리 약 2,000원입니다. 2만 3,000원의 8.7%입니다.
그러니 ‘생닭이 37.7% 내렸으니 치킨도 37.7% 내려라’는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많아야 2만 1,000원 언저리가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2,000원이라는 돈이 지금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 ‘어딘가’를 찾는 게 이번 조사의 일이어야 합니다.

치킨값은 정말 한 번도 안 내려갑니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소비자물가 품목별 지수를 받아 셌습니다. 2001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309개월 동안, 치킨 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낮았던 달은 0번입니다. 가장 덜 오른 달도 2016년 11월 +0.23%였습니다. 같은 기간 닭고기 물가는 124개월이 1년 전보다 낮았습니다.
여기서 멈추면 치킨만 이상해 보입니다. 그런데 음식 서비스 전체, 그러니까 외식 물가도 309개월 동안 0번입니다. 외식 라면은 8번, 삼겹살 외식은 6번이었습니다. 메뉴판 가격은 원래 잘 안 내려갑니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해마다 오르고, 가격표를 바꾸는 일 자체가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눈에 띄는 예외는 피자 42번, 햄버거 34번입니다. 할인 경쟁이 심했던 해에 가격이 실제로 내려갔습니다.
| 2001.1~2026.9 (309개월) | 1년 전보다 낮았던 달 |
|---|---|
| 치킨 | 0 |
| 음식 서비스 전체 | 0 |
| 삼겹살(외식) | 6 |
| 라면(외식) | 8 |
| 햄버거 | 34 |
| 피자 | 42 |
| 닭고기(재료) | 124 |

닭값이 오를 때와 내릴 때 치킨은 어떻게 움직였습니까?
다음은 방향입니다. 309개월을 그달 닭고기 물가의 1년 상승률로 네 칸에 나누고, 같은 달 치킨 물가 상승률의 중앙값을 봤습니다.
| 닭고기 1년 상승률 | 개월 | 치킨 | 음식 서비스 전체 |
|---|---|---|---|
| −10% 이하 | 31 | +2.85% | +2.08% |
| −10~0% | 93 | +1.98% | +2.42% |
| 0~+10% | 112 | +2.38% | +2.40% |
| +10% 이상 | 73 | +6.93% | +3.99% |
닭고기가 10% 넘게 오른 달엔 치킨이 6.93% 올랐습니다. 외식 평균 3.99%보다 3%p 가까이 높습니다. 닭고기가 10% 넘게 내린 달엔 치킨이 2.85% 올랐습니다. 평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2010년 이후로 회귀식을 세우면 닭고기가 1%p 오를 때 치킨은 0.25%p 따라 오르고, 1%p 내릴 때는 −0.04%p, 사실상 0입니다. 오를 때는 따라가고 내릴 때는 안 따라갑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로켓과 깃털’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이건 업계가 할 말이 없는 숫자입니다. 오를 땐 원가를 이유로 올리고 내릴 땐 다른 비용을 이유로 버텼다는 게 물가지수에 그대로 찍혀 있습니다. 6월 닭값이 치솟을 때 굽네치킨은 순살 메뉴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12.5% 줄였고, 닭값이 내린 지금도 그대로라고 서울경제는 전했습니다.

그러면 담합입니까?
여기서부터는 법 조문으로 읽어야 합니다.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기로 ‘합의’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2021년 12월 30일 시행된 전부개정법은 제9호에 가격 같은 정보를 ‘주고받음으로써’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더했습니다. 제5항은 행위가 겹치고 접촉의 횟수·양태 같은 정황이 있으면 합의를 추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과징금은 제43조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20% 이내입니다.
조문 어디에도 ‘원가가 내렸는데 값을 안 내리면 담합’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가격이 안 내려가는 것은 담합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앞의 표에서 외식 전체가 26년 동안 한 번도 안 내렸듯이 말입니다.
세 회사의 가격도 하나로 묶이지 않습니다. 마지막 인상 시점이 교촌 2023년 4월, bhc 2023년 12월, BBQ 2024년 6월로 14개월에 걸쳐 흩어져 있고, 대표 메뉴 값도 bhc 후라이드 1만 7,000원, 교촌 오리지날 1만 9,000원, BBQ 황금올리브 2만 3,000원으로 다릅니다. 담합이라면 보통 시점과 폭이 붙어 다닙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담합이 없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증거는 회의록과 메신저에 있지 가격표에 있지 않습니다.
선례가 있습니다. 2022년 3월 공정위는 하림·올품·마니커·체리부로 등 육계 신선육 업체 16곳에 과징금 1,758억 2,300만 원을 매겼습니다. 2005년 1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45차례에 걸쳐 판매가격과 생산량, 생계 구매량을 맞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잡힌 것은 가격 그래프가 아니라 45번의 모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경쟁이 막힌 곳은 어디입니까?
저는 세 본사 사이보다 본사와 가맹점 사이가 더 궁금합니다. 국가데이터처 집계로 2024년 치킨 전문점은 3만 1,397곳입니다. 가게끼리의 경쟁은 이보다 치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3만 곳은 닭을 아무 데서나 살 수 없습니다. 본사가 정한 신선육과 기름을 본사 공급가로 받아 써야 합니다. 이걸 필수품목이라고 부릅니다.
공정위 통계로 2023년 치킨 업종 가맹점의 평균 차액가맹금은 3,500만 원, 가맹점 매출의 8.6%였습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원재료를 사 온 값과 가맹점에 넘기는 값의 차이, 말하자면 납품 마진입니다. 외식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생닭이 2,000원 내렸을 때 그 2,000원이 머물 수 있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가맹점주가 다른 곳에서 닭을 살 수 있다면 본사 공급가는 시장 가격을 따라 내려올 수밖에 없습니다. 못 사니까 안 내려와도 됩니다.
제가 자동차 부품회사 재무팀에 있을 때 납품 계약서에는 원자재 연동 조항이 있었습니다. 철강값이 내리면 다음 분기 납품단가가 내려갔고, 오르면 올라갔습니다. 우리가 착해서가 아니라 완성차가 다른 부품사로 갈아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갈아탈 곳이 있으면 계약서에 연동이 들어가고, 없으면 안 들어갑니다.

대통령이 치킨값을 짚는 건 괜찮습니까?
담합 조사는 법에 있는 일이고 공정위의 일입니다. 그건 괜찮습니다. 질서 있는 시장은 경쟁을 지키는 규칙 위에서 돌아가고, 카르텔은 그 규칙을 깨는 일이니 진영과 상관없이 잡아야 합니다.
걱정되는 건 그다음입니다. 조사가 ‘가격을 내리라’는 신호로 읽히면, 증거와 무관하게 세 회사가 할인 쿠폰을 뿌리고 그걸로 끝나는 길이 열립니다. 가격은 정보입니다. 위에서 눌러 내린 가격은 닭이 다시 비싸질 때 더 빨리, 더 크게 오르거나 중량으로 빠져나갑니다. 굽네의 100g이 그 예입니다. 치킨값을 실제로 내리는 건 가맹점이 닭을 고를 수 있게 하는 쪽입니다.
본사 장부에는 언제 보입니까?
세 회사 중 상장사는 교촌에프앤비 하나입니다. 본사 매출의 대부분이 가맹점에 파는 원재료라 매출원가율, 곧 매출 100원 중 원재료 사는 데 드는 돈을 보면 닭값이 어디 머무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자공시(DART) 연결 손익계산서로 계산했습니다.
| 교촌에프앤비(연결) | 매출원가율 | 영업이익률 |
|---|---|---|
| 2022년 | 82.73% | 1.71% |
| 2023년(4월 가격 인상) | 75.71% | 5.58% |
| 2024년 | 69.32% | 3.21% |
| 2025년 | 70.11% | 6.77% |
| 2025년 상반기 | 69.78% | 7.98% |
| 2026년 상반기 | 71.80% | 5.14% |
2026년 상반기는 오히려 원가율이 올랐습니다. 매출은 2,556억 원으로 2.0%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31억 원으로 34.4% 줄었습니다. 2분기 원가율은 72.09%로 1년 전 71.01%보다 높습니다. 닭값 고점이 3월이었고 장기 공급계약이 몇 달씩 늦게 따라오니 상반기 장부에는 비싼 닭이 들어 있는 게 맞습니다. 업계 설명과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답은 3분기 보고서에 있습니다. 4월부터 내린 닭값이 7~9월 매입단가에 들어왔다면, 공급가를 그대로 둔 본사는 원가율이 2024~2025년 수준인 69~70% 아래로 내려갈 겁니다. 원가율이 내려가는데 가맹점 공급가와 메뉴 가격이 그대로라면 2,000원은 본사에 머문 것이고, 원가율이 그대로라면 업계 말대로 시차와 다른 비용이 먹은 것입니다. 교촌의 3분기 보고서는 11월 중순에 나옵니다. 비상장인 BBQ와 bhc는 공정위가 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치킨값 담합은 사실로 확인됐습니까?
아닙니다. 2026년 10월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bhc·BBQ·교촌치킨 본사를 현장조사했다는 단계입니다. 담합인지는 가격을 맞추자는 합의나 가격 정보를 주고받은 증거가 나와야 판단되고, 아직 아무 결론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닭값이 37.7% 내렸으면 치킨값은 얼마나 내려야 합니까?
37.7%는 한국육계협회 9~10호 닭 공장 출고가(kg당 5,308원→3,308원)입니다. 줄어든 2,000원이 전부 넘어와도 한 마리 1,900~2,000원 안팎, 2만 3,000원 메뉴의 약 8.7%입니다.
치킨값은 원래 안 내려갑니까?
한국은행 소비자물가로 2001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309개월 동안 치킨 물가가 1년 전보다 낮았던 달은 0번입니다. 다만 음식 서비스 전체도 0번이라 치킨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피자는 42번, 햄버거는 34번 있었습니다.
담합은 잡아야 하고, 가격은 눌러선 안 됩니다. 둘을 섞으면 치킨값은 쿠폰 한 장만큼 내렸다가 다음 조류인플루엔자 때 더 크게 오릅니다. 11월 중순에 교촌 장부를 다시 세어보겠습니다. 그날 저녁은 아마 치킨일 겁니다. 정가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