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 · 봅니다

추석 기차표 암표·취소표 대행은 왜 명절마다 돌아옵니까 — 5만 3,500원 표에 붙은 10만 원을 저는 이렇게 봅니다

추석 KTX 좌석 92.7%가 팔린 달에 운임은 10% 내려 3년간 묶였습니다. 정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그 차이는 웃돈과 매크로 수수료로 돌아옵니다.

같은 명절 좌석에 붙은 가격들 — 정가는 내려갔고 웃돈은 올라갔습니다. 자료: 코레일 발표·언론 보도 종합.
같은 명절 좌석에 붙은 가격들 — 정가는 내려갔고 웃돈은 올라갔습니다. 자료: 코레일 발표·언론 보도 종합.
한 줄 답 — 코레일은 2026년 추석 예매 기간 암표 의심 거래 19건을 수사 의뢰했고, 5만 3,500원 표를 10만 원(1.87배)에 팔려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같은 달 KTX 좌석 92.7%가 예매됐는데 운임은 통합 조건으로 10% 내려 3년간 묶였습니다. 정가가 수요를 못 따라가면 그 차이는 웃돈과 매크로 대행 수수료로 돌아온다고 봅니다.

암표는 범죄이기 전에 신호입니다. 정가가 틀렸다는 신호입니다. 이번 추석 기차표가 그 신호를 유난히 크게 냈습니다.

코레일은 추석 예매 기간에 암표 의심 거래 19건을 찾아 9월 22일 국토교통부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5만 3,500원에 산 표를 10만 원에 팔려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틀 뒤 경향신문은 돈을 받고 취소표를 대신 잡아 주는 업체가 적어도 세 곳 영업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 장에 1,000~3,000원을 받습니다. 명절마다 나오는 기사입니다. 명절마다 나온다는 게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저도 고향이 부산입니다. 명절 서울~부산 운임표를 남의 얘기로 읽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표가 얼마나 모자랐는지, 그 모자란 표에 가격이 몇 개 붙었는지를 먼저 적고, 제 생각은 그다음에 적겠습니다.

올해 추석 기차표는 얼마나 모자랐습니까?

코레일 발표로 9월 3~11일 예매 기간에 공급 좌석 214만 석 중 180만 매가 팔렸습니다. 예매율 84%입니다. 작년 추석은 SR을 합쳐 62.7%였습니다. 한 해 만에 21.3%p가 뛰었습니다. 코레일은 지난 3년 명절 예매율이 60%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6년 추석 열차 승차권 노선별 예매율 막대 차트
2026 추석 승차권 예매율 · KTX 92.7% · 일반열차 58.6% · 중부선 112.7% · 작년 추석 전체 62.7%

평균이 가립니다. 일반열차는 58.6%였고 KTX는 92.7%였습니다. 노선으로 나누면 경전선 94.2%, 경부선 91.3%, 전라선 90.6%입니다. 중부선은 112.7%로 100%를 넘었습니다. 구간을 나눠 한 좌석을 여러 번 팔면 생길 수 있는 숫자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방향의 KTX는 사실상 다 팔렸다고 읽는 게 맞습니다.

이유도 분명합니다. 올해 추석 연휴는 나흘입니다. 작년은 열흘이었습니다. 같은 귀성 수요가 절반도 안 되는 날짜에 몰렸습니다. 서울경제 보도로 예매 기간에 대기열에 선 사람이 75만 명이었습니다. 코레일은 예매 서버를 11대에서 60대로 늘렸다고 했습니다. 서버는 여섯 배가 됐고, 좌석은 그만큼 늘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자란데 정가는 왜 내려갔습니까?

9월 1일 KTX와 SRT가 한 회사로 합쳐졌습니다. 같은 날 KTX 운임이 평균 10% 내렸습니다. 서울~부산은 5만 9,800원에서 5만 4,400원이 됐습니다. 좌석은 하루 평균 1만 6,000석이 늘었습니다.

이 인하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월 초 코레일과 SR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결합 뒤 3년 동안 KTX 운임을 SRT 수준으로 10% 낮추고 좌석을 늘리는 계획을 함께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도 철도 운임은 회사가 마음대로 못 올립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해 고시한 상한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그러니 올해 추석은 이런 모양이 됐습니다. 예매율이 3년 만에 가장 높았던 명절에, 운임은 3년 동안 내려간 값으로 묶인 첫 달이었습니다. 좋은 뜻으로 한 일입니다. 다만 좋은 뜻과 모자란 좌석이 같은 달에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따로 적어야 합니다.

5만 3,500원짜리 표에 붙은 10만 원은 무엇을 말합니까?

명절 KTX 정가·할인가·암표 호가를 비교한 막대 차트
같은 명절 좌석에 붙은 가격 · 통합 전 59,800원 → 통합 뒤 54,400원 · 비혼잡 잔여석 30~50% 할인 · 암표 53,500원 → 호가 100,000원(1.87배)

코레일이 수사를 의뢰한 19건에서 판매자들은 정가에 4,100원에서 4만 6,500원을 얹었습니다. 가장 큰 웃돈이 붙은 표는 5만 3,500원짜리를 10만 원에 내놓은 것입니다. 정가의 1.87배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이렇게 읽습니다. 이 좌석에 10만 원을 낼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입니다. 가격은 정보입니다. 누가 가격을 정해 두면 그 정보가 지워집니다. 지워진 정보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옵니다. 중고거래 게시판의 호가로, 대기열 75만 명의 시간으로, 매크로가 3초마다 두드리는 조회 요청으로 돌아옵니다.

눈여겨볼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가격은 아래로는 이미 움직입니다. 서울경제 보도로 코레일은 9월 23~27일 사이 비혼잡 열차 793편의 남은 좌석을 30~50% 깎아 팔았습니다. 서울~부산 정가에 대 보면 2만 7,200원에서 3만 8,080원입니다. 안 팔리는 자리는 값을 내려 채웁니다. 그런데 모자라는 자리의 값은 올리지 못합니다. 위로 못 움직이는 가격은 결국 줄로 나뉩니다. 줄에서 이기는 방법을 파는 사람이 생기는 건 그다음 순서입니다.

취소표 대행은 정확히 무엇을 파는 겁니까?

표를 파는 게 아니라 속도를 팝니다. 세이프타임즈 보도로 한 업체는 3초에서 1분 간격으로 조회를 반복해 코레일의 매크로 차단 기준을 피했습니다. 이용자에게 코레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 대신 접속하고, 예매에 성공하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코레일은 차단 기준을 고친 보완책을 10월에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추석 예매는 9월 11일에 끝났습니다.

경찰이 잡은 사례도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매크로로 KTX·SRT 표를 대신 예매해 준 14명을 9월 17일 검찰에 넘겼습니다. 2024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4,400차례 예매해 2,400만 원을 벌었습니다. 수수료는 한 장에 2,000원이었는데 추석과 설에는 3~5배로 올려 받았다고 합니다. 2,400만 원을 4,400으로 나누면 한 장에 5,454원입니다. 평소 수수료의 2.7배가 평균이라는 뜻이니, 이 업체의 매출도 명절에 몰렸다고 읽힙니다.

대행업자는 가격을 안다는 얘기입니다. 명절엔 값을 올립니다. 철도가 못 하는 일을 대행업자는 합니다. 그리고 그 차액은 철도가 아니라 대행업자가 가져갑니다.

취소표가 쏟아지는 구조도 한몫합니다. 올해 추석 안내 보도로 출발 2일 전까지 반환 수수료는 400원입니다. 1일 전은 5%, 당일은 10~20%입니다. 표를 여러 장 잡아 두고 이틀 전에 버리는 비용이 400원입니다. 표를 쥐고 있는 선택권에 값이 거의 안 붙어 있으니, 마지막 며칠에 취소표가 몰려 나오고, 그 물결은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 잡습니다.

단속을 세게 하면 암표가 줄어듭니까?

명절 열차 암표 수사 의뢰 건수와 과태료·부당이득 비교 차트
명절 암표 수사 의뢰 · 설 26건 · 추석 19건(판매 180만 매의 0.001%) · 과태료 상한 1,000만 원 · 검거된 매크로 대행 부당이득 2,400만 원

올해 설에 코레일이 수사를 의뢰한 암표는 26건이었습니다. 제보가 19건, 설부터 시작한 ‘미스터리 쇼퍼’ 단속이 7건입니다. 추석은 19건으로 제보 13건, 미스터리 쇼퍼 6건입니다. 추석 19건은 이번에 팔린 180만 매의 0.001%입니다. 10만 매에 1건꼴입니다.

이 숫자로 암표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단속 건수는 암표의 크기가 아니라 단속의 크기를 잽니다. 26건이 19건이 된 것도 암표가 줄어서인지, 덜 잡혀서인지 이 표로는 가를 수 없습니다. 잡힌 것만 셉니다.

처벌의 크기도 적어 두겠습니다. 철도사업법은 상습·영업으로 산 값보다 비싸게 팔거나 알선하면 과태료를 1,000만 원까지 물립니다. 아시아투데이 보도로 공연·스포츠 표를 매크로로 사서 되팔면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열차표는 과태료, 공연표는 형사처벌입니다. 법을 같은 무게로 맞추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저는 처벌 강화가 이 문제를 푼다는 쪽에 걸지 않습니다. 처벌을 올리는 건 보이는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 이겁니다. 정가와 사람들이 낼 용의가 있는 값 사이에 차이가 있는 한, 그 차이를 먹으려는 사람은 계속 나옵니다. 한 곳을 잡으면 다른 곳이 수수료를 올립니다. 경향신문이 확인한 세 업체 옆에는 작년 12월 보도 뒤 문을 닫은 업체가 하나 있었습니다. 닫힌 자리는 비지 않았습니다.

그럼 명절 기차표를 비싸게 받으라는 말입니까?

여기서 반대편 얘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명절 귀성은 사치가 아닙니다. 부모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값으로만 나누면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 먼저 밀립니다. 이 점은 그쪽이 맞습니다. 그래서 교통약자 사전예매처럼 먼저 자리를 떼어 주는 제도는 옳다고 봅니다. 올해도 교통약자 사전예매분은 결제 기한을 사흘 더 줬습니다.

다만 지금 방식이 공평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 명절 좌석은 돈이 아니라 속도와 시간으로 나뉩니다. 대기열에 오래 설 수 있는 사람, 새벽에 취소표를 볼 수 있는 사람, 수수료를 내고 기계를 빌리는 사람이 이깁니다. 스마트폰이 서툰 노인은 이 줄에서도 집니다. 정가를 묶는다고 가난한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지는 겁니다.

제가 바라는 방향은 셋입니다. 첫째, 가격이 아래로 움직이듯 위로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비혼잡 열차를 30~50% 깎아 파는 것처럼, 가장 붐비는 날 가장 붐비는 시간의 좌석엔 정해진 상한 안에서 값을 더 받는 겁니다. 둘째, 명절 반환 수수료를 날짜별로 더 촘촘하게 매기는 것입니다. 표를 쥐고 있는 선택권에 값이 붙으면 쓸 사람만 표를 잡습니다. 셋째, 그렇게 더 받은 돈은 암표상이 아니라 철도가 갖고, 교통약자 할인과 좌석 증편에 씁니다. 지금은 그 웃돈을 대행업자가 가져갑니다. 어차피 누군가 받는 돈이라면 받는 사람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셋 다 제 의견입니다. 정부가 추진한다는 계획이 아닙니다. 그리고 3년 운임 조건과 국토부 운임 상한이 있는 한, 첫째는 지금 제도 안에서 쉽지 않습니다. 운임을 묶은 사정은 이해합니다.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면서 경쟁으로 내려가야 할 값을 약속으로 대신 내린 것입니다.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약속이 들어오면, 그 약속은 붐비는 날에도 붐비지 않는 날에도 같은 값을 매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명절마다 암표 기사가 나오고, 명절마다 무관용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19건을 잡는 동안 180만 매가 팔렸습니다. 단속은 필요합니다. 남의 아이디로 기계를 돌려 줄을 새치기하는 건 가격 문제가 아니라 규칙 위반입니다. 그건 잡는 게 맞습니다.

그래도 암표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암표상이 먹을 차이를 없애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가가 할 일을 안 하면, 누군가 그 일을 대신 하고 돈을 받습니다. 올해는 그 누군가가 3초마다 조회 버튼을 누르는 기계였습니다.

가격 얘기를 하면 표를 못 구한 사람 앞에서 비싸게 받으라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글은 명절 연휴에 쓰면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도 표 얘기가 식기 전에 적어 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열차 취소표 구매 대행을 맡기면 불법인가요?

철도사업법은 상습·영업으로 승차권을 산 값보다 비싸게 팔거나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과태료를 1,000만 원까지 물립니다. 2026년 9월 송치된 매크로 대행 14명에게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맡긴 사람의 처벌 사례는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26년 추석 기차표는 얼마나 팔렸나요?

코레일 발표로 9월 3~11일 예매 기간에 공급 좌석 214만 석 중 180만 매가 팔려 예매율 84%였습니다. 작년 추석(SR 포함) 62.7%보다 21.3%p 높습니다. KTX는 92.7%, 일반열차는 58.6%였고 노선별로는 중부선 112.7%, 경전선 94.2%, 경부선 91.3% 순이었습니다.

명절 기차표를 취소하면 수수료가 얼마인가요?

2026년 추석 안내 보도 기준으로 출발 2일 전까지는 400원, 1일 전은 운임의 5%, 출발 당일 3시간 전까지 10%, 그 뒤 출발 전까지 20%입니다. 결제 기한 안에 결제하지 않은 표는 자동 취소돼 예약대기 신청자에게 먼저 배정됩니다. 정확한 기준은 코레일 안내를 확인하십시오.

출처: 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 결과(EBN 2026-09-11) · 서울경제(예매 대기 75만 명·잔여석 30~50% 할인) · 경향신문 2026-08-06·SBS 2026-09-01(KTX·SRT 통합 운임)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다음·ZDNet 2026-08-02) · 코레일 암표 수사 의뢰 19건(파이낸셜뉴스 2026-09-22·글로벌이코노믹 2026-09-23) · 설 26건(데일리한국·네이트 2026-03-04) · 경향신문 2026-09-24(취소표 대행 업체) · 세이프타임즈(매크로 차단 우회·10월 보완) · 경기남부경찰청 송치(세계일보 2026-09-17·문화일보 2026-09-19) · 아시아투데이 2026-09-22(공연·체육·철도 처벌 비교) · 추석 반환 수수료·예약대기(다음 2026-09-07) · 철도사업법 제10조의2(국가법령정보센터). 기준일 2026년 9월 24일.

세어본 조건
근거
코레일 추석 승차권 예매 결과(214만 석 중 180만 매·KTX 92.7%) · 암표 수사 의뢰 19건(설 26건) · KTX·SRT 통합 운임 10% 인하와 공정위 기업결합 3년 조건 · 경기남부경찰청 매크로 대행 14명 송치(4,400차례·2,400만 원) · 추석 반환 수수료
계산
호가 100,000 ÷ 53,500 = 1.87배 · 19건 ÷ 180만 매 = 0.001%(10만 매당 1.06건) · 2,400만 원 ÷ 4,400 = 5,454원(평소 수수료 2,000원의 2.7배) · 잔여석 할인가 = 서울~부산 54,400원 × (50~70%)
한계
단속 건수는 암표 규모가 아니라 단속 규모 · 대행 업체 매출·이용자 수 공개 자료 없음 · 중부선 112.7%는 구간 재판매 추정 · 반환 수수료는 보도 기준(코레일 안내로 확인 필요) · 제안 셋은 필자 의견
출처
EBN 2026-09-11 · 서울경제 · 경향신문 2026-08-06·09-24 · SBS 2026-09-01 · 다음·ZDNet 2026-08-02 · 파이낸셜뉴스 2026-09-22 · 글로벌이코노믹 2026-09-23 · 데일리한국 2026-03-04 · 세이프타임즈 · 세계일보 2026-09-17 · 문화일보 2026-09-19 · 아시아투데이 2026-09-22 · 다음 2026-09-07
강해준 필명

부산 출신. 부품사 재무팀 12년. 지금은 데이터 일과 이 블로그. 주 3회 10km를 달리고 55분 밑으로는 못 내려갑니다.

정정 이력 — 없음
이 글의 숫자, 영상으로
코코노미 최근 영상 · 매일 07시 브리핑
© 2026 세어봤습니다 · 데이터 — DART · KRX · 국토교통부 실거래 · 열린국회정보 · KOSIS · F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