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은 한 번 줄었던 병입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늘어난 이유를 물을 수 있습니다. 병이 강해졌는지, 우리가 손을 놓았는지 말입니다.
산림청은 6월 25일 2026년 방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피해고사목은 177만 그루로 1년 전보다 28만 그루 늘었고, 피해 지역은 166개 시·군·구입니다. 10월 5일 아침 뉴스에도 ‘177만 그루 전국 강타’라는 제목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저는 산림청 발표와 연도별 보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조문, 국회에 걸려 있는 개정안 다섯 건의 제안이유를 나란히 놓고 읽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얼마나 다시 늘었습니까?
방제연도로 센 피해고사목은 2014년 218만 그루가 정점이었습니다. 그 뒤 해마다 20~30%씩 줄어 2021년 31만 그루까지 내려왔습니다. 일곱 해 동안 86% 줄었습니다. 이 대목은 정부가 해낸 일입니다. 그렇게 적어 둡니다.
2022년 38만 그루로 22.6% 늘었고, 2023년 107만 그루로 한 해 만에 2.8배가 됐습니다. 2024년 90만 그루로 잠시 줄었다가 2025년 149만, 2026년 177만 그루입니다. 2021년 저점에서 다섯 해 만에 5.7배이고, 2014년 정점의 81%입니다. 산림청은 이것을 ‘3차 대발생’이라고 부릅니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확인된 뒤 2007년 무렵까지가 1차, 2014년 전후가 2차였습니다.
| 방제연도 | 피해고사목 | 전년 대비 |
|---|---|---|
| 2014 | 218만 | 정점 |
| 2019 | 49만 | |
| 2021 | 31만 | 저점 |
| 2022 | 38만 | +22.6% |
| 2023 | 107만 | 2.8배 |
| 2024 | 90만 | −16% |
| 2025 | 149만 | +66% |
| 2026 | 177만 | +28만 그루 |
숫자 하나를 맞춰 봤습니다. 2020~2024년 다섯 해를 더하면 41+31+38+107+90 = 307만 그루입니다. 2025년 4월 국회에 낸 개정안(의안 2209645)의 제안이유는 같은 기간을 ‘305만 7,344그루’로 적었습니다. 반올림한 연도 값으로 더한 것이라 1만여 그루 차이가 나지만, 연도별 숫자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왜 다시 퍼졌습니까?
산림청 설명은 둘입니다. 첫째는 기후입니다. 매개충인 하늘소가 더 일찍 날아오르고 더 오래 활동합니다. 둘째는 사람입니다. 이만희 의원이 2025년 2월 낸 개정안(의안 2208321)의 제안이유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2022년~2024년까지 소나무재선충병이 신규 발생한 14개 시·군 중 64.3%인 9개 지역이 감염목을 화목·용재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입니다.
새로 뚫린 곳 열 중 여섯이 벌레가 아니라 트럭으로 번졌다는 말입니다. 기후는 정부가 바꿀 수 없지만, 트럭은 바꿀 수 있습니다.

방제는 누가 합니까, 그리고 얼마나 해냈습니까?
법은 둘 다에게 맡겼습니다. 방제특별법 제4조는 ‘산림청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재선충병을 예방하고 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방제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한다고 적습니다. 국유림은 산림청이, 그 밖의 산은 대개 시·군이 맡습니다.
결과는 같은 병, 같은 해인데 다릅니다.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방제 기간 안에 피해고사목을 제거한 비율이 산림청 99.9%, 지자체 평균 61.9%입니다. 전체로는 177만 그루 중 111만 그루를 베어 냈고(감염우려목까지 합치면 309만 그루), 계산하면 62.7%, 발표로는 63%입니다. 남은 나무가 66만 그루입니다.

청정지역으로 바꾸겠다던 41개 시·군·구 가운데 18곳이 목표에 못 미쳤습니다. 경기 화성은 16.7%, 충남 공주는 45.4%였습니다.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지자체의 재선충병 담당 인력은 평균 0.87명입니다. 한 사람이 안 됩니다.
저는 이 숫자를 ‘지자체가 게으르다’로 읽지 않습니다. 시·군 입장에서 보면 계산이 다릅니다. 우리 군이 1억 원을 들여 고사목을 다 베어도, 옆 군이 안 베면 하늘소는 경계를 넘어옵니다. 반대로 우리가 덜 베어도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은 옆 군이 치릅니다. 자기 돈으로 남의 산을 지키는 일에는 누구도 열심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 시장이 못 푸는 병입니까?
저는 웬만한 일은 시장이 더 잘 푼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재선충병은 아닙니다. 내 산의 감염목은 내 재산이지만, 그 나무가 퍼뜨리는 병은 이웃 산의 비용입니다. 경제학 교과서가 ‘외부효과’라고 부르는 것, 가격에 안 잡히는 비용입니다. 이런 곳에서 규제는 시장의 적이 아니라 시장의 조건입니다. 이 점은 규제를 강조해 온 쪽이 맞습니다.
문제는 규제의 가격입니다. 지금 감염목을 팔거나 땔감으로 쓰다 걸리면 500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제17조 제2항 제3호). 벌목 현장에서 나온 소나무를 공짜 땔감으로 가져가는 사람에게, 걸릴 확률과 벌금을 곱한 값은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내지 않은 비용은 새로 뚫린 시·군의 방제비로 돌아옵니다. 공짜 땔감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낼 뿐입니다.

국회에 걸린 개정안 다섯 건은 무엇을 바꿉니까?
22대 국회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개정안이 다섯 건 있습니다. 10월 5일 열린국회정보 기준으로 다섯 건 모두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시행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 의안 | 대표발의 | 바꾸려는 것 |
|---|---|---|
| 2207625 | 이양수 · 2025-01-17 | 방제명령 대상에 산림관리자·사업 종사자 추가 |
| 2208321 | 이만희 · 2025-02-21 | 감염목 판매·이용 벌금 500만 원 → 1년 이하 징역·1천만 원 이하 벌금 |
| 2209645 | 박상웅 · 2025-04-08 | 국가·지자체에 방제 예산 확보 의무 |
| 2214759 | 조경태 · 2025-12-02 | 국가가 지자체 방제비를 피해 정도·재정자립도에 따라 차등 보조 |
| 2218023 | 임미애 · 2026-04-01 | 나무병원도 방제사업 수행·설계·감리에 참여 |
다섯 건 중 두 건이 돈 이야기입니다. 박상웅 의원 안의 제안이유는 ‘5년간 3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어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문장의 앞부분이 305만 그루입니다. 나누면 피해목 한 그루에 적어도 10만 원 가까이 썼다는 계산이 됩니다. 돈을 더 쓰자는 근거로 ‘돈을 썼는데 막지 못했다’를 드는 것은, 저에게는 조금 이상하게 읽힙니다.
국가가 지자체 몫을 보조하자는 조경태 의원 안도 방향은 이해합니다. 병이 시·군 경계를 안 지키니 비용도 넓게 나누자는 것입니다. 다만 보조 기준이 ‘피해 정도’면, 방제를 덜 해 피해가 커진 곳이 더 받게 됩니다. 저라면 기준에 방제율을 넣겠습니다. 잘 막은 곳이 손해 보지 않게 말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보는 건 이만희 의원 안입니다. 새로 뚫린 곳의 64.3%가 사람이 옮긴 나무였다는 진단과 처방이 같은 문서 안에 있는 유일한 안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2월 21일 발의돼 같은 해 4월 23일 상임위에 상정됐고, 발의 뒤 1년 7개월째 그대로입니다. 발의 당시 마지막 집계는 90만 그루였고, 지금은 177만 그루입니다.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산림청은 9월 1일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가재선충병방제단을 출범시켰고, 10월 2일 상황관리 2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내년 예산안에는 국가방제벨트 시범사업 150억 원과 AI·드론 예찰 107억 원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다만 이 257억 원은 새 사업 두 개의 금액이고, 재선충병 방제 예산 전체가 얼마인지는 발표 자료에 나오지 않습니다.
돌아볼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2023년 피해가 2.8배로 뛴 바로 다음 해, 재선충병 방제 예산은 약 933억 원에서 804억 원으로 13.8% 줄었습니다(SBS 2024년 9월 보도). 항공방제비가 전액 깎였고, 2023년에 베지 못한 약 28만 그루가 다음 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습니다. 정부도 시장도 실패합니다. 정부는 대개 더 늦게 그것을 인정합니다. 이번엔 3년이 걸렸습니다.

이 글의 한계는 무엇입니까?
첫째, 연도별 피해고사목은 산림청 발표와 그것을 받은 보도에서 모았습니다. 집계 기준일이 해마다 4월 말과 5월 말로 조금씩 다르고, 2020년 값(41만 그루)은 보도 한 곳의 수치입니다. 둘째, 방제율 99.9%와 61.9%는 맡은 산의 크기와 피해 밀도가 달라 그대로 실력 차이로 읽으면 안 됩니다. 국유림은 관리 단위가 크고 한곳에 모여 있습니다. 셋째, 방제 예산은 출처마다 정의가 달라(국비만, 국비·지방비 합계, 집행액) 해마다 이어지는 표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넷째, 64.3%는 개정안 제안이유가 인용한 산림청 파악이고, 원자료는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부산 수영구입니다. 금정산에서 이 병이 처음 확인됐을 때 저는 다섯 살이었습니다. 그 뒤 38년 동안 이 병은 두 번 줄었고 세 번 늘었습니다. 줄었을 때마다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비용은 하늘소가 아니라 사람이 정합니다. 남겨 둔 66만 그루와 트럭에 실린 땔감이 내년 숫자를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예산을 얼마 더 쓰느냐보다, 베지 못한 나무와 옮긴 나무를 누가 책임지느냐를 먼저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소나무재선충병 원인은 무엇입니까?
몸길이 1mm 안팎의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 같은 매개충을 타고 옮겨 가 소나무의 물길을 막습니다. 치료 약제가 없어 감염되면 말라 죽습니다. 사람이 감염목을 옮기는 것도 큰 경로입니다.
재선충병 감염목을 땔감으로 쓰면 처벌받습니까?
네. 방제특별법 제10조 제3항은 감염목 판매·이용을 금지하고, 제17조 제2항은 500만 원 이하 벌금을 정합니다. 반출금지구역에서 소나무류를 옮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벌칙을 올리는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기간은 언제입니까?
산림청 통계는 5~6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를 한 해로 셉니다. 2026년 발표(177만 그루)는 2025년 6월 1일~2026년 5월 31일 기준입니다. 매개충이 날아오르기 전 겨울과 봄에 고사목을 베어 처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