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의 결론은 짧았습니다. 원고 승소. 서울고등법원 행정8-2부가 10월 2일 가수 유승준 씨가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상대로 낸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유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세 번째 소송, 두 번째 승소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나온 법원 판단을 처음부터 세어 보니 10번이었고, 그중 7번이 유씨 쪽이었습니다.
먼저 답을 적습니다. 그래도 유씨는 아직 한국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2심 판결이라 정부가 상고할 수 있고, 대법원에서 확정돼도 총영사관이 비자를 다시 심사해야 합니다. 앞의 두 번이 그랬듯이요. 2002년 2월 입국이 막힌 뒤 오늘까지 24년 8개월입니다. 법이 그에게 정해 둔 기한은 12년 10개월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병역 이야기가 아니라 법치 이야기로 읽습니다.

유승준 비자 소송, 10월 2일 판결은 무엇을 정했습니까?
정한 것은 하나입니다. LA 총영사관이 2024년 6월 유씨의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이 위법하니 취소한다는 것입니다. 1심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8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비자를 거부해 얻는 공익보다 유씨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서 비례의 원칙을 어겼고, 재량권을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2심은 그 결론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한 문장을 덧붙였습니다. 이 결론이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도 이 문장에서 시작하겠습니다. 이 글은 유씨를 변호하는 글이 아닙니다. 2002년 그해 저는 대학 신입생이었고, 몇 년 뒤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공익근무 소집 통지를 받고 해외 공연을 나가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에게 저는 호감이 없습니다. 다만 호감과 법은 다른 장부에 적습니다.
유승준 비자 소송은 몇 번 이겼습니까?
세 번 소송을 냈고 법원 판단은 10번 나왔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소송 | 법원 | 시점 | 판단 |
|---|---|---|---|
| 1차 | 1심 서울행정법원 | 2016년 | 정부 쪽 |
| 1차 | 2심 서울고법 | 2017년 2월 | 정부 쪽 |
| 1차 | 대법원 파기환송 | 2019년 7월 | 유씨 쪽 |
| 1차 | 환송심 서울고법 | 2019년 11월 | 유씨 쪽 |
| 1차 | 재상고 심리불속행 기각 | 2020년 3월 | 유씨 쪽 |
| 2차 | 1심 서울행정법원 | 2022년 | 정부 쪽 |
| 2차 | 2심 서울고법 | 2023년 7월 | 유씨 쪽 |
| 2차 | 대법원 상고 기각 | 2023년 11월 | 유씨 쪽 |
| 3차 | 1심 서울행정법원 | 2025년 8월 | 유씨 쪽 |
| 3차 | 2심 서울고법 | 2026년 10월 2일 | 유씨 쪽 |
10번 중 7번입니다. 순서가 더 말해 줍니다. 처음 두 번은 정부가 이겼습니다. 2019년 7월 대법원이 판단을 뒤집은 뒤로 정부가 이긴 건 2022년 2차 소송 1심 한 번뿐입니다. 대법원은 두 번 유씨 쪽 결론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비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에서 이겼는데 왜 또 거부됐습니까?
이 대목이 이 사건의 본체입니다. 비자 거부를 취소하는 판결은 ‘비자를 내줘라’가 아니라 ‘그 거부는 잘못됐으니 다시 판단하라’입니다. 그래서 총영사관은 판결이 확정될 때마다 다시 판단했고, 매번 다시 거부했습니다.
1차 소송에서 대법원이 문제 삼은 건 총영사관이 2002년 법무부 입국금지 결정만 보고 재량을 아예 쓰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자 총영사관은 2020년 ‘병역 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다시 거부했습니다. 2차 소송 2심은 2023년 7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잃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체류자격을 주면 안 되지만, 38세가 넘었다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는 한 줘야 한다.」 대법원이 그해 11월 이를 확정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6월, 총영사관은 세 번째로 거부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근거는 다시 2002년 법무부 결정과 국익·공공복리였습니다. 재판에서 영사관 측은 유씨를 ‘병역 기피의 아이콘 같은 존재’라고 불렀고, 법무부는 ‘여전히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입국금지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제 눈에는 두 번 진 이유를 문장만 바꿔 세 번째로 낸 것으로 보입니다.

법은 병역 기피자를 언제까지 막도록 정했습니까?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을 그대로 옮깁니다. 「법무부장관은 외국국적동포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아니한다.」 제1호는 현역·보충역 복무를 마치거나 병역면제 처분을 받는 등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을 이탈하거나 상실한 남성입니다. 제2호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도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는 자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 41세는 2017년 개정으로 생긴 것이고, 2018년 5월 1일 이후 국적을 잃은 사람부터 적용됩니다. 그 전에 국적을 잃은 유씨에게는 옛 기준 38세가 적용됩니다. 1976년 12월생이니 2014년 12월입니다.
| 기준 | 입국 제한부터 센 기간 |
|---|---|
| 옛 법 38세(유씨에게 적용) | 12년 10개월(2014년 12월) |
| 현행 41세였다면 | 14년 11개월(2017년 1월) |
| 실제, 2026년 10월 3일까지 | 24년 8개월, 진행 중 |
실제로 막혀 있는 기간은 법이 그에게 정한 기한의 1.92배입니다. 공정하게 적어야 할 것도 있습니다. 나이가 지나도 법은 ‘줄 수 있다’고 했지 ‘줘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재량은 정부에 있습니다. 그리고 F-4는 관광 비자가 아닙니다. 국내에서 오래 머물며 일할 수 있는 자격이라, 영사관 측이 ‘자국민과 거의 같은 권리’라고 한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는 정부 쪽 주장이 맞습니다. 다만 그 재량이 비례의 원칙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고, 그 판단이 세 번째로 나왔습니다.

유씨만 이렇게 막힌 겁니까?
유씨와 같은 길로 병역을 벗어난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2015년 국정감사 때 병무청이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2011년 3,470명, 2012년 2,842명, 2013년 3,075명, 2014년 4,386명입니다. 4년에 1만 3,773명입니다. 2015년은 7월까지만 2,374명이었습니다. 연도별 수치가 공개 보도로 확인되는 건 여기까지라 그 뒤는 적지 않겠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18세 전에 외국 국적을 고른 복수국적자라 성인이 돼 시민권을 딴 유씨와 사정이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법이 이들에게 붙인 제한은 같은 조항, 같은 나이 기준입니다. 3차 소송 1심 재판부가 유씨만 기한 없이 막히는 건 평등 원칙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법 밖의 기준을 적용하면, 그건 법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분위기입니다.
국회는 이 조항을 바꾸려 했습니까?
국민 정서가 정말 ‘병역 기피자는 평생 못 들어온다’라면 길은 있습니다. 국회가 법을 바꾸면 됩니다. 저는 22대 국회에 발의된 재외동포법(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 6건의 제안 이유를 열어 봤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정보 보호 2건, 동포체류지원센터 2건, 국적별 차별 금지 1건, 무국적 동포 1건이었습니다. 병역 기피자 조항을 손댄 안은 없었습니다. 6건 모두 소관위에 계류 중이고,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발의 단계입니다(10월 3일 기준).
법을 바꾸는 데는 표결과 책임이 따릅니다. 행정 재량으로 막는 데는 아무것도 따르지 않습니다. 소송에서 지면 비용은 국가가 내고, 국가는 납세자입니다. 정부가 세 번 지는 동안 그 비용을 누가 냈는지는 판결문에 적히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쪽에 적힙니다. 그리고 하나를 덧붙입니다. 법을 지금 바꿔도 이미 국적을 잃은 사람에게 거슬러 올라가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2017년 개정 때도 그래서 부칙으로 적용 시점을 2018년 5월 이후로 정했습니다.
유승준 입국은 그럼 언제 됩니까?
순서는 이렇습니다. 정부가 판결문을 받은 뒤 상고하면 대법원으로 갑니다. 상고하지 않거나 대법원이 기각하면 판결이 확정되고, 총영사관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비자 신청을 다시 처리해야 합니다. 행정소송법 제30조는 처분을 취소한 확정판결이 행정청을 기속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앞의 두 번처럼 다른 이유를 찾아 다시 거부하는 길이 완전히 막힌 건 아닙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유씨는 3차 소송에서 간접강제, 그러니까 판결을 따르지 않으면 날짜만큼 돈을 물게 해 달라고도 청구했습니다. 1심은 이를 각하했습니다. 총영사관이 판결을 따르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법원은 정부가 이번엔 따를 거라고 믿어 준 셈입니다. 그 믿음이 맞는지는 다음 처분이 말해 줄 겁니다. 2002년 법무부 입국금지 결정 자체를 없애 달라는 청구도 함께 냈지만, 법원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병역은 의무입니다. 저는 그 의무를 피한 사람을 감싸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수가 지키자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규칙입니다. 규칙은 국회가 법으로 정했고, 법원이 세 번 읽어 줬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같은 이유로 세 번 거부하고 세 번 지는 정부는 규칙을 지키는 정부가 아닙니다. 지는 줄 알면서 버티는 정부입니다. 정부가 틀렸을 때 그걸 인정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이 사건은 24년 8개월이라는 숫자로 보여 줍니다.
유씨를 계속 막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법을 바꾸는 겁니다. 표결 기록이 남고, 앞으로 국적을 버릴 사람 모두에게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그게 싫다면 법원이 읽은 대로 따르면 됩니다. 국민 정서는 존중할 대상이지 법조문이 아닙니다. 법조문이 아닌 것으로 한 사람을 막을 수 있으면, 다음엔 다른 누구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판결 10번 중 7번, 법이 정한 기한의 1.92배. 저는 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법대로 대우받는지는 셉니다. 법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적용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서요. 이렇게 쓰면 양쪽에서 한 소리씩 듣는다는 것도 압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승준은 이제 한국에 입국할 수 있습니까?
아직 아닙니다. 10월 2일 판결은 2심이라 정부가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고, 10월 3일 기준 상고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LA 총영사관이 비자 신청을 다시 심사해 발급해야 입국 길이 열립니다.
유승준 비자 소송은 몇 번 이겼습니까?
세 번의 소송에서 법원 판단이 10번 나왔고 그중 7번이 유씨 쪽이었습니다. 1차는 1·2심 패소 뒤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이겼고, 2차는 1심 패소 뒤 2심·대법원에서, 3차는 2025년 8월 1심과 2026년 10월 2일 2심에서 이겼습니다.
병역 기피로 국적을 버린 사람은 원래 재외동포 비자를 못 받습니까?
재외동포법 제5조 제2항은 병역을 마치지 않고 국적을 이탈·상실한 남성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게 하되,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부터는 줄 수 있게 했습니다. 2018년 5월 전 상실자는 옛 기준인 38세가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