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27조 1항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수용자 외의 사람이 수용자에게 금품을 건네줄 것을 신청하는 때에는 소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면 허가하여야 한다.’ 각 호는 둘입니다. 교화를 해칠 우려, 시설의 안전을 해칠 우려. 금액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조문이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숫자 하나로 돌아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5년 7월 10일 재구속 뒤 2026년 9월 9일까지 약 19억 5,000만 원의 영치금을 받았습니다. 김건희 씨는 2025년 8월 12일 구속 뒤 약 2억 4,000만 원입니다. 둘을 합치면 21억 9,000만 원, 올해 대통령 연봉(2억 7,000여만 원)의 8.1배입니다.
사람들은 ‘영치금 한도가 400만 원이라던데 어떻게 21억이 들어가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법 조문과 지침, 그리고 세법을 차례로 읽어봤습니다. 답은 단순했습니다. 400만 원은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아니라 구치소 금고에 둘 수 있는 한도였습니다.

윤석열 영치금 21억, 하루에 얼마씩 들어왔습니까?
날수로 나눠봤습니다. 2025년 7월 10일부터 2026년 9월 9일까지 양끝을 넣어 427일입니다. 19억 5,000만 원을 427로 나누면 하루 평균 457만 원입니다. 보관 한도 400만 원보다 많은 돈이 하루 평균으로 들어왔습니다.
기간을 나누면 흐름이 보입니다. 2025년 11월 국정감사 때 공개된 자료로는 재구속 뒤 109일(7월 10일~10월 26일) 동안 6억 5,725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하루 603만 원입니다. 그 뒤 318일 동안은 나머지 12억 9,275만 원, 하루 407만 원입니다. 속도는 3분의 2로 줄었지만 여전히 400만 원을 넘습니다. 김건희 씨는 394일에 2억 4,000만 원, 하루 61만 원입니다.

첫 109일의 입금 횟수는 1만 2,794번이었습니다. 하루 117번꼴입니다. 한 번에 평균 5만 1,372원입니다. 큰돈 몇 건이 아니라 작은 돈이 아주 많이 들어온 구조입니다. 같은 기간 서울구치소 영치금 2위는 1,660만 원이었다고 보도됐습니다. 1위와 2위 사이가 약 40배입니다.
영치금 한도 400만 원은 무엇을 막습니까?
법률에는 영치금 액수에 관한 조항이 없습니다. 400만 원은 법무부 예규인 ‘보관금품 관리지침’에 있습니다. 보도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보관금은 액수와 상관없이 접수할 수 있습니다. 교정시설은 한 사람당 400만 원까지 보관하고, 넘는 돈은 수용자 개인 명의 통장으로 보냅니다. 구치소 안에서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은 2만 원입니다.
그러니 400만 원은 문을 닫는 숫자가 아닙니다. 금고가 차면 옆방 통장으로 옮기는 숫자입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도 국정감사에서 ‘한도가 찼을 경우 송금받는 일을 해 왔는데 액수 기준이라든지 횟수라든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 항목 | 근거 | 내용 |
|---|---|---|
| 금품 전달 | 형집행법 27조 1항 | 교화·안전 우려가 없으면 ‘허가하여야 한다’ · 금액 없음 |
| 보관 한도 | 보관금품 관리지침(예규) | 시설 보관 400만 원 · 초과분은 개인 명의 통장 |
| 안에서 쓰는 돈 | 같은 지침(보도) | 하루 2만 원 |
| 받는 총액 | 없음 | 상한 없음 |
돈은 머물지도 않았습니다. 첫 109일 동안 출금은 180번, 6억 5,166만 원이었습니다. 들어온 돈의 99.1%가 나갔고, 한 번에 평균 362만 원입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공개 자료에 없어서 저는 쓰지 않겠습니다. 이성윤 의원은 이 출금을 처리하는 데 교도관이 ‘개인 비서처럼’ 쓰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목은 그쪽 말이 맞다고 봅니다. 180번의 출금 처리는 교도관의 근무 시간이고, 그 시간은 세금으로 삽니다. 보이지 않는 비용입니다.

19억 5천만 원은 다른 한도와 비교하면 얼마입니까?
안에서 쓰는 돈부터 보겠습니다. 427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만 원을 썼다면 854만 원입니다. 들어온 돈은 그 228배입니다. 영치금은 원래 수용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라고 받는 돈인데, 받은 돈과 쓸 수 있는 돈의 차이가 이만큼 벌어지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정치자금법을 옆에 펴봤습니다. 정치자금법 12조 1항 4호는 국회의원 후원회가 1년에 모을 수 있는 돈을 1억 5,000만 원으로 묶습니다. 11조는 한 사람이 국회의원 후원회 하나에 낼 수 있는 돈을 연 500만 원으로 묶고, 후원금은 기록이 남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427일 동안 받은 영치금은 국회의원 후원회 1년 모금 한도의 13배입니다. 지지자가 정치인에게 돈을 보내는 일인데, 한쪽 통로에는 한도와 기록이 있고 다른 쪽 통로에는 없습니다.

영치금에도 증여세를 물릴 수 있습니까?
국세청은 국정감사장에서 ‘영치금도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지만,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비과세 금품에 해당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판단할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원칙은 맞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조의2는 받은 사람에게 증여세 납부 의무를 지웁니다. 46조 5호가 비과세로 빼주는 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같은 것입니다.
문제는 계산 단위입니다. 증여세는 보낸 사람별로 계산합니다. 친족이 아닌 사람에게 받은 돈은 공제가 없지만, 55조 2항이 ‘과세표준이 50만 원 미만이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47조 2항은 같은 사람에게 10년 안에 받은 돈이 1,000만 원 이상일 때만 합칩니다.
두 경우로 계산해 봤습니다. 19억 5,000만 원을 한 사람이 보냈다면 과세표준 19억 5,000만 원에 26조 세율을 적용해 증여세 산출세액은 2억 4,000만 원 더하기 10억 원 초과분 9억 5,000만 원의 40%, 6억 2,000만 원입니다. 반대로 평균 5만 1,372원짜리 입금이 보낸 사람마다 50만 원을 넘지 않는다면 0원입니다. 실제는 그 사이 어딘가인데, 평균이 5만 원대라면 0원 쪽에 훨씬 가깝다고 저는 읽습니다. 입금자별 금액은 공개되지 않아 이 이상은 셀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이성윤 의원은 국세청이 ‘통보를 안 해줘서’ 과세를 못 했다고 전했습니다. 교정시설이 국세청에 영치금 입금 내역을 알려야 할 의무가 법에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세금을 걷으려면 먼저 누가 얼마를 보냈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 정보가 세무서까지 가는 길이 없습니다.
영치금 제한 법안은 통과됐습니까?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10월 9일 의안 기록을 보면 영치금을 직접 다루는 형집행법 개정안 두 건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2025년 12월 12일 박상혁 의원안(의안 2215224)은 시설 보관 400만 원을 법률로 올리고 개인 명의 통장에도 1,000만 원 상한을 둬 합계 1,400만 원으로 묶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받은 돈은 그 상한의 139배입니다. 2025년 10월 30일 박균택 의원안(2213824)은 ‘헌정질서 파괴범죄로 인한 수용자’의 보관금을 일정 액수로 제한하고 초과분을 불허할 근거를 두는 안입니다.
저는 두 안이 같은 문제를 다르게 푼다고 봅니다. 박상혁 안은 금액을 기준으로 모든 수용자에게 같은 선을 긋습니다. 박균택 안은 죄명을 기준으로 특정 수용자에게만 선을 긋습니다. 법은 사람이 아니라 규칙을 겨냥해야 오래 갑니다. 오늘 이 선이 겨냥하는 사람이 내일은 반대편 사람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앞의 방식이 낫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저는 돈을 보내는 사람의 자유를 막자는 쪽이 아닙니다. 누구를 지지하든 자기 돈을 어디에 쓰느냐는 그 사람의 선택입니다.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이 지지자의 지갑을 법으로 닫자고 말하는 건 어색합니다.
다만 같은 일에는 같은 규칙이 붙어야 합니다. 지지자가 정치인에게 돈을 보내는 일에 정치자금법은 한도와 기록을 붙였습니다. 영치금이라는 통로가 같은 일을 하면서 한도도, 기록 공개도, 과세 통보도 없다면 그건 시장이 아니라 규칙의 구멍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세무서에 가지 않은 정보와 교도관이 처리한 180번의 출금은 누군가의 비용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이 구멍은 윤 전 대통령 한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다음에 구속되는 인기 있는 정치인이 누구든 같은 구멍을 씁니다. 그래서 고칠 거라면 사람 이름이 아니라 금액과 기록으로 고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 재무팀에는 ‘들어온 돈은 들어온 날 장부에 적는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장부에 적히지 않은 돈은 세금도, 한도도, 질문도 피해 갑니다. 하루 117번 들어온 5만 원짜리 입금이 그렇습니다.
영치금 한도 400만 원은 금고의 크기였지 통로의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조문을 세 번 읽고서야 알았는데, 법을 읽는 데도 제 속도는 하루 2만 원어치쯤인 모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영치금 한도는 얼마입니까?
법률에는 한도가 없습니다. 법무부 예규인 보관금품 관리지침이 교정시설에 보관하는 돈을 400만 원까지로 정하고, 넘는 돈은 수용자 개인 명의 계좌로 옮깁니다. 받는 금액 자체에는 상한이 없습니다. 구치소 안에서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은 2만 원입니다(보도 기준).
영치금에도 증여세가 붙습니까?
국세청은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증여세는 보낸 사람별로 계산하고, 과세표준이 50만 원 미만이면 부과하지 않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55조 2항). 소액이 여러 사람에게서 들어오면 실제 세금은 0에 가까워집니다.
영치금을 제한하는 법안은 통과됐습니까?
2026년 10월 9일 기준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보관 상한 1,400만 원을 두는 박상혁 의원안(의안 2215224)과 헌정질서 파괴범죄 수용자의 보관금을 제한하는 박균택 의원안(2213824)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