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지키라는 말은 맞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엑스에 “농지 전수조사는 꼭 필요하다”며 “저항과 반발 때문에 모든 정부가 회피했지만 저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썼습니다. 방치하거나 불법으로 빌려준 농지는 강제 매각하라는 것이 “국민과 국회가 정해준 법”이라고도 했습니다. 틀린 문장은 없습니다. 그 법은 실제로 국회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법으로 조사해 보니 농지 넷 중 하나가 위반 의심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한 규정이 현장의 4분의 1을 위반자로 만들면 사람보다 규정을 먼저 의심합니다. 그리고 그 규정에 손을 든 사람들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봅니다. 이 글은 그 둘을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대통령은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전수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정부는 4월 1일 이를 공식화했고, 국회는 5월 7일 농지법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정책브리핑에 실린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자체가 재량으로 내리던 농지 처분명령을 의무로 바꿨습니다. 처분명령을 받고 6개월 안에 따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매깁니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본인이 대표인 법인에 넘겨 피하는 길도 막았습니다. 조사원이 토지에 들어갈 근거와 불법 임대차 신고포상금도 생겼습니다. 문화일보는 이행강제금이 감정평가액과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로 매년 부과되고, 개정법이 8월 말 시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조사는 5월 18일에 시작했습니다. 7월 29일까지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013만 필지, 132만㏊를 봤고 284만 필지가 위반 의심으로 분류됐습니다. 그 뒤로 반발이 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9월 17일 조사 중단을 요구했고, 대통령은 18일 보완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21일 당정은 상속·고령 휴경·관행적 임대를 정상화하는 특별조치법을 연내에, 농지법 개정을 내년에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별조치법은 아직 발의 전 단계이고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3일, 대통령이 다시 “회피하지 않겠다”고 썼습니다.
5월에 이 법에 누가 손을 들었습니까?
열린국회정보의 의원별 표결을 정당별로 셌습니다. 5월 7일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의안번호 2218842입니다.
| 정당 | 찬성 | 반대 | 기권 | 불참 |
|---|---|---|---|---|
| 더불어민주당 | 109 | 0 | 0 | 43 |
| 국민의힘 | 37 | 1 | 2 | 65 |
| 조국혁신당 | 10 | 0 | 0 | 2 |
| 무소속 | 3 | 0 | 0 | 4 |
| 진보당 | 3 | 0 | 0 | 1 |
| 개혁신당 | 1 | 0 | 0 | 2 |
|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 0 | 0 | 0 | 2 |
공식 결과는 재적 286명, 재석 166명에 찬성 163, 반대 1, 기권 2입니다. 명단을 합치면 285명이라 재적과 1명이 다르지만 찬성·반대·기권 숫자는 정확히 맞습니다. 반대는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한 명이었고, 기권 두 표도 국민의힘 조지연·정성국 의원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대가 0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칸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불참입니다. 재적 286명 중 119명, 41.6%가 표결에 없었습니다. 국민의힘은 105명 중 65명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불참은 찬성도 반대도 아니지만, 법은 남은 사람의 표로 통과됩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 가장 크게 말하는 사람들의 칸입니다.
| 의원 | 직책 | 5/7 표결 | 9월에 한 말 |
|---|---|---|---|
| 장동혁 | 국민의힘 대표 | 찬성 | 9/17 “즉각 중단해야” · “농민들께 사과부터” |
| 박성훈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찬성 | 9/21 “땜질 처방” |
| 정점식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불참 | 9/17 “농지 대란” · “탁상 행정” |
| 박수민 | 국민의힘 | 반대 | 5/7 본회의에서 유일한 반대표 |
넉 달 사이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장동혁 대표는 9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령 농가와 임차 농민의 현실적 어려움, 농지 거래 실종과 가격 폭락 등 여러 현장의 문제점이 있다”며 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농민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1일 당정 대책을 두고 “농촌을 발칵 뒤집어 놓더니” “땜질 처방”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5월 7일에 이 법에 찬성했습니다.
고령 농가와 임차농의 사정은 5월에도 있었습니다. 처분명령을 의무로 바꾸면 빌려준 땅과 놀리는 땅에 명령이 나간다는 것도 법 문구에 적혀 있었습니다. 넉 달 사이 달라진 것은 법이 아니라 조사 결과와 농촌의 반응입니다. 저는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기록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반응을 보고 입장을 바꾸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5월에 우리가 잘못 찬성했다”가 먼저 나와야 합니다.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는 쪽이 자기 표결에 대해서는 말이 없습니다.
박수민 의원의 반대 이유는 제가 확인한 기록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유를 짐작해 쓰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163 대 1에서 1이었다는 사실은 적어 둡니다. 지금 와서 보면 그 한 표가 이 법에 대한 가장 일관된 기록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같은 날 말 중에 제가 동의하는 문장도 있습니다. “소유 가치에서 이용 가치로 바꿔야 한다”는 말입니다. 누가 땅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땅이 어떻게 쓰이느냐를 보자는 뜻이라면 저도 그쪽입니다. 그런데 5월에 찬성한 법은 정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소유 요건을 더 세게 묻고, 어기면 팔게 하는 법이었습니다.
조사 결과는 무엇을 말합니까?
정부 발표는 위반 의심 284만 필지, 27.0%입니다. 발표된 두 숫자로 직접 나누면 284만 ÷ 1,013만 = 28.0%가 나옵니다. 1%포인트 차이는 분모가 조금 다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느 쪽이든 넷 중 하나 남짓입니다.
유형이 더 중요합니다.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소유 제한 위반 1.4% 순입니다. 넷을 더하면 43.1%로 27.0%보다 큽니다. 한 필지가 여러 유형에 겹친다는 뜻이고, 나눠 보면 위반 의심 필지 하나에 평균 1.6개 유형이 걸려 있습니다.

투기라고 부를 만한 것, 농지를 사서 다른 용도로 바꾸는 불법 전용은 9.0%입니다. 소유 자격 자체를 어긴 것은 1.4%입니다. 가장 큰 칸은 땅을 빌려준 것입니다. 데일리안은 농지의 47%가 임대차로 경작된다고 전했습니다. 절반 가까운 농지가 빌린 사람 손에서 농사가 지어지는데, 법은 그 대부분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이 숫자에서 투기꾼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빌려준 땅이 위법이 됩니까?
헌법 제121조 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적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땅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같은 조 2항은 농업생산성과 합리적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때 임대차와 위탁경영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합니다. 원칙은 금지, 예외는 법률이 정하는 만큼입니다. 농지법이 그 예외를 좁게 정해 왔고, 현실은 그 좁은 문 밖에서 굴러 왔습니다.
가격은 정보라고 저는 믿습니다. 임대를 금지하면 임대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약서가 사라집니다. 땅을 빌린 사람은 계약서 없이 짓고, 빌려준 사람은 신고하지 못합니다. 그 상태가 30년 쌓인 것이 21.1%입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30년 묵은 우리 농지법이 현실과 다르게 운영됐다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스스로 법과 현실의 괴리를 인정한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비용도 있습니다. 데일리안은 조사 후속 조치를 앞두고 일부 지주가 임대차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고, 실제로 농사를 짓던 임차농이 생계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습니다. 처분명령을 피하려는 지주에게 가장 싼 선택은 빌려준 땅을 거둬들이는 것입니다. 투기를 잡으려던 법의 청구서가 땅이 없는 농민에게 먼저 갔습니다. 문화일보는 1~7월 전국 농지 평균 실거래가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사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시장에서 팔라고 명령하고, 못 팔면 해마다 25%를 물리는 구조입니다. 그 돈은 대개 팔 곳을 못 찾은 고령 소유자가 냅니다.
그럼 대통령 말은 틀렸습니까?
원칙은 맞습니다. 농사짓겠다고 신고하고 사서 땅값만 기다리는 것은 법을 속인 것입니다. 2021년 LH 직원들의 신도시 농지 투기가 드러난 뒤 처음 하는 전수조사라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법을 지킨 사람이 손해 보는 구조를 고치겠다는 문제의식은 이 점에서 그쪽이 맞다고 봅니다.
어긋나는 곳은 다른 데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가 정해준 법”이라고 하면서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주에 정부와 여당은 그 법의 처분을 미뤄 주는 특별조치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5월에 의무로 만든 것을 넉 달 뒤 특별법으로 유예하는 것입니다. 법을 지키라고 하면서 법을 비켜 가는 법을 따로 만드는 셈입니다. 민주당은 5월에 109명이 찬성했고 반대가 없었습니다. 그 법이 현실과 30년 어긋나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면 표결 전에 조사를 먼저 했어야 합니다.
22대 국회에 발의된 농지법 개정안은 제가 센 것만 50건입니다. 대표발의자가 국민의힘인 것이 28건, 더불어민주당 18건, 진보당 1건, 지금 명단에 없는 전 의원 3건입니다. 국민의힘 법안 28건 중 25건이 아직 계류 중입니다. 대통령 지시 뒤인 2월 25일 이후 발의된 것만 11건입니다. 각 법안이 무엇을 풀고 무엇을 조이는지는 제안이유 원문을 다 읽지 못해 여기서 나누지 않겠습니다. 숫자가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이 법은 여야 모두 손대고 싶어 했고, 5월에 통과된 것은 그중 조이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특별조치법으로 유예하지 말고 농지법 본법을 고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유예는 다음 정부가 풀 수도, 다시 조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이 땅을 빌린 사람은 계약서 없이 계속 기다립니다.
방향은 장동혁 대표의 말과 장관의 말이 이미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입니다. 임대차는 신고만 하면 합법이 되게 열어 두고, 규제는 이용에 겁니다. 불법 전용과 장기 방치처럼 땅을 망가뜨리는 쪽은 지금처럼 처분하고, 빌려줘서 농사가 지어지는 땅은 놔둡니다. 그러면 21.1%의 상당 부분이 위법에서 빠지고, 조사 인력은 9.0%와 1.4%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경자유전은 헌법 조문이라 쉽게 바꿀 수 없지만, 같은 조 2항이 예외를 법률에 맡겨 놓았습니다. 그 문을 넓히는 데 개헌은 필요 없습니다.
정치인들에게는 한 가지만 바랍니다. 9월에 중단을 말하는 의원은 5월 표결을 설명하고, 5월에 의무화한 여당은 넉 달 만에 유예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됩니다. 말과 표결이 어긋날 수는 있습니다. 설명 없이 어긋나면 다음 법도 같은 식으로 통과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농지 전수조사는 왜 하는 겁니까?
농사를 짓겠다며 산 농지를 방치하거나 몰래 빌려주는 경우를 찾아 처분하게 하려는 조사입니다.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가 대상이고, 7월 29일까지 1,013만 필지를 조사해 284만 필지(정부 발표 27.0%)를 위반 의심으로 분류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불법 임대차 의심(21.1%)입니다.
처분명령 의무화 농지법은 통과된 법입니까?
통과됐습니다. 2026년 5월 7일 본회의에서 재석 166명 중 찬성 163, 반대 1, 기권 2로 가결됐고 8월 말 시행됐다고 보도됐습니다. 처분명령을 지자체 재량에서 의무로 바꾸고, 6개월 안에 따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매기는 내용입니다.
처분을 미뤄 주는 특별법은 확정됐습니까?
아닙니다. 9월 21일 당정이 상속·고령 휴경·관행적 임대 등을 정상화하는 특별조치법을 연내에, 농지법 개정을 내년에 추진 중이라고 밝혔을 뿐입니다. 2026년 9월 24일 기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추진 단계입니다.
근거: 열린국회정보 본회의 표결 API(의안 2218842, 2026년 9월 24일 조회·직접 집계) · 열린국회정보 의원발의 법안(22대 농지법 일부개정법률안 50건, 대표발의자 정당은 현재 의원 명단 기준) · 헌법 제121조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6년 5월 7일) · 뉴스핌(2026년 7월 30일) · 문화일보 · 머니투데이·뉴데일리(2026년 9월 21일) · 뉴데일리(2026년 9월 17일) · 데일리안 · 경향신문(2026년 9월 24일). 조사 수치는 2026년 7월 29일 기준 정부 발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넷 중 하나를 위반자로 만드는 법은 단속이 아니라 개정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 법은 5월에 163 대 1로 통과됐고, 지금 중단을 외치는 사람과 회피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그때 같은 쪽에 서 있었습니다. 농지 규제를 풀자고 하면 땅 가진 사람 편이냐는 말을 듣습니다. 저는 평촌 25평 하나가 전부고, 논은 한 평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은 마음 편히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