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오늘 아침 포털 검색창에는 ‘대미투자 1호’와 ‘알래스카 LNG 수혜주’가 나란히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발표문과 보도 세 건을 나란히 놓고 읽어봤습니다. 무엇이 정해졌고 무엇이 아직 아닌지부터 갈라야 했습니다.
먼저 답부터 적습니다. 합의된 투자 총량 2,000억 달러 가운데 어제 확정된 사업은 텍사스 발전소 하나, 223억 달러입니다. 전체의 11.2%입니다. 원전 8기는 프레임워크를 맺은 단계이고, 알래스카 LNG는 검토 단계이며 금액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검토입니까
세 사업의 이름과 단계는 이렇습니다.
| 사업 | 단계 | 금액 | 내용 |
|---|---|---|---|
| 프로젝트 스타 (텍사스) | 확정 | 223억 달러 | 엔시날 6,472MW 가스복합화력 |
| 프로젝트 파워 (원전) | 프레임워크 체결 | 최대 1,200억 달러 | AP1000 6기·APR1400 2기,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포함 |
| 프로젝트 노스 (알래스카) | 검토 | 미공개 | 알래스카 LNG 개발 |
원전 사업비 1,200억 달러는 건설비 1,000억 달러에 예비비 200억 달러를 더한 금액입니다. 프레임워크는 협력의 틀이지 착공 결정이 아닙니다. 발표문에도 개별 사업은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요건을 따로 본다고 적혀 있습니다. 확정 223억과 프레임워크 1,200억을 합치면 71.2%이고, 나머지는 아직 이름만 있습니다.

그 돈은 우리 장부에서 얼마입니까
달러는 크기가 잘 안 잡힙니다. 9월 30일 종가 1,352.8원으로 바꿔 우리가 아는 숫자 옆에 놓아봤습니다.
| 항목 | 달러 | 원화 |
|---|---|---|
| 합의 총량 | 2,000억 달러 | 270.6조 원 |
| 연간 송금 한도 | 200억 달러 | 27.06조 원 |
| 2026년 송금 예정 | 100억 달러 | 13.53조 원 |
| 텍사스 발전소 | 223억 달러 | 30.17조 원 |
| 원전 8기 최대 | 1,200억 달러 | 162.34조 원 |
올해 12월까지 보낼 13.53조 원은 한국전력이 2025년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 13.49조 원의 100.3%입니다. 거의 같습니다. 원전 8기 최대 사업비 162.3조 원은 한국전력 자본총계 49.32조 원의 3.29배입니다. 한국전력을 견준 것은 그 회사가 이 돈을 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 단위가 얼마나 큰지 잴 자가 필요해서입니다.


해마다 200억 달러는 우리 경제에서 어느 정도입니까
송금은 7년에 걸쳐 나갑니다. 해마다 200억 달러가 상한입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로 2025년 경상수지 흑자는 1,231억 달러였습니다. 연간 한도는 그 흑자의 16.2%입니다.
다만 올해는 흑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2026년 1~7월 누적이 2,331억 달러이고, 이 속도가 이어지면 연 3,996억 달러입니다. 그 기준이면 같은 200억 달러가 5.0%로 내려갑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두 기준을 함께 적는 것이 정직하다고 봅니다. 송금이 경상흑자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크기를 견주려고 나란히 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은 누가 냅니까
제가 정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줄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으니 누가 내는지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구조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한국이 투자목적회사에 100% 단독 출자하고, 경영과 관리는 미국 상무부가 맡습니다. 한국은 주요 사항에 동의권을 가집니다. 사업별 원리금을 전액 회수할 때까지 수익 배분은 5 대 5로 유지합니다.
그런데 그 돈을 어디서 조달하는지는 제가 읽은 발표문과 보도 어디에도 한 줄로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재정인지, 국책은행 대출인지, 기금인지, 외화보유액인지가 갈리면 부담을 지는 사람이 달라집니다. 세금이면 납세자가, 국책은행이면 결국 정부 보증이, 기금이면 그 기금의 다른 쓰임이 줄어듭니다. 숫자로 확인이 안 되니 저는 여기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270조 원짜리 계획에서 돈의 출처가 안 보인다는 사실 자체는 적어두겠습니다. 보이는 것은 발전소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그 돈이 여기서 하지 못하게 된 일입니다.

수혜주를 찾는 분들께
오늘 자동완성에 가장 많이 붙은 말은 ‘수혜주’와 ‘대장주’였습니다. 저는 종목을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읽은 대로만 적겠습니다. 어제 정해진 것은 223억 달러짜리 발전소 한 건이고, 1,200억 달러는 틀만 맺었고, 알래스카는 금액도 없습니다. 7년에 걸쳐 3단계로 나눠 넣되 전력 수요를 확인하며 자금을 순차 투입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확정과 검토 사이의 거리가 11.2%와 100%의 차이입니다.
저는 이 계획에 반대한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관세를 피하려 치른 값이라면 그것도 장부에 적을 일입니다. 다만 270조 원을 7년에 나눠 보내는 계획서에서 제가 끝내 못 찾은 줄은 ‘누가 내는가’였습니다. 재무팀에 있을 때 이런 품의서는 반려됐습니다. 지금은 제가 반려할 자리가 아니라 세는 자리라서, 세기만 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미투자 1호 사업이 무엇입니까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짓는 6,472MW 가스복합화력발전소입니다. 총사업비 223억 달러(약 30.2조 원)이고,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산업통상자원부가 2026년 9월 30일 밝혔습니다.
알래스카 LNG는 확정된 것입니까
아닙니다. 3호로 ‘검토’ 단계이고 금액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발표문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 요건이 충족될 때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해마다 보내는 돈은 얼마입니까
연간 송금 한도가 200억 달러입니다. 9월 30일 종가 1,352.8원으로 환산하면 약 27.1조 원이고, 2026년 12월 31일까지는 최대 100억 달러(약 13.5조 원)를 우선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