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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수지 461억 달러 역대 2위, 그 달러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 1~8월 흑자 2,792억 달러의 금융계정을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8월 경상수지는 461억 달러로 역대 2위였지만 환율은 역대 최대 흑자를 낸 6월에 꼭대기였습니다. 1~8월 흑자 2,792억 달러 가운데 57.2%가 증권투자로 다시 나갔고 외환보유액에 남은 건 2.1%였습니다. 319개월 동안 환율은 흑자가 아니라 외국인 증권 자금과 같이 움직였습니다.

새벽 항공화물 계류장.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새벽 항공화물 계류장.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한 줄 답 — 한국은행 잠정치로 8월 경상수지는 461억 1,000만 달러, 6월(497억 3,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입니다. 1~8월 흑자 2,792억 달러 중 외국인의 국내 증권 회수(854억)와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743억)로 57.2%가 다시 나갔고, 외환보유액으로 남은 건 58억 달러(2.1%)였습니다.

흑자는 사상 최대급인데 환율은 6월에 꼭대기를 찍었습니다. 두 숫자가 같은 해에 함께 있었다는 게 이 글의 출발입니다. 답은 한국은행 국제수지표의 아랫단, 금융계정에 적혀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은 10월 8일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를 냈습니다. 8월 경상수지는 461억 1,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였던 6월(497억 3,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입니다. 경상수지는 상품·서비스를 사고팔고, 배당·이자를 주고받은 결과 나라 밖에서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의 차이입니다. 1~8월 누적은 2,792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696억 7,000만 달러의 4배입니다. 반도체가 끌었습니다. 8월 상품수출은 1,04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2.1% 늘었고, 반도체는 206.1% 늘었습니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서울 외국환중개 매매기준율 월평균)은 1월 1,456원에서 6월 1,527원으로 올랐습니다. 역대 최대 흑자를 낸 바로 그 6월이 환율의 꼭대기였습니다. 흑자가 크면 달러가 많이 들어와 원화가 강해진다는 교과서 문장과 반대입니다. 그래서 그 달러가 어디로 갔는지, 국제수지표를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새벽 항공화물 계류장. 반도체는 배보다 비행기로 나갑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새벽 항공화물 계류장. 반도체는 배보다 비행기로 나갑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8월 경상수지 461억 달러, 무엇이 만들었습니까?

거의 전부가 상품수지입니다. 8월 상품수지(수출 − 수입)는 468억 1,000만 달러로 역시 역대 2위였습니다.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이 162% 늘었고, 그 안에서 SSD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가 366%, 반도체가 206.1% 늘었습니다. 비IT 품목은 석유제품(64.9%)이 이끌어 8.1% 늘었습니다.

나머지 항목은 흑자를 조금씩 깎았습니다. 서비스수지는 16억 8,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1년 전(−22억 4,000만 달러)보다 줄었습니다. 배당·이자를 주고받는 본원소득수지는 7월 43억 5,000만 달러에서 8월 19억 2,00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외국인 주주에게 분기 배당을 보낸 달이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연간 전망치 4,5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항목(2026년 8월) 금액 비고
경상수지 461.1억 달러 역대 2위(1위 6월 497.3)
상품수지 468.1억 달러 역대 2위
서비스수지 −16.8억 달러 1년 전 −22.4
본원소득수지 19.2억 달러 7월 43.5 · 분기 배당 지급
금융계정 순자산 402.3억 달러 7월 403.2

흑자가 역대급인데 환율은 왜 6월에 꼭대기였습니까?

국제수지표에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경상수지로 들어온 만큼 금융계정에서 나라 밖 자산이 늘어납니다. 원리는 복식부기와 같습니다. 수출 대금 1달러가 들어오면, 그 1달러는 누군가의 해외 주식이든, 은행의 해외 예금이든, 외환보유액이든 어딘가에 자산으로 앉습니다. 그래서 ‘흑자는 어디로 갔나’는 막연한 질문이 아니라 금융계정 몇 줄을 더하면 답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2026년 월별로 놓아봤습니다. 2~6월 다섯 달 동안 경상수지 흑자는 1,777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같은 다섯 달 동안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에서 뺀 돈(금융계정 증권투자 부채의 감소)은 934억 4,000만 달러였습니다. 3월 한 달에만 340억 4,000만 달러가 빠졌습니다. 그 사이 내국인은 해외 증권을 306억 6,000만 달러어치 더 샀습니다. 흑자의 69.8%가 증권 두 줄로 다시 나간 셈입니다.

2026년 월별 경상수지와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원/달러 월평균. 6월이 흑자와 환율의 꼭대기였습니다.
2026년 월별 경상수지와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원/달러 월평균. 6월이 흑자와 환율의 꼭대기였습니다.

7월부터 그림이 바뀝니다. 외국인은 7월에 81억 7,000만 달러를 다시 넣었고, 8월에는 48억 5,000만 달러를 뺐습니다. 7~8월 두 달 동안 외국인 증권 자금은 33억 달러 순유입으로 사실상 멈췄습니다. 흑자 881억 9,000만 달러 중 증권으로 나간 몫은 30.4%로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환율 월평균은 6월 1,527원에서 8월 1,406원으로 7.9% 내렸습니다. 9월 월평균은 1,359원이었습니다.

한은은 8월 외국인 증권투자 감소를 두고 주식은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따른 7월의 일시 증가가 사라진 영향, 채권은 국내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166억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컸고, 그중 해외 채권이 64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1~8월 흑자 2,792억 달러는 결국 어디로 갔습니까?

1~8월 누적을 금융계정 항목별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증권에서 회수한 돈이 854억 3,000만 달러(30.6%),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가 742억 9,000만 달러(26.6%)입니다. 둘을 더하면 1,597억 2,000만 달러, 흑자의 57.2%입니다. 나머지는 기타투자(은행 대출·예금 등) 361억 2,000만 달러, 직접투자(해외 공장 등) 344억 9,000만 달러, 파생상품 130억 9,000만 달러였습니다.

1~8월 경상수지 흑자 2,792억 달러가 금융계정에서 나뉜 몫. 일곱 줄을 더하면 경상수지 누적과 맞습니다.
1~8월 경상수지 흑자 2,792억 달러가 금융계정에서 나뉜 몫. 일곱 줄을 더하면 경상수지 누적과 맞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쌓인 몫, 즉 준비자산 증가는 58억 달러, 2.1%였습니다. 이 숫자가 저에게는 가장 중요해 보였습니다. 정부가 흑자 달러를 사들여 쌓아둔 게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흑자로 들어온 달러는 거의 전부 민간의 손을 거쳐 다시 나갔습니다. 환율은 그 거래 끝에 붙은 가격이었습니다.

검산도 했습니다. 금융계정은 직접투자 + 증권투자 + 파생상품 + 기타투자 + 준비자산입니다. 한은 통계 1980년 1월부터 2026년 8월까지 560개월 전부에서 이 합이 금융계정 순자산과 오차 없이 맞았습니다. 1~8월 금융계정은 2,492억 2,000만 달러이고, 경상수지와의 차이 299억 8,000만 달러는 자본수지와 오차·누락입니다.

금융기관 서고 통로. 흑자 달러는 장부 위에서 다른 나라의 증권으로 바뀝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금융기관 서고 통로. 흑자 달러는 장부 위에서 다른 나라의 증권으로 바뀝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26년치를 놓고 보면, 환율은 흑자와 같이 움직였습니까?

올해만 그런 건지 확인하려고 2000년 2월부터 2026년 8월까지 319개월을 놓았습니다. 매달 경상수지 크기와 그 달 원/달러 월평균의 전월 대비 변화율을 나란히 두고 상관계수를 구했습니다. 상관계수는 두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를 −1에서 1 사이로 나타낸 값이고, 0이면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경상수지와 환율의 상관계수는 −0.003이었습니다. 관계가 없습니다. 흑자가 가장 컸던 다섯 번째 묶음(64개월)의 환율 변화 가운데값은 오히려 +0.21%, 원화가 약해진 달이 56%였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와 환율의 상관계수는 −0.27이었습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뺀 묶음은 환율 가운데값 +0.93%(원화 약세 달 68%), 가장 많이 넣은 묶음은 −0.68%(34%)였습니다.

319개월을 경상수지 크기와 외국인 증권투자로 각각 다섯 묶음으로 나눈 뒤 그 달 환율 변화의 가운데값을 봤습니다.
319개월을 경상수지 크기와 외국인 증권투자로 각각 다섯 묶음으로 나눈 뒤 그 달 환율 변화의 가운데값을 봤습니다.
다섯 묶음(각 63~64개월) 경상수지 기준 외국인 증권투자 기준
1분위(가장 작음·가장 많이 뺌) +0.08% +0.93%
2분위 −0.19% +0.26%
3분위 +0.02% −0.18%
4분위 +0.00% +0.02%
5분위(가장 큼·가장 많이 넣음) +0.21% −0.68%
상관계수 −0.003 −0.27

단서가 셋 있습니다. 하나, 같은 달에 같이 움직였다는 것이지 어느 쪽이 원인인지는 이 숫자로 알 수 없습니다. 원화가 약해질 것 같아서 외국인이 파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둘, 2000년과 2026년은 달러 규모가 달라서 최근 달이 큰 묶음에 몰립니다. 셋, 2024년 이후 32개월만 보면 경상수지와 환율의 상관계수도 −0.23으로 커졌습니다. 흑자가 워낙 커지자 이제는 흑자도 환율에 힘을 쓰기 시작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같은 32개월에 외국인 증권투자는 −0.22로 비슷한 크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환율은 가격입니다. 가격은 정보입니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말해준 정보는 ‘수출이 안 된다’가 아니었습니다. 수출은 역대급이었습니다. 환율이 말한 건 ‘외국인이 한국 증권에서 돈을 빼고, 한국 사람이 해외 증권을 산다’였습니다. 무역 숫자만 보고 환율을 읽으면 틀립니다. 세어보니 26년 동안 그랬습니다.

그리고 외환보유액이 쌓인 몫이 2.1%라는 건, 흑자 달러의 행선지를 시장이 정했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게 좋다고 봅니다. 흑자를 정부 금고에 묶어 두는 대신, 수출 기업과 투자자가 그 돈을 가장 나은 곳에 다시 굴렸습니다. 외국인이 빠져나간 이유와 내국인이 해외로 간 이유는 각자 따로 있을 겁니다. 그 판단을 대신해 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원가율에는 언제 들어옵니까?

환율이 내리면 수입하는 원재료 값이 원화로 싸집니다. 한국은행 수입물가지수(2020=100)로 확인했습니다. 계약통화 기준, 즉 달러·유로 같은 계약 통화로 잰 수입 가격은 6월 129.05에서 8월 134.44로 4.2% 올랐습니다. 그런데 원화 기준은 161.71에서 156.31로 3.3% 내렸습니다. 해외에서 파는 값은 올랐는데 환율이 그보다 더 내려 원화로 내는 돈은 줄었습니다.

부품 공장 원자재 입고 창고. 환율은 두세 달 뒤 이 코일 값으로 들어옵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부품 공장 원자재 입고 창고. 환율은 두세 달 뒤 이 코일 값으로 들어옵니다. 자료 사진(생성) · 특정 장소와 무관

제가 다니던 자동차 부품 회사는 수입 원재료 재고를 두 달치쯤 들고 있었습니다. 7~8월에 싸게 들인 재료는 9~10월 생산에 쓰이고, 그게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로 잡히는 건 4분기입니다. 그러니 원가율이 환율 하락을 반영하는 시점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4분기 실적, 공시로는 내년 2~3월입니다. 반대로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쪽은 같은 시차로 원화 매출이 줄어듭니다. 환율 1원이 누구에게 이익이고 누구에게 비용인지는 장부마다 방향이 다릅니다.

9월 수입물가지수는 10월 중순, 9월 국제수지는 11월 초에 나옵니다. 9월 무역수지가 크게 흑자였으니 경상수지도 클 겁니다. 제가 그때 볼 줄은 하나입니다. 외국인 증권투자 칸입니다.

흑자 2,792억 달러를 따라가 보니 57%가 증권으로 나갔고, 외환보유액에 남은 건 2.1%였습니다. 장부를 끝까지 읽어야 숫자가 말을 한다는 걸 12년 동안 배웠는데, 나라 장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8월 경상수지는 얼마였습니까?

한국은행 잠정치로 2026년 8월 경상수지는 461억 1,000만 달러 흑자입니다. 6월 497억 3,0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이고, 1~8월 누적은 2,792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696억 7,000만 달러)의 4배입니다. 9월분은 11월 초에 나옵니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면 환율은 내려갑니까?

2000년 2월부터 2026년 8월까지 319개월을 보면 그 달 경상수지와 원/달러 월평균 변화의 상관계수는 −0.003으로 사실상 없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와는 −0.27이었습니다. 다만 2024년 이후 32개월만 보면 경상수지도 −0.23으로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로 번 달러는 어디로 갑니까?

국제수지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금융계정 순자산 증가와 거의 같아집니다. 2026년 1~8월 2,792억 달러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증권에서 회수한 돈이 854억 달러,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가 743억 달러로 둘이 57.2%였습니다. 외환보유액(준비자산) 증가는 58억 달러, 2.1%였습니다.

세어본 조건
근거
한국은행 '2026년 8월 국제수지(잠정)'(2026-10-08) · 한국은행 국제수지 월별 통계(경상수지·금융계정 항목, 1980.1~2026.8) · 한국은행 수입물가지수(401Y015, 2020=100) · 원/달러 매매기준율 월평균
검산
금융계정 = 직접 + 증권 + 파생 + 기타 + 준비자산, 560개월 오차 0 · 1~8월 합계 2,792.0억 달러 = 보도치 2,792억 달러 · 8월 경상 461.1·해외증권 166.0·외국인 −48.5·금융계정 402.3 = 보도치 일치
한계
상관계수는 같은 달 움직임이라 인과 방향을 알 수 없다 · 2000년과 2026년의 달러 규모가 달라 분위가 최근 달에 몰린다 · 환율은 종가가 아니라 매매기준율 월평균 · 2024년 이후엔 경상수지도 환율과 −0.23으로 같이 움직였다
출처
한국일보(뉴스1) 2026-10-08 · 한국경제 2026-10-08 · 한국은행 ECOS
강해준 필명

부산 출신. 부품사 재무팀 12년. 지금은 데이터 일과 이 블로그. 주 3회 10km를 달리고 55분 밑으로는 못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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