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만들어서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 말씀 드리겠다.’
상품은 5월 27일 처음 상장됐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한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따라가는 ETF입니다. 그날 삼성전자가 3% 오르면 2배 상품은 6% 오르고, 3% 내리면 6% 내립니다. 8개 운용사가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을 한꺼번에 냈습니다.
석 달 남짓 지난 지금 숫자는 이렇습니다. 5월 27일 종가부터 10월 8일 종가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4.3% 내렸습니다. 2배면 28.7%입니다. 그런데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46.8% 내렸습니다. 사람들이 ‘2배 상품’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한 숫자보다 18%p 더 잃었습니다. 저는 사과의 대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이 18%p에서 찾았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2배라면서 왜 2배보다 더 잃었습니까?
이 상품의 약속은 ‘석 달 동안 2배’가 아니라 ‘하루 동안 2배’입니다. 매일 장이 끝나면 다시 2배로 맞춥니다. 그래서 하루하루의 2배를 곱한 값이 석 달 성적이 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겠습니다. 주가가 하루에 10% 오르고 다음 날 9.09% 내리면 제자리입니다. 1만 원이 1만 1,000원이 됐다가 다시 1만 원이 됩니다. 2배 상품은 첫날 20% 올라 1만 2,000원, 다음 날 18.18% 내려 9,818원입니다. 주가는 그대로인데 1.82%가 사라졌습니다. 이런 이틀이 다섯 번 되풀이되면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이고 2배 상품은 8.77% 내려 있습니다.
오르내림이 클수록 이 손실이 커집니다. 5월 27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의 하루 등락률 표준편차는 5.89%, SK하이닉스는 6.88%였습니다. 표준편차는 하루 움직임이 평균에서 얼마나 흩어지는지를 재는 값인데, 삼성전자가 하루 평균 6%씩 출렁였다는 뜻입니다. 7월 31일 하루에 삼성전자가 26.81% 올랐고 7월 28일엔 13.39% 내렸습니다. 대형주에서 보기 드문 진폭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가의 정규장 종가로 ‘매일 정확히 2배’를 곱한 이론값을 따로 계산했습니다. 운용 보수도, 거래 비용도 없는 가장 깨끗한 2배입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5/27 → 10/8 | 주가 | 주가 × 2 | 매일 2배 이론값 | 2배 ETF 실제(KODEX) |
|---|---|---|---|---|
| 삼성전자 | −14.3% | −28.7% | −45.9% | −46.8% |
| SK하이닉스 | −24.8% | −49.7% | −63.0% | −65.2% |
삼성전자 2배 ETF가 ‘주가×2’보다 더 잃은 18.1%p 가운데 17.2%p는 이론값에서 이미 나옵니다. 운용사가 못해서 생긴 차이는 0.9%p입니다. SK하이닉스도 15.5%p 중 13.4%p가 산수입니다. 상품이 고장 난 게 아니었습니다. 설명서대로 움직였습니다.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2배 ETF는 돌아옵니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장 깨끗한 실험이 7월 31일부터 10월 8일까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정규장 종가는 7월 31일 26만 2,500원, 10월 8일 26만 3,000원입니다. 그사이 주가는 +0.2%입니다. 같은 기간 KODEX 삼성전자 2배 ETF는 1만 2,615원에서 1만 2,145원, −3.7%였습니다. 47거래일 동안 오르내리기만 하고 제자리로 온 주가가 2배 상품에서는 3.7%를 가져갔습니다.

꼭대기 시점도 다릅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6월 18일 5월 27일보다 18.1% 높은 곳에서 꼭대기를 찍었습니다. 2배라면 36%여야 하는데 그날 2배 ETF는 31.3%였고, 이 ETF의 꼭대기는 그보다 2주 이른 6월 2일(+37.2%)이었습니다. 6월 초부터 시작된 큰 오르내림이 주가가 더 오르는 동안에도 2배 상품을 먼저 깎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ETF가 5월 27일 종가로 돌아가려면 88% 올라야 합니다. SK하이닉스 2배 ETF는 187%입니다. 주가가 5월 27일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사는 날을 바꿔 봐도 비슷합니다. 5월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아무 날 종가에 KODEX 삼성전자 2배 ETF를 사서 10월 8일까지 들고 있었다면, 90번 중 62번은 손실입니다. 그중 7번은 그사이 삼성전자 주가가 올랐는데도 2배 ETF는 손실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 2배 ETF는 90번 중 75번이 손실입니다.
개인투자자 손실은 얼마입니까?
확인된 숫자는 하나입니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증권사 10곳에서 개인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팔아 확정한 손실이 2조 3,242억 원입니다. 판 것만 셌고, 아직 들고 있는 평가손실과 나머지 증권사, 8월 15일 이후는 빠져 있습니다. 실제 손실은 이보다 큽니다.
국정감사장에서는 국민의힘이 ‘약 54조 원’이라는 숫자를 들었습니다. 2조 3,242억 원의 23배입니다. 보도로 보면 이 숫자의 산출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검증할 방법이 없어 이 글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쪽의 숫자라도 근거가 안 보이면 같은 잣대를 댑니다. 2조 3,242억 원만으로도 할 이야기는 충분합니다.

예탁금 3,000만 원과 사전교육은 무엇을 막았습니까?
금융위원회는 7월 16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8월 5일 시행, 주식으로 대신 채우던 대용증권은 8월 19일부터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전교육은 2시간에서 3시간이 됐습니다. 해외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같이 적용됩니다.
효과는 숫자로 분명합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ETF 4종(KODEX·TIGER)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거래량×종가로 근사)은 상장부터 발표일까지 9조 5,594억 원, 발표 뒤 시행 전까지 5조 3,729억 원, 시행 뒤 5,321억 원입니다. 처음보다 94%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두 종목 주식 거래도 55% 줄었으니 시장 전체가 식은 몫도 있지만, 주식 거래 대비 비율로도 39.0%에서 4.8%로 내려왔습니다.

문턱은 사람을 걸렀습니다. 그런데 무엇으로 걸렀는지를 봐야 합니다. 3,000만 원은 이 상품을 이해했는지가 아니라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를 묻습니다. 3,000만 원이 있는 사람에게도 ‘매일 2배’의 산수는 똑같이 작동합니다. 교육 3시간은 이수 여부를 확인할 뿐이고 이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습니다. 보호라는 이름의 진입 장벽은 대개 이렇게 생겼습니다. 막힌 사람은 보이고, 막힌 이유가 정말 위험을 줄였는지는 안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저는 이 상품을 폐지하자는 쪽이 아닙니다. 어른이 위험한 상품을 고르는 건 그 사람의 선택입니다. 미국에는 2022년 여름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었고, 이 상품의 수학은 어디서나 같습니다.
제가 문제로 보는 건 순서입니다. 정부는 시행령을 고쳐 이 상품을 허용했습니다. 이억원 위원장 말대로 1월 31일 입법예고를 했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쳤습니다. 개정 시행령이 공포된 뒤 5월 27일 상장이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석 달이 안 돼 다시 예탁금 벽을 세웠습니다. 문을 연 것도, 문턱을 높인 것도 정부입니다. 그 사이에 가장 필요했던 정보는 한 문장이었습니다. ‘주가가 제자리여도 이 상품은 깎인다.’ 가격은 정보입니다. 이 상품의 가격은 처음부터 그 정보를 담고 있었고, 7월 31일부터 10월 8일까지의 −3.7%가 그 증거입니다. 필요했던 건 지갑 검사가 아니라 그 숫자를 투자자 눈앞에 보여주는 일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청와대가 도입을 지시했는지는 국정감사의 쟁점이었지만, 저는 그걸 확인할 기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건 이것입니다. 석 달 동안 개인이 확정한 손실 2조 3,242억 원은 누군가의 계좌에서 나갔고, 그 반대편에는 매매마다 붙는 수수료와 운용 보수가 있습니다. 그 몫은 보도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공짜 점심이 없다는 말은 손실에도 적용됩니다.

재무팀에서 12년을 일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매일 정산되는 계약은 매일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짜리 약속을 석 달짜리로 읽으면 장부가 맞지 않습니다. 이 상품도 그랬습니다. 11월에는 매매 단위를 1좌에서 20좌로 키우는 조치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때 거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세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실적 숫자를 읽은 지난 글(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107.4조)과 같이 보시면 주가가 왜 이렇게 출렁였는지도 조금 더 보입니다.
이름이 2배라고 석 달 뒤에도 2배는 아닙니다. 저는 상품 이름보다 설명서 넷째 쪽을 먼저 읽는 사람인데, 그래서 친구들이 같이 투자하자고 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예탁금은 얼마입니까?
2026년 8월 5일부터 현금 3,000만 원입니다. 그 전에는 1,000만 원이었고 주식(대용증권)도 일부 쳐줬는데, 8월 19일부터는 현금만 인정합니다. 사전교육도 2시간에서 3시간(사례 심화 1시간 추가)으로 늘었습니다. 금융위원회 7월 16일 발표 기준입니다.
주가가 제자리면 2배 ETF도 제자리입니까?
아닙니다. 매일 그날 등락의 2배를 따라가기 때문에, 오르내림이 클수록 깎입니다. 삼성전자는 7월 31일과 10월 8일 종가가 거의 같았지만(+0.2%) KODEX 2배 ETF는 3.7% 내렸습니다. 하루 +10% 뒤 −9.09%면 주가는 제자리, 2배 상품은 −1.82%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폐지됩니까?
2026년 10월 9일 기준 폐지가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7월 16일부터 신규 상장이 잠정 중단됐고, 기존 상품은 예탁금 3,000만 원과 사전교육 조건으로 거래됩니다.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사과했지만 폐지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