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는 한 줄로 말하면 ‘예산이 틀린 폭’입니다. 올해 정부는 4월 추경에서 국세수입을 415.4조 원으로 적었고, 9월 27일 보도된 재추계 전망은 465.4조 원입니다. 50조 원입니다. 그런데 7월까지 1년 전보다 더 걷힌 41.4조 원 가운데 법인세는 4.4조 원이었습니다. 반도체 법인세는 아직 장부에 적혀 있는 단계였습니다.
요 며칠 기사 제목은 ‘반도체 호황에 초과세수 50조’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재정경제부가 8월 31일 낸 7월 국세수입 현황과 두 회사의 1분기 보고서를 나란히 읽어 보면, 지금까지 들어온 돈과 앞으로 들어올 돈이 다른 곳에서 나왔습니다.

초과세수 50조는 무엇과 비교한 숫자입니까?
추경 예산과 비교한 숫자입니다. 올해 국세수입 예산은 두 번 적혔습니다. 작년 말 확정한 본예산이 390.2조 원, 4월 추경에서 고쳐 쓴 것이 415.4조 원입니다. 전망치 465.4조 원을 추경과 비교하면 50조 원, 본예산과 비교하면 75.2조 원이 됩니다. 같은 사건인데 기준에 따라 숫자가 1.5배 차이가 납니다.
작년 국세수입은 373.9조 원이었습니다. 전망대로면 1년 새 91.5조 원, 24.5%가 늘어납니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 395.9조 원도 넘습니다.
7월까지 더 걷힌 41.4조는 어디서 왔습니까?
1~7월 국세수입은 274.0조 원이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4조 원, 17.8% 많습니다. 세목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세목 | 1~7월 누계 | 1년 전보다 | 재정경제부 설명 |
|---|---|---|---|
| 소득세 | 89.3조 | +12.2조 | 성과상여금·양도소득세 |
| 농어촌특별세 | 13.1조 | +8.5조 |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 |
| 부가가치세 | 69.4조 | +8.1조 | 소비·수입액 증가 |
| 증권거래세 | 8.2조 | +6.4조 | 거래대금 증가·세율 환원 |
| 법인세 | 51.8조 | +4.4조 | 기업실적 개선 |
| 그 밖의 세목 | +1.8조 | 41.4조에서 뺀 값 |

주식을 사고팔 때 붙는 세금 두 가지,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가 합쳐서 14.9조 원 늘었습니다. 법인세 증가분의 3.4배입니다. 소득세 12.2조 원 가운데에도 성과급과 집을 판 차익에 붙은 세금이 들어 있습니다. 7월까지의 초과세수는 공장보다 객장과 월급명세서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반도체 법인세는 언제 나라 금고로 들어옵니까?
8월부터입니다. 법인세는 번 해에 다 내지 않습니다. 작년 이익에 대한 세금은 올해 3월에 내고, 올해 상반기 이익에 대한 몫은 8월에 중간예납으로 먼저 냅니다. 보도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법인은 상반기를 가결산해서 그 실적으로 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46.7조 원, 98.2조 원입니다.
그 돈은 두 회사 장부에 먼저 적힙니다. 우리 서버의 분기보고서 자료로 두 회사의 법인세 관련 숫자를 뽑았습니다. 연결 기준입니다.
| 항목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합계 |
|---|---|---|---|
| 2023년 법인세비용 | −4.48조 | −2.52조 | −7.00조 |
| 2025년 법인세비용 | 4.27조 | 7.52조 | 11.79조 |
| 2026년 1분기 법인세비용 | 11.60조 | 11.27조 | 22.87조 |
| 미지급 법인세(2025년 말) | 7.04조 | 7.02조 | 14.06조 |
| 미지급 법인세(2026년 3월 말) | 15.23조 | 14.58조 | 29.81조 |
| 미지급 법인세(2026년 6월 말) | — | 31.96조 | — |
올해 1분기 석 달 치 법인세비용 22.87조 원이 작년 한 해 11.79조 원의 1.94배입니다. 표의 ‘미지급 법인세’는 재무상태표의 당기법인세부채입니다. 비용으로 잡았지만 아직 내지 않은 세금이라는 뜻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 숫자가 작년 말 7.02조 원에서 6월 말 31.96조 원으로 불었습니다. 반면 두 회사가 상반기에 현금으로 낸 법인세는 11.2조 원이었습니다(보도). 대부분 작년 이익에 대한 3월분입니다.
그래서 7월까지의 세수 통계에는 올해 반도체 이익이 거의 없습니다. 50조 원 전망은 8~9월에 들어올 중간예납을 계산에 넣은 숫자입니다. 8월 국세수입 현황이 나오면 이 대목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상장사 법인세에서 두 회사 몫은 얼마나 됩니까?
상장사만 골라 법인세비용을 더했습니다. 2025년 사업연도는 2,336곳 합계 60.15조 원이고,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1.79조 원, 19.6%였습니다. 올해 1분기는 1,693곳 합계 40.07조 원 가운데 22.87조 원, 57.1%입니다. 1년 만에 다섯 곳 중 하나에서 절반이 넘는 몫으로 올라섰습니다.
이 합계에는 한계가 둘 있습니다. 연결 기준이라 해외 법인이 외국에 낸 세금도 섞여 있고, 지주회사와 상장 자회사가 겹치는 곳도 있습니다. 겹침은 분모를 키우니 57.1%는 오히려 낮게 잡힌 쪽입니다. 그리고 1분기 보고서를 낸 회사 수가 사업보고서보다 적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올해 법인세는 두 회사 이익에 걸려 있습니다.
세금 예산은 지금까지 얼마나 맞았습니까?
잘 안 맞았습니다. 본예산과 결산을 비교하면 2021년 61.3조 원, 2022년 52.6조 원이 더 걷혔고, 2023년 56.4조 원, 2024년 30.8조 원, 2025년 8.5조 원이 덜 걷혔습니다. 올해 전망까지 넣으면 여섯 해 내리 빗나갔습니다.

2023년이 이 글에 가장 중요한 해입니다. 그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57조 원(연결)이었고 SK하이닉스는 7.73조 원 영업손실이었습니다. 두 회사 법인세비용 합계는 −7.00조 원, 오히려 돌려받는 쪽이었습니다. 반도체가 꺾인 해에 결손이 가장 컸습니다. 이익이 두 회사에 몰릴수록 세수도 두 회사를 따라 널뜁니다.
저는 이걸 공무원 탓으로만 읽지 않습니다. 반도체 이익을 1년 앞서 맞히는 사람은 증권가에도 드뭅니다. 다만 그렇다면 틀릴 수 있다는 전제로 예산을 짜야 합니다. 정부도 시장도 틀립니다. 차이는 틀렸을 때 누가 비용을 내느냐입니다.
주식 거래 세금은 계속 들어옵니까?
줄어드는 쪽입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6년 6월 50.3조 원이 꼭대기였습니다. 7월 36.9조 원, 8월 25.9조 원, 9월(22일까지) 21.4조 원입니다. 6월보다 57.5% 줄었습니다. 1년 전 9월 11.6조 원보다는 아직 1.85배 많습니다.

증권거래세는 대개 거래한 다음 달에 들어옵니다. 7월까지의 세수를 키운 5~6월 거래가 다시 오지 않는다면, 하반기 주식 거래 세금은 상반기만큼 늘지 않습니다. 50조 원 전망의 무게가 그만큼 법인세 쪽으로 더 쏠립니다.
정부는 초과세수로 무엇을 한다고 합니까?
미래대응기금에 넣는다고 합니다. 보도된 구조는 이렇습니다. 2027년 내국세 세입예산 가운데 최근 10년 추세선을 웃도는 몫 162.3조 원을 기본으로 하고, 올해 초과세수 50조 원 이상을 더하면 212.3조 원이 됩니다. 정부는 이것을 ‘재정 저수지’라고 부르고, 세수가 모자라는 해에 꺼내 쓰겠다고 했습니다. 2027년에는 투자 45.4조 원과 국채 신규 발행 축소 12.5조 원에 쓰는 계획입니다.
이 대목은 맞다고 씁니다. 호황에 더 걷힌 세금을 그해 다 써 버리지 않고 쌓아 두겠다는 발상은 옳습니다. 2021~2022년처럼 초과세수가 곧바로 추경과 지원금으로 나갔던 때보다 낫습니다.
걸리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저수지의 물 162.3조 원은 아직 걷힌 돈이 아니라 2027년 예산에 적힌 돈입니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은 584.4조 원, 그중 법인세가 216.7조 원입니다. 올해 추경 법인세보다 115.4조 원, 2.1배 많게 적었습니다. 반도체 이익이 그만큼 계속된다는 가정 위에 저수지를 판 셈입니다. 둘째, 2027년 계획 57.9조 원 가운데 빚을 덜 내는 데 쓰는 몫은 12.5조 원, 21.6%입니다. 나머지는 씁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쓰는 돈은 결국 반도체가 꺾이는 해의 국채로 돌아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내국세가 더 걷히면 그중 약 40%는 법에 따라 지방교부세(19.24%)와 교육재정교부금(20.79%)으로 자동으로 나갑니다. 세수가 반대로 모자라면 이 돈도 줄어듭니다. 초과세수는 중앙정부만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장부에는 언제 들어옵니까?
중간예납은 재무팀에게 8월 말의 현금 사건입니다. 제가 다니던 부품회사도 그달엔 통장 잔고를 따로 챙겼습니다. 세금은 장부에 먼저 적히고 몇 달 뒤 통장에서 나갑니다. 나라 금고도 똑같습니다. 올해 반도체 이익에 대한 세금은 3월 말 두 회사 미지급 법인세 29.81조 원, 6월 말엔 SK하이닉스 혼자 31.96조 원으로 장부에 쌓여 있고, 8월과 내년 3월에 나눠 들어옵니다.
보통 회사 장부에 이 일이 들어오는 때는 호황이 끝난 뒤입니다. 반도체가 꺾이는 해에 세수 결손이 나면 국채가 늘고, 국채가 늘면 금리가 오르고, 금리는 차입금 많은 중견 제조업의 이자비용으로 옵니다. 2023년이 그랬습니다. 저수지를 정말 저수지로 쓴다면 그 경로가 짧아집니다. 거기에 한 표를 걸어 두겠습니다.
초과세수 50조 원은 올해 정부가 번 돈이 아니라 올해 예산이 빗나간 폭입니다. 7월까지는 객장이 더 냈고, 반도체는 지금 장부에 적어 두고 8월부터 냅니다. 내년 예산은 법인세를 2.1배로 적었습니다. 평촌 25평 대출 이자를 내는 사람이 나라 가계부에 훈수를 두는 것 같아 조금 멋쩍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초과세수는 무슨 뜻인가요?
정부가 예산에 적어 둔 국세수입보다 실제로 더 걷힌 세금입니다. 2026년 추경 예산은 415.4조 원인데 9월 27일 보도된 재추계 전망은 465.4조 원이라 약 50조 원이 초과세수입니다. 본예산 390.2조 원과 비교하면 75.2조 원이 더 걷히는 셈입니다.
올해 초과세수는 반도체 법인세 때문인가요?
7월까지는 아닙니다. 1~7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41.4조 원 늘었는데 법인세는 4.4조 원이었고,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가 14.9조 원, 소득세가 12.2조 원 늘었습니다. 반도체 법인세는 8월 중간예납부터 들어오고, 그 몫이 50조 원 전망의 근거입니다.
초과세수는 어디에 쓰이나요?
정부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넣겠다고 밝혔습니다. 2027년 기금은 추세선을 웃도는 세수 162.3조 원에 올해 초과세수 50조 원 이상을 더해 200조 원을 넘을 수 있고, 2027년엔 투자 45.4조 원과 국채 발행 축소 12.5조 원에 쓰는 계획입니다(2026년 9월 보도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