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장부 · 글로벌 경제

석유 최고가격제 7개월째, 기름값 청구서는 누가 냅니까 — 정유 4사 상반기 영업이익 14.79조와 세금 5.6조를 셌습니다

가격을 묶으면 가격이 아니라 정보가 사라집니다. 돈은 정유사 장부와 예산안과 3년 뒤 요금 고지서 사이를 옮겨 다닐 뿐입니다.

새벽의 주유소 — 가격판은 꺼져 있고 유조차는 기름을 내리고 있습니다. 값은 안 보이는데 물량은 들어옵니다. 사진은 특정 회사가 아닙니다.
새벽의 주유소 — 가격판은 꺼져 있고 유조차는 기름을 내리고 있습니다. 값은 안 보이는데 물량은 들어옵니다. 사진은 특정 회사가 아닙니다.
한 줄 답 —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를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에 묶은 지 7개월째입니다. 그 손실은 세금 5조 6,000억으로 정산하는데,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4조 7,906억(작년 상반기 −1조 1,494억)입니다. 6월 말 이후 국제 경유(원화)는 36.3% 올랐고 최고가격은 그대로입니다.

10차입니다.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를 이 위로 못 올리게 한 지 3월 13일부터 7개월째입니다. 9월 18일 산업통상부는 이 값을 10월 16일까지 4주 더 묶었습니다. 같은 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0달러였습니다. 8월 넷째 주 92.3달러에서 38.7% 올랐습니다.

저는 가격을 누군가 정하면 그 가격이 정보를 잃는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믿음은 믿음이고, 청구서는 청구서입니다. 가격을 눌렀을 때 사라진 돈이 어디로 갔는지 세어봤습니다. 정유 4사의 상반기 장부, 정부가 편성한 예산, 석유공사의 소비 통계, 그리고 2022년에 같은 일을 겪은 한국전력의 장부입니다.

새벽 주유소에서 하역 중인 유조차와 꺼진 가격판
새벽의 주유소. 가격판은 꺼져 있고 유조차는 기름을 내리고 있습니다. 값은 안 보이는데 물량은 들어옵니다. 사진은 특정 회사가 아닙니다.

가격을 묶는 동안 국제 가격은 얼마나 움직였습니까?

정부는 6월 말 7차 최고가격을 정하면서 리터당 150원을 내렸습니다. 그 뒤 세 번 연속 동결입니다. 그러니 6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놓고 9월 18일까지 세어봤습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휘발유·경유 선물과 브렌트 원유를 원/달러로 환산한 값입니다.

항목 6월 30일 9월 18일 변화
브렌트 원유(달러) 72.92 103.87 +42.4%
원/달러 1,541.5 1,380.3 −10.5%
브렌트 원유, 원/L 707.0 901.8 +27.5%
휘발유 선물(RBOB), 원/L 1,227.5 1,280.9 +4.3%
경유 선물(ULSD), 원/L 1,350.7 1,840.4 +36.3%
휘발유 최고가격(공급가) 1,784 1,784 0%

원유는 달러로 42.4% 올랐는데 원화로는 27.5%입니다. 원/달러가 1,541.5원에서 1,380.3원으로 10.5% 내려온 덕입니다. 산업부가 동결 이유로 든 ‘환율 하락’은 여기까지는 맞는 말입니다. 휘발유 선물은 원화로 4.3%만 올랐으니 휘발유만 보면 최고가격과 시장가격의 거리는 멀지 않습니다.

경유는 다릅니다. 원화로 36.3% 올랐습니다. 9월 15일 미국 경유 선물은 갤런당 5.253달러로 올해 최고였습니다. 산업부가 인용한 국제 경유 가격은 배럴당 201달러입니다. 정유 설비가 전쟁으로 망가져 원유보다 제품이 더 귀해진 탓이라고 보도는 설명합니다. 저는 그 인과까지는 세지 못했습니다. 다만 숫자는 분명합니다. 이번 동결의 부담은 휘발유가 아니라 경유에 있습니다.

국제 제품가 원화 환산 지수와 최고가격 비교 차트
정부가 150원 내린 6월 30일을 100으로 놓은 지수 · 미국 선물 원화 환산 · 최고가격은 휘발유 공급가 기준

국내 공급가의 기준은 미국 선물이 아니라 싱가포르 도매가입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9월 11일 오피넷 값으로 계산한 표를 옮깁니다. 싱가포르 가격을 리터당 원화로 바꾸고 유류세를 더한 값이 정유사의 최소 원가입니다.

유종 싱가포르 도매가(원/L) 유류세 추정 원가 최고가격 차이
휘발유 1,208.37 634.50 1,842.87 1,784 −58.87
경유 1,615.26 396.21 2,011.47 1,773 −238.47
등유 1,583.44 72.45 1,655.89 1,380 −275.89

경유는 원가가 최고가격보다 238원 높습니다. 등유는 276원, 휘발유는 59원입니다. 리터당 238원이 어디로 가는지가 이 글의 질문입니다. 시장이라면 그 돈은 화물차 기사의 원가율로 갑니다. 지금은 가지 않습니다.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정유사는 손실이라는데, 장부는 뭐라고 합니까?

정유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9월 12일 ‘국내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이라고 썼습니다. 같은 달에 나온 두 문장입니다. 저는 문장이 아니라 금융감독원 공시를 봤습니다.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실적입니다.

회사 상반기 매출 2025 상반기 영업이익 2026 상반기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SK이노베이션 53조 4,482억 −4,323억 5조 6,495억 10.6%
GS칼텍스 29조 7,072억 −1,414억 4조 1,874억 14.1%
HD현대오일뱅크 17조 1,929억 −2,102억 2조 7,576억 16.0%
S-OIL 20조 2,862억 −3,655억 2조 1,961억 10.8%
합계 120조 6,345억 −1조 1,494억 14조 7,906억 12.3%

네 회사 합계 14조 7,906억입니다. 작년 상반기에는 네 회사 모두 영업적자였고 합계가 −1조 1,494억이었습니다. 한 해 사이 15조 9,400억이 바뀌었습니다. 매출 합계 120조 6,345억에 영업이익률 12.3%입니다. S-OIL의 지난 다섯 해 영업이익률은 0.69%에서 8.02% 사이였습니다. 12원은 그 다섯 해 어디에도 없던 숫자입니다.

한 회사는 제 DB로 검산했습니다. S-OIL의 1분기 사업보고서는 매출 8조 9,427억, 매출원가 7조 4,929억, 영업이익 1조 2,311억입니다. 매출에서 원가와 판관비를 빼면 영업이익과 정확히 맞습니다. 여기에 보도된 2분기 9,650억을 더하면 2조 1,961억, 공시된 상반기와 1억 원 차이 없이 일치합니다. 그러니 위 표의 숫자는 믿어도 됩니다.

S-OIL 매출 원가율 영업이익
2021 27.46조 89.92% 2조 1,409억
2022 42.45조 90.21% 3조 4,052억
2023 35.73조 94.11% 1조 3,546억
2024 36.64조 96.65% 4,222억
2025 34.25조 96.95% 2,356억
2026년 1분기 8.94조 83.79% 1조 2,311억

S-OIL의 원가율은 2021년 89.92%에서 2025년 96.95%까지 다섯 해 내내 올랐습니다. 유가가 39.5% 뛴 2022년에도 90.21%로 0.29%p만 올랐고, 유가가 내린 2024년과 2025년에 오히려 96%대로 갔습니다. 정유사의 원가율은 유가가 아니라 정제 마진이 정합니다. 그 원가율이 올해 1분기 83.79%로 내려왔습니다. 다섯 해 중 가장 낮습니다. 1분기 석 달 영업이익이 작년 한 해의 5.2배입니다. SK이노베이션도 같습니다. 원가율 94.65%에서 86.78%로, 1분기 영업이익 2조 1,622억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가르지 못했습니다. 하나는 이 이익 중 수출이 얼마이고 내수가 얼마인지입니다. 공시에 없습니다. 정유사는 생산량의 절반 안팎을 수출한다고 알려져 있고, 수출 가격은 묶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보전하는 손실 정산액이 이 장부에 얼마나 잡혀 있는지입니다. 이것도 공시에 없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정유사별 신청액, 회계법인 심사액, 최종 보전액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저는 공개되지 않은 숫자를 추정하지 않습니다. 공개된 숫자만 놓으면 이렇습니다. 손실을 보전받는 회사가 상반기에 14조 7,906억을 벌었습니다.

정유 4사 상반기 영업이익 비교 차트
정유 4사 상반기 영업이익 · 2025년 상반기 vs 2026년 상반기 · 금융감독원 공시(보도 인용) · S-OIL은 자체 DB로 검산
정유공장 출하장에 줄지어 선 탱크로리
정유공장 출하장. 공급가는 묶였고 탱크로리는 줄을 섭니다. 이 물량의 손실은 사후에 정산됩니다. 사진은 특정 회사가 아닙니다.

그러면 5조 6,000억은 누구 돈입니까?

세금입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으로 추가경정예산 목적예비비 5조 중 4조 2,000억을 올해 1~3분기분으로 편성했습니다. 4분기분 1조 4,000억은 내년 예산안에 넣었습니다. 합쳐 5조 6,000억입니다. 주민등록 인구를 5,100만 명으로 놓으면 한 사람당 약 11만 원입니다. 차가 없는 사람도, 제 딸도 냅니다.

이 돈이 산 것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p 낮췄다고 했습니다. 제 DB의 한국은행 물가지수로 다시 세면 7월 상승률은 2.79%, 8월은 3.09%입니다. 정부 발표와 같습니다. 다만 0.3%p라는 효과의 계산 근거는 공개되지 않아 제가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입법조사처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판매량을 반영한 소비자 절감액과 정부 보전액을 견준 비용 효과 분석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여기에 유류세 인하가 따로 있습니다. 휘발유 15%, 경유 25%를 깎아 주는 조치를 11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했습니다. 이건 나가는 돈이 아니라 안 들어오는 돈이라 예산안에 줄로 잡히지 않습니다. 보이는 5조 6,000억 뒤에 보이지 않는 세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저는 그 액수를 찾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는 인정합니다. 3월 23일 두바이유가 배럴당 170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을 때, 이 제도가 주유소 앞의 충격을 줄인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은 통제하지 않았고 휘발유가 갤런당 4달러를 넘었습니다. 비상시에 가격을 묶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배급의 논리이고, 배급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제 불만은 3월이 아니라 9월에 있습니다. 6월 중순부터 8월 20일까지 두바이유 평균이 77.8달러로 내려왔을 때 제도를 접지 않았고, 6월 말에는 오히려 150원을 더 내렸습니다. 그때부터 이 제도는 비상 조치가 아니라 물가 대책이 됐습니다.

가격을 누르면 무엇이 사라집니까?

절약이 사라집니다. 한국석유공사의 상반기 석유 수급 통계입니다.

제품 상반기 소비량 전년 대비 가격
휘발유 4,650만 8천 배럴 +1.3% 묶임(3월 13일~)
나프타 1억 9,810만 배럴 −8.2% 시장 가격
LPG — −5.8% 시장 가격
석유제품 전체 4억 387만 배럴 −11.5% —

가격이 묶인 휘발유만 늘었습니다. 상반기 4,650만 8천 배럴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가격이 시장에 맡겨진 나프타는 8.2%, LPG는 5.8% 줄었고 석유제품 전체는 11.5% 줄었습니다. 전쟁으로 원유가 귀해진 해에 휘발유만 더 썼습니다. 석유공사는 휘발유·하이브리드 차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고, 정부는 제도 시행 뒤인 3월 중순부터 8월까지만 보면 휘발유가 2.1% 줄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두 숫자가 다 맞을 수 있습니다. 1~2월에 많이 늘었고 3월 이후 조금 줄었으면 상반기 합계는 늘어납니다.

그래도 비교는 남습니다. 같은 기간 석유 소비 전체는 5.6% 줄었습니다. 묶인 것은 2.1%, 안 묶인 것은 5.6%입니다. 가격이 정보라는 말은 이런 뜻입니다. 두바이유가 128달러라는 사실을 휘발유를 넣는 사람은 모릅니다. 주유소 가격판은 5월 셋째 주부터 18주 연속 내렸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동안 국내 기름값만 내린 나라에서 운전자가 기름을 아낄 이유는 없습니다. 정부도 이걸 알아서 4월 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했습니다. 7월 1일에 끝냈습니다. 가격을 묶고 나면 가격 대신 행정으로 수요를 눌러야 합니다. 그게 더 비쌉니다.

2022년에도 가격을 눌렀습니다 — 전기요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같은 계산을 4년 전에 했습니다. 브렌트 연평균이 2021년 70.95달러에서 2022년 98.97달러로 39.5% 올랐습니다. LNG는 더 올랐습니다. 전기요금은 정부가 정하고, 그 해 요금은 원가를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한국전력의 장부입니다.

연도 매출 원가율 영업이익
2021 60.58조 104.93% −5조 8,601억
2022 71.26조 141.60% −32조 6,552억
2023 88.22조 101.68% −4조 5,416억
2024 93.40조 87.76% +8조 3,647억
2025 97.43조 82.83% +13조 4,906억

2022년 원가율 141.60%. 100원어치 전기를 팔아 141원 60전이 나갔습니다. 영업손실 32조 6,552억입니다. 그 청구서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23년부터 요금이 올랐고 2025년 원가율은 82.83%, 영업이익 13조 4,906억입니다. 2022년에 안 낸 전기요금을 2024년과 2025년에 냈습니다. 한국전력의 부채는 205조가 넘게 남아 있습니다. 가격을 눌러서 없어진 돈은 없습니다. 낼 사람과 낼 해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번은 방식이 다릅니다. 2022년에는 공기업 장부에 손실을 쌓았고, 2026년에는 민간 정유사에 세금으로 정산합니다. 첫 번째 방식은 청구서가 3년 뒤 요금으로 왔고, 두 번째 방식은 청구서가 올해 예산과 내년 예산으로 옵니다. 누가 집권했든 저는 같은 잣대로 셉니다. 둘 다 가격을 지웠고, 둘 다 돈은 안 지워졌습니다.

그래서 유가는 우리 원가율에 언제 들어옵니까?

2022년 장부로 셌습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과 매출원가가 다 있는 비금융 상장사 1,671곳입니다. 유가가 39.5% 오른 해에 원가율 중앙값은 80.56%에서 81.33%로 0.32%p 올랐습니다. 오른 회사가 54.2%입니다. 상장사 전체로 보면 유가는 원가율에 크게 안 들어옵니다. 업종으로 가르면 다릅니다.

업종(중분류) 회사 수 원가율 변화 2021→2022 오른 회사
전기·가스·증기 13곳 +3.11%p 92%
종합 건설 36곳 +2.99%p 81%
1차 금속 65곳 +1.66%p 68%
화학 127곳 +1.29%p 61%
식료품 60곳 +1.19%p 80%
전체 중앙값 1,671곳 +0.32%p 54%
정유(S-OIL) 1곳 +0.29%p —
자동차·부품 87곳 −0.61%p 36%
조선·기타 운송장비 20곳 −2.46%p 20%

전기·가스가 3.11%p로 가장 컸습니다. 13곳 중 12곳이 올랐습니다. 요금을 정부가 정하는 업종입니다. 종합 건설 2.99%p, 1차 금속 1.66%p, 화학 1.29%p, 식료품 1.19%p입니다. 유가가 원재료와 물류비로 들어오는 업종들입니다. 오른 회사가 열에 여섯에서 여덟입니다. 반대로 정유는 0.29%p뿐입니다. 정유사에 유가는 원가가 아니라 매출입니다. 오른 값을 다음 회사에 넘깁니다.

한 가지 더 셌습니다. 2023년 브렌트가 17.0% 내렸을 때 원가율 중앙값은 0.02%p 올랐습니다. 오른 회사 50.1%. 유가가 올린 원가율은 유가가 내린 해에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원재료 값은 오를 때는 빨리 들어오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나갑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도 그랬습니다. 경유값이 오르면 운송사 청구서가 다음 달에 왔고, 내리면 반년 뒤에 협상을 해야 겨우 내려갔습니다.

2022년 업종별 원가율 변화 차트
같은 회사 1,671곳의 원가율 변화(2021→2022) · 업종 중앙값 · 브렌트 연평균 70.95 → 98.97달러

이 계산을 지금에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싱가포르 기준 경유 원가 2,011원과 최고가격 1,773원의 차이 238원은 지금 어느 회사의 원가율에도 없습니다. 화물차의 원가율에도, 건설사의 원가율에도, 식품회사의 물류비에도 없습니다. 5조 6,000억 안에 있습니다. 제도가 끝나는 날, 그 238원은 2022년 전기요금처럼 천천히 오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옵니다. 운수·건설 원가율은 그날 아침에 바뀝니다. 정부가 출구 전략을 못 찾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미룬 청구서는 미룰수록 한 장이 두꺼워집니다.

그러면 무엇이 덜 나빴겠습니까. 저는 현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5조 6,000억을 정유사 정산이 아니라 생계형 운전자와 화물 기사에게 리터당이 아니라 사람당으로 줬다면, 가격판은 128달러를 그대로 보여 줬을 것이고 기름을 아낄 사람은 아꼈을 것입니다. 보조금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줄 거면 가격을 건드리지 않는 쪽이 시장을 덜 망가뜨립니다. 일률 인하 대신 생계형 운전자에게 선별 지원을 하라는 말은 서울경제 사설이 저보다 먼저 썼습니다.

밤의 화물차 휴게소에 줄지어 선 트럭
밤의 고속도로 화물차 휴게소. 경유 238원이 들어올 자리입니다. 지금은 잠들어 있습니다. 사진은 특정 회사가 아닙니다.

세어보지 못한 것

미국 선물은 싱가포르 현물이 아닙니다. 수준이 다르고 방향만 같습니다. 그래서 국내 원가는 보도된 싱가포르 계산을 그대로 옮겼고 제가 재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정유 4사 중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비상장이라 제 DB에 없어 공시를 인용한 보도에 기댔습니다. S-OIL 한 곳만 검산했습니다. 4사 이익에서 수출과 내수를 가르지 못했고, 손실 정산액이 장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모릅니다. 2022년 업종 비교는 연간 값이라 분기 단위 시차는 못 봤습니다. 유류세 인하로 덜 걷힌 세수는 찾지 못했습니다. 인구 5,100만은 어림수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가격을 묶으면 가격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정보가 사라집니다. 돈은 정유사 장부와 예산안과 3년 뒤 요금 고지서 사이를 옮겨 다닐 뿐입니다. 저는 12년 동안 청구서가 늦게 오는 걸 좋은 소식으로 착각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늦게 온 청구서치고 얇은 것을 본 적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석유 최고가격제는 주유소 판매가를 묶는 건가요?

아닙니다.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에 파는 공급가의 상한입니다.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10차, 9월 19일~10월 16일). 주유소 판매가는 그 위에 유통 마진이 붙어 9월 셋째 주 휘발유 1,858.6원이었습니다.

정유사 손실은 누가 메우나요?

정부가 사후 정산으로 보전합니다. 올해 추경 목적예비비 4조 2,000억(1~3분기)에 내년 예산안 1조 4,000억(4분기)을 더해 5조 6,000억입니다. 정유사별 신청액과 최종 보전액, 산정 기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기름값이 묶여 있으면 원가율에는 영향이 없나요?

지금은 없습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싱가포르 도매가 기준 경유 원가 2,011원과 최고가 1,773원의 차이 238원은 어느 회사 원가율에도 없고 세금 5.6조 안에 있습니다. 제도가 끝나는 날 운수·건설 원가율로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최종 수정 2026년 9월 20일 · 자료 기준 10차 석유 최고가격(2026년 9월 18일 산업통상부), 정유 4사 상반기 실적(금융감독원 공시·2026년 8월 24일 보도), 미국 선물·원/달러 2026년 9월 18일 종가, 한국전력·S-OIL 사업보고서, 석유공사 상반기 석유 수급 동향.

세어본 조건
표본
정유 4사 2026년 상반기 연결 실적(금감원 공시) · NYMEX 휘발유·경유 선물과 브렌트, 원/달러(2026-06-30 → 09-18) · 비금융 상장사 1,671곳 원가율(FY2021~2023)
제외
미국 선물은 싱가포르 현물이 아님(방향만 같음) · 4사 이익의 수출·내수 구분과 손실 정산 반영액은 공시에 없음
검산
S-OIL 1분기 사업보고서 1조 2,311억 + 보도 2분기 9,650억 = 공시 상반기 2조 1,961억(오차 0) · 매출−원가−판관비=영업이익 오차 0 · CPI 7월 2.79%·8월 3.09% 재현
출처
산업통상부 10차 최고가격(09.18) · 금융감독원 공시(보도 08.24) · 에너지경제 오피넷 환산(09.14) · 한국석유공사 상반기 수급 · DART → 자체 DB · FRED
강해준 필명

부산 출신. 부품사 재무팀 12년. 지금은 데이터 일과 이 블로그. 주 3회 10km를 달리고 55분 밑으로는 못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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