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어제 낸 9월 물가 자료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통해 상승률을 0.6%p 완화했으며, 해당 조치가 없었을 경우 9월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표된 숫자는 2.9%입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을 두 번 읽었습니다. 정부가 스스로 3.5%라고 적어 준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셌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그 0.6%p를 거꾸로 풉니다. 먼저 답을 적습니다. 석유류 물가의 비중으로 되돌리면, 9월 석유류는 14.8%가 아니라 약 30.7% 올랐어야 합니다. 리터로 옮기면 휘발유 약 263원, 경유 약 244원입니다. 그 돈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물가 통계에서 국가 장부로 자리를 옮겼고, 청구서는 아직 한 번도 오지 않았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기간은 언제까지입니까?
지금 적용되는 것은 10차 가격입니다. 산업통상부가 9월 18일 낸 참고자료에 따르면 9월 19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됩니다. 날짜로 세면 10월 16일까지입니다.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9차와 같습니다. 6월에 한 번 내린 뒤 세 번 연속 동결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시행 | 2026년 3월 13일(1997년 석유 가격 자유화 뒤 처음) |
| 묶는 가격 |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 · 주유소 판매가는 아님 |
| 1차 상한 | 휘발유 1,724원 · 경유 1,713원 · 등유 1,320원 |
| 10차 상한 | 휘발유 1,784원 · 경유 1,773원 · 등유 1,380원 |
| 10차 적용 | 9월 19일 0시부터 4주(10월 16일까지) |
| 손실 보전 | 정유사 손실을 재정으로 분기별 정산(회계법인 심사) |
한 가지를 짚고 갑니다. 이 상한은 주유소 간판 가격이 아닙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파는 값의 상한입니다. 그래서 9월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휘발유 1,850원대, 경유 1,840원대로 상한보다 높습니다. 처음엔 2주마다 다시 정했고 지금은 4주 단위입니다. 다음 가격은 10월 17일 0시 적용분입니다. 10차는 적용 하루 전 저녁에 발표됐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는 무엇이 적혀 있습니까?
국가데이터처가 10월 2일 낸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입니다. 작년 9월 117.06으로 나누면 2.88%, 반올림해 2.9%입니다. 발표 숫자와 맞습니다. 항목별로는 이렇습니다.
| 항목 | 작년 9월 대비 |
|---|---|
| 소비자물가 전체 | +2.9% |
| 석유류 | +14.8% |
| 경유 | +20.0% |
| 등유 | +19.5% |
| 휘발유 | +11.8% |
| 농축수산물 | −0.3% |
| 농산물 | −4.0% |
| 가공식품 | +2.1% |
| 컴퓨터 | +27.4% |
| 농산물·석유류 제외 | +2.7% |
| 식료품·에너지 제외 | +2.8% |
2.9%를 끌어내린 건 과일입니다. 사과·배 작황이 좋았고 추석 할인 지원이 겹쳐 과실이 10.9% 내렸습니다. 끌어올린 건 기름입니다. 석유류 14.8%가 전체 물가를 0.56%p 올렸습니다. 1년 전보다 기름은 15% 가까이 비싸졌는데, 정부는 이것도 눌러 놓은 값이라고 말합니다.

8월의 3.1%가 9월에 2.9%로 내려왔으니 물가가 잡혀 간다고 읽기 쉽습니다. 한국은행은 다르게 읽었습니다. 8월에는 작년 통신요금 할인의 기저효과가 끼어 있었고, 그걸 빼면 8월은 2.5% 수준이라 9월 오름세는 오히려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10월도 3% 내외를 예상했습니다.

정부는 0.6%p를 어떻게 계산했습니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번 발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산업통상부 9월 18일 자료는 3~8월 평균 0.6%p라고 적었고, 8월에는 0.5%p라고 했습니다. 세 문서 모두 결과만 있고 셈이 없습니다. 그래서 문서에 있는 숫자만으로 되돌려 봤습니다.
재료는 둘입니다. 석유류 상승률 14.8%, 석유류가 전체 물가에 기여한 0.56%p. 0.56을 14.8로 나누면 0.0378입니다. 석유류 값이 1년 전보다 1% 오를 때마다 전체 물가가 0.0378%p 오른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실효 비중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정부 말대로 0.6%p가 더 올랐어야 한다면, 0.6을 0.0378로 나눈 15.86%p만큼 석유류가 더 올랐어야 합니다. 14.8%에 더하면 약 30.7%입니다.
정부의 0.6은 반올림한 값입니다. 0.55에서 0.65 사이라고 놓으면 석유류가 더 올랐어야 할 몫은 14.5~17.2%p입니다. 리터로 옮겨 봤습니다. 휘발유 1,850원대가 11.8% 오른 값이라면 1년 전은 약 1,659원이고, 그 15.86%는 약 263원입니다. 경유는 1년 전 약 1,538원에서 약 244원입니다. 제도가 없었다면 9월 주유소 휘발유는 2,100원대였을 거라는 게 정부 숫자를 풀어 놓은 모양입니다.

이 역산은 석유류 안의 휘발유·경유·등유가 같은 비율로 더 올랐을 거라고 가정합니다. 정부가 품목마다 다르게 놓았다면 리터 숫자는 달라집니다. 그래도 석유류 전체로 30% 안팎이라는 자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국제 가격으로 따로 대 보면 맞습니까?
정부 숫자를 정부 숫자로만 확인하면 반쪽입니다. 그래서 바깥 가격을 하나 댔습니다. 뉴욕 선물시장의 휘발유(RBOB)와 경유(ULSD) 9월 평균을 그달 원/달러 평균으로 곱해 리터당 원으로 바꿨습니다. 국내 기름값의 기준인 싱가포르 현물 가격이 아니라서 방향과 크기만 보는 용도입니다.
| 휘발유 | 경유 | |
|---|---|---|
| 작년 9월 선물(원/L) | 736원 | 861원 |
| 올해 9월 선물(원/L) | 1,211원 | 1,750원 |
| 오른 몫 + 부가세 10% | 523원 | 978원 |
| 주유소 판매가 실제 오른 몫 | 196원 | 307원 |
| 차이(눌린 몫 추정) | 327원 | 671원 |
| 정부 0.6%p 역산 | 263원 | 244원 |
휘발유는 비슷한 자리에 떨어집니다. 바깥 가격으로는 327원, 정부 숫자 역산으로는 263원입니다. 경유는 크게 어긋납니다. 바깥 가격으로는 671원인데 역산은 244원입니다. 국제 경유 값이 1년 사이 두 배 넘게 뛰었는데 주유소 경유는 20% 올랐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자료로 가를 수 없습니다. 뉴욕과 싱가포르의 경유 값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고, 유류세 인하 폭, 정유사 재고가 들어온 시점, 유통 마진도 이 셈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0.6%p가 부풀린 숫자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경유만 놓고 보면 오히려 작게 잡혔을 수 있습니다.
상한은 왜 4주째 그대로입니까?
산업통상부 자료가 직접 적었습니다. 8월 넷째 주부터 9월 16일까지 두바이유는 배럴당 92.3달러에서 128.0달러로, 국제 경유는 154달러에서 201달러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상한은 그대로였습니다. 정부가 든 이유는 추석 물가와 환율입니다. 3월 넷째 주 1,50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9월 셋째 주 1,358원으로 9.8% 내렸다는 겁니다.

환율이 10% 내리는 동안 국제 제품가는 30% 올랐습니다. 환율로는 3분의 1도 메워지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상한과 시장 가격 사이에 생긴 틈이고, 그 틈은 정유사 장부에 손실로 쌓입니다.
가격이 하는 일은 신호입니다. 비싸지면 덜 쓰고, 다른 길을 찾고, 들여오는 쪽은 더 들여옵니다. 같은 자료에 흥미로운 줄이 하나 있습니다. 3월 중순부터 8월까지 주유소 판매량이 작년보다 휘발유 2.1%, 경유 8.4% 줄었습니다. 8월만 보면 휘발유 1.2%, 경유 8.8% 감소입니다. 상한이 있어도 기름값은 작년보다 12~20% 올랐으니 신호가 절반쯤은 건너간 셈입니다. 경기가 식어서 줄었을 수도 있어 원인을 하나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0.6%p는 누가 냅니까?
정유사가 상한 때문에 못 받은 돈은 재정이 분기마다 정산해 줍니다. 공인 회계법인이 심사하고 정산위원회가 검증하는 구조입니다. 올해 예비비로 6개월분 4조 2천억 원대를, 내년 예산안에 1조 4천억 원을 잡았다고 보도됐습니다. 4조 2천억 원을 6으로 나누면 한 달 약 7,000억 원입니다.
그런데 9월 18일 보도 기준으로 손실 보전은 아직 한 번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안에 첫 정산을 하겠다는 계획만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통계에서 빠진 0.6%p가 아직 어느 장부에도 숫자로 찍히지 않은 셈입니다. 지난 9월 20일 같은 제도를 다룬 글에서 저는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세금을 놓고 이 청구서가 누구에게 가는지 셌습니다. 그 질문은 그대로이고, 이번엔 액수의 윤곽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한국경제는 10월 2일 사설에서 물가 상승의 청구서가 소비자에게서 재정으로 옮겨 갔을 뿐이라고 썼습니다. 저도 같은 문장을 쓰려다 숫자를 하나 덧붙입니다. 재정은 납세자이고, 납세자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그 사람들입니다. 다만 기름을 많이 넣는 사람과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같지는 않습니다. 이 제도는 그 둘 사이로 돈을 옮깁니다.
그래서 우리 원가율에는 언제 들어옵니까?
부품사 재무팀에 있을 때 물류비 계약에는 유가 연동 조항이 있었습니다. 경유 값이 일정 폭 넘게 움직이면 다음 분기 운반 단가가 따라 움직였습니다. 지금 운송비는 상한이 붙잡아 둔 경유 값 위에 서 있습니다. 상한이 풀리는 달, 눌려 있던 몫이 한꺼번에 운반 단가로 들어옵니다. 바깥 가격으로 잰 경유의 틈이 리터당 600원대라면, 그 달의 충격은 정부 숫자보다 클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금리입니다. 한국은행 물가 목표는 2%입니다. 발표 숫자 2.9%도 목표 위지만 정부 스스로 계산한 3.5%는 더 위입니다. 기준금리는 7월과 8월 연달아 올라 3.0%이고, 8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6%까지 올라왔습니다. 금리를 정하는 쪽이 2.9%를 보느냐 3.5%를 보느냐에 따라 이자 비용이 달라지고, 이자 비용은 원가율 바로 아래 줄에 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정부가 3.5%를 숨기지 않고 적어 준 것은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숫자 덕분에 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3.5%를 어떻게 셌는지는 적어 주지 않았습니다. 0.6%p를 자랑할 때도, 언젠가 상한을 풀며 물가가 튀는 달에도, 같은 셈법을 공개해야 그 숫자를 믿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정보입니다. 상한은 그 정보를 지우는 게 아니라 다른 장부로 옮겨 적습니다. 주유소 간판에서 지운 263원은 예비비 항목에 적히고, 언젠가 정산서에 적힙니다. 물가 통계는 깨끗해지고 국가 장부는 무거워집니다. 어느 쪽이 덜 비싼지는 상한이 풀리는 달에 다시 세어 보겠습니다.
2.9%와 3.5% 사이에 0.6%p가 있습니다. 거꾸로 풀면 리터당 250원 안팎이고, 경유는 그보다 클 수 있습니다. 이 돈은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아직 청구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저는 그 청구서를 받는 날까지 이 숫자를 들고 있겠습니다. 영수증을 오래 들고 있는 건 재무팀 버릇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석유 최고가격제 10차 기간은 언제까지입니까?
산업통상부 9월 18일 자료에 따르면 10차 최고가격은 9월 19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됩니다. 10월 16일까지입니다. 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9차와 같습니다. 그다음 가격은 10월 17일 0시 적용분으로, 10차는 적용 하루 전 저녁에 발표됐습니다.
정부가 말한 물가 0.6%p 억제는 무슨 뜻입니까?
재정경제부는 10월 2일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9%가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3.5%였을 거라고 추정했습니다. 계산법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석유류 기여도 0.56%p와 상승률 14.8%로 거꾸로 풀면, 석유류가 14.8%가 아니라 약 30.7% 올랐어야 나오는 숫자입니다.
최고가격제면 주유소 가격도 정해져 있습니까?
아닙니다. 상한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가에 걸려 있고 주유소 판매가는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9월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휘발유 리터당 1,850원대, 경유 1,840원대로 보도됐습니다. 상한보다 높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