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법 6조 4항은 한 문장입니다. 기한 안에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그 사람을 임명할 수 있다. 10월 14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저는 이 문장부터 다시 읽었습니다. 청문회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못 하는지가 이 한 줄에 다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적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보고서를 채택하든 안 하든, 부적격이라고 적든 적격이라고 적든, 대통령은 늦어도 11월 2일부터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번 정부만의 사정이 아니라 법이 그렇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중수청장에게까지 넓힌 건 8월 26일 본회의였고, 찬성 210표 가운데 54표가 국민의힘 표였습니다.

김지용 청문회는 언제 열리고, 무엇을 묻습니까?
10월 14일 오전 10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입니다. 행안위는 10월 7일 전체회의에서 청문계획서를 여야 합의로 의결했습니다. 증인으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 참고인으로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변호사를 불렀습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임은정 광주중대범죄수사청장은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행안위에 들어온 자료 요구는 10월 6일 저녁까지 60개 기관, 1,511건이었습니다.
쟁점은 지명 직후부터 같았습니다. 검사장 시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는 점, 그리고 채널A 사건·최은순 씨 사건·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 같은 논란 사건과의 관련성입니다. 후보자 측은 관여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수사·기소에 반대했다고 밝혔고, 윤석열 정부에서 좌천됐다며 ‘친윤’ 꼬리표도 부인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청문회 기록으로 가려질 일이라 여기서 판정하지 않습니다.
눈여겨볼 건 반대하는 사람들의 자리입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0월 8일까지 일곱 번 SNS로 임명에 반대했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도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여당 쪽 반대가 야당 쪽 반대만큼 큽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4일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가 10월 1일 청문요청안을 재가했고, 요청안은 중수청이 문을 연 10월 2일 국회에 들어갔습니다. 제청에서 요청안 제출까지 25일이 걸렸습니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임명이 안 됩니까?
안 막힙니다. 인사청문회법 6조를 순서대로 읽으면 이렇습니다. 2항은 국회가 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안에 청문을 마치라고 합니다. 10월 2일 제출이니 기한은 10월 22일입니다. 3항은 그때까지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대통령이 그다음 날부터 10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다시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길게 잡으면 11월 1일입니다. 4항은 그 기한까지도 안 오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고 적습니다.
‘보고서 채택’이라는 말이 무거워 보이지만 실체는 단순합니다. 위원회가 청문 경과와 의견을 적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의결해 국회의장에게 내고, 의장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입니다(9조 2항·11조 2항). 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나란히 적을 수 있습니다. 부적격이라고 적힌 보고서가 가도 대통령은 임명할 수 있고, 보고서가 아예 안 가도 위 절차를 밟아 임명할 수 있습니다.
국회가 실제로 막을 수 있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감사원장·대법관처럼 헌법이 국회 동의를 요구하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는 본회의 표결에서 지면 임명할 수 없습니다. 중수청장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중수청법 7조 3항도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한다’고만 적었지 동의를 받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중수청장도 보고서 없이 임명할 수 있게 된 건 언제입니까?
한 달 전입니다. 원래 인사청문회법 6조 3항은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는 자리를 하나씩 이름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국무위원·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합참의장·한국은행 총재·특별감찰관 같은 식입니다. 3월에 만든 중수청법이 청장을 청문 대상으로 정했지만 이 목록엔 중수청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7월 29일 중수청장을 넣는 개정안을 냈고, 국회 운영위·법사위를 거쳐 8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9월 8일 공포되면서 조문은 ‘인사청문요청대상자’라는 말로 묶였습니다.
열린국회정보의 의원별 표결 기록으로 그날 표를 정당별로 세어봤습니다.
| 정당 | 찬성 | 반대 | 기권 |
|---|---|---|---|
| 더불어민주당 | 124 | 0 | 0 |
| 국민의힘 | 54 | 3 | 13 |
| 조국혁신당 | 10 | 0 | 0 |
| 무소속 | 6 | 0 | 0 |
| 진보당 | 3 | 0 | 0 |
|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 2 | 0 | 0 |
| 의원별 기록 없음(2026년 6월 재보궐 당선 의원 등) | 11 | 2 | 0 |
| 합계(재석 228 · 재적 299) | 210 | 5 | 13 |
열린국회정보의 의원별 표결 자료에는 2026년 6월 재보궐 당선 의원들의 9월 이전 표결이 빠져 있어, 공식 집계와의 차이(찬성 11·반대 2)는 따로 적었습니다. 개혁신당 3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반대한 의원은 임이자·최은석·최수진 세 명이었고, 13명은 기권했습니다. 54명은 찬성했습니다. 저는 이 찬성이 틀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장관과 경찰청장·검찰총장이 다 같은 절차를 따르는데 중수청장만 빼 두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합니다. 다만 이 표결을 하고 나서 김 후보자가 보고서 없이 임명될 때 ‘청문회 무시’라고만 말한다면 그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보고서가 대통령을 묶지 못하는 제도에 이 자리를 넣는 데 손을 든 쪽이 그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보고서 없이 임명된 사람은 몇 명입니까?
공식 통계는 국회도 정부도 내지 않습니다. 언론 집계를 인용합니다. 경향신문이 2024년 11월 5일 낸 집계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임명된 인사청문 대상자는 정부별로 이렇습니다.
| 정부 | 보고서 없이 임명 | 집계 기간 | 1년에 |
|---|---|---|---|
| 노무현 | 3명 | 국무위원 청문 도입(2005.7) 뒤 약 2.6년 | 약 1.2명 |
| 이명박 | 17명 | 5년 | 약 3.4명 |
| 박근혜 | 10명 | 약 4.0년 | 약 2.5명 |
| 문재인 | 23명 | 5년 | 약 4.6명 |
| 윤석열 | 29명 | 2024년 11월까지 약 2.5년 | 약 11.6명 |
1년 환산은 제가 한 것이고 집계 기간을 정권 기간으로 단순히 나눈 값이라 거칠게 읽어야 합니다. 청문 대상 자리 수가 해마다 늘었고(2005년 국무위원, 2008년 이후 방송·금융 위원장 등), 같은 문재인 정부도 2019년 9월 한국경제 집계로는 그 시점까지 장관급 22명이었습니다. 집계 기준이 매체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다섯 정부 모두 했고, 갈수록 많아졌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의 누적 숫자는 제가 믿을 만한 집계를 찾지 못해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보고서 없이 임명하면 청문회 무시’라는 말은 야당이 될 때마다 같은 사람들이 하고, 여당이 되면 같은 사람들이 그 길을 씁니다. 제가 정치인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이런 대목입니다. 말보다 같은 일에 같은 잣대를 대느냐입니다.
그러면 중수청장을 고르는 데 국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청문회 한 곳뿐입니다. 김 후보자가 오기까지의 단계를 세어보면 그게 더 분명해집니다.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국민 천거로 23명이 접수됐고, 심사에 동의하지 않은 12명을 빼고 11명이 심사 대상이 됐습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9월 4일 4명을 추천했습니다. 김관정·김지용·이윤제(검사 출신), 문홍주(판사 출신)입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9월 7일 그중 1명을 제청했습니다. 이 네 단계 어디에도 국회 몫은 없습니다.

추천위원회 구성을 읽으면 이유가 보입니다. 중수청법 9조는 추천위를 행정안전부에 두고, 9명 모두를 행안부 장관이 임명하거나 위촉하게 했습니다. 법무부 차관과 행안부 차관 2명, 장관이 고르는 ‘학식과 덕망이 있는 사람’ 3명, 그리고 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장·한국법학교수회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4명입니다. 위원장도 장관이 지명합니다. 의결은 재적 3분의 2, 즉 6명이라 정부 쪽 5명만으로는 안 되게 해 둔 점은 평가할 만합니다.
비교 대상이 있습니다. 2020년에 만든 공수처법 6조는 추천위원회를 국회에 두고, 7명 중 4명을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하게 했습니다(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의 교섭단체 2명, 그 밖의 교섭단체 2명). 공소청법 41조의 검찰총장 추천위는 중수청과 거의 같은 9명 구조인데 의결은 과반입니다. 같은 국회 다수가 6년 사이에 수사기관장 추천위를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공수처 때는 국회를 넣었고, 중수청 때는 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4일 청문회에서는 무엇을 봐야 합니까?
저는 이 자리의 무게가 중수청법 6조에 있다고 봅니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을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습니다. 장관과 개별 사건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이 청장 한 명이라는 뜻입니다. 임기 2년에 중임 불가(7조 4항)라 연임을 바라고 눈치 볼 이유는 줄였지만, 그 2년 동안 장관의 사건 지휘를 거절할 수 있느냐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양쪽이 묻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여당 강경파는 후보자가 충분히 개혁적인지 묻고, 국민의힘은 그를 비판해 온 임은정 청장을 증인석에 세우고 싶어 합니다. 둘 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청장인가’를 묻는 셈입니다. 정치인도 유인으로 움직입니다. 수사기관장 인사에서 정치권이 각자 자기 쪽 청장을 바라는 건 놀랄 일이 아닙니다. 놀랄 일은 그 유인을 막을 장치가 추천위에도 청문회에도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한동안 외부 감사인을 회사가 직접 골랐습니다. 감사받는 쪽이 감사인을 고르면 의견이 무뎌진다는 걸 다들 알았고, 그래서 2019년부터 주기적 지정제가 생겼습니다. 수사기관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14일에 제가 듣고 싶은 답은 하나입니다. ‘장관이 특정 사건을 두고 지휘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후보자가 무엇이라고 답하는지입니다. 그 답은 보고서가 채택되든 안 되든 회의록에 남습니다.
지난 10월 1일 글 중수청 출범 전날 정원의 66%에서 청장 없이 문을 연다고 적었습니다. 출범일부터 재송부 기한까지 세면 청장 없는 날은 길면 30일입니다. 기관이 비어 있는 30일보다, 그 뒤 2년을 누가 어떤 답을 들고 앉느냐가 더 오래 갑니다.

법 조문 세 개와 표결표 한 장을 읽고 나니, 청문회는 막는 자리가 아니라 남기는 자리라는 결론이 남았습니다. 남기는 것도 일입니다. 저는 그 회의록을 읽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일 테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김지용 후보자는 임명될 수 없습니까?
임명될 수 있습니다. 인사청문회법 6조에 따라 국회가 10월 22일까지 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 안에서 기한을 정해 다시 요청할 수 있고, 그때도 오지 않으면 보고서 없이 임명할 수 있습니다. 중수청장은 국회 동의 대상이 아닙니다.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은 무슨 뜻입니까?
위원회가 청문 경과와 의견을 적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의결해 국회의장에게 내는 것입니다. 적격·부적격 의견을 함께 적을 수 있고, 의장이 대통령에게 보냅니다. 어느 의견이든 대통령을 묶지는 않습니다.
김지용 청문회는 언제 열립니까?
2026년 10월 14일 오전 10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립니다. 행안위는 10월 7일 청문계획서를 의결했고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을 증인, 김예원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임은정 광주중수청장은 증인에서 빠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