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과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13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1주일 전 국무회의에 중대범죄수사청장·공소청장·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나란히 앉은 것을 두고 ‘수사 독립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오자 직접 반박했습니다. 같은 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기근 국무조정실장도 “국무회의 규정상 합법적으로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중앙일보·뉴스핌, 10월 13일).
저는 대통령이 든 조문과 국무조정실장이 든 규정을 찾아 나란히 놓고 읽어봤습니다. 결론부터 적겠습니다. 합법이라는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근거로 든 조문은 ‘청장을 회의에 앉혀도 되는가’가 아니라 ‘청장을 지휘해도 되는가’에 대한 조문입니다. 앉혀도 된다는 근거는 따로 있고, 그 문구는 올해 7월 7일에야 조문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문구는 매주 쓰라고 만든 칸이 아니라 ‘필요하면’ 쓰라고 만든 단서입니다.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한 번에 생긴 일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지시가 먼저 있었고, 첫 참석이 있었고, 조문이 바뀌었고, 기관이 새로 생겼습니다. 날짜순으로 적습니다.
| 날짜 | 일 | 비고 |
|---|---|---|
| 2025-12-30 | 대통령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도 다 참여하라” | 국무회의 발언 |
| 2026-01-20 | 검찰총장·경찰청장 직무대행 첫 참석 | 근거: ‘중요직위에 있는 공무원’ |
| 2026-07-07 | 국무회의 규정 8조 전문개정 | ‘청의 장’이 조문에 들어감 |
| 2026-10-02 | 검찰청 폐지 ·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 공소청법·중수청법 시행 |
| 2026-10-06 | 공소청·중수청·경찰청 직무대행 함께 참석 | 제43회 국무회의 · 오찬 |
| 2026-10-13 | 대통령 “정부조직법과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 | 같은 날 국조실장 “규정상 합법” |
10월 6일은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뒤 처음 열린 국무회의였습니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네 편 내 편, 여야 가릴 것 없이”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했고, 회의가 끝난 뒤 세 직무대행과 오찬을 함께 했다고 보도됐습니다(동아일보, 10월 7일). 중수청 출범 상황은 출범 전날 쓴 글에, 초대 청장 후보자 청문 절차는 10월 11일 글에 적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수사기관 길들이기”라고 했습니다. 공소청 안에서도 “과거 정식 검찰총장들은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뉴시스, 10월 6일). 그래서 대통령이 조문을 들고 나왔습니다.
국무회의 참석대상은 누가 정합니까?
국무회의에 앉는 사람은 세 부류입니다. 조문마다 누구를 어떻게 앉히는지가 다릅니다.
| 조문 | 내용 | 뜻 |
|---|---|---|
| 헌법 88조 2항 |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 | 구성원 |
| 정부조직법 13조 1항 | 국무조정실장·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식약처장·국가데이터처장·지식재산처장은 필요한 경우 출석해 발언할 수 있다 | 법률이 준 출석권 · 청장은 없음 |
| 국무회의 규정 8조 1항 본문 | 비서실장 등 3명 · 국조실장 등 10명 · 서울시장 등 4명이 배석한다 | 당연 배석 17명 |
| 국무회의 규정 8조 1항 단서 |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및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 | 청장 16명의 자리 |
구성원은 헌법이 정합니다. 대통령, 국무총리, 그리고 국무위원입니다. 지금 행정각부는 재정경제부부터 중소벤처기업부까지 19곳이니 장관 19명이 국무위원입니다. 이들이 헌법 89조가 적은 17개 사항을 심의합니다.
법률이 출석권을 준 공무원도 있습니다. 정부조직법 13조는 국무조정실장과 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 같은 처장 여섯을 적었습니다. 청장은 이 목록에 없습니다. 법률이 청장에게 국무회의에 나올 권리를 준 적은 없다는 뜻입니다.
나머지는 대통령령인 국무회의 규정이 정합니다. 8조 1항 본문의 당연 배석자는 세어 보니 17명입니다. 그리고 단서가 있습니다.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을 배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부조직법이 각 부 아래 둔 청은 국세청부터 해양경찰청까지 16곳입니다. 그중 사람을 수사하거나 재판에 넘기는 곳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경찰청·해양경찰청 네 곳입니다.

대통령이 든 정부조직법 조문은 무엇을 말합니까?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세 조문을 들었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은 부·처·청이라는 조문, 대통령이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는 조문,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는 조문입니다. 보도에 적힌 조 번호는 매체마다 2조·5조, 12조로 엇갈리는데, 현행 정부조직법에서 그 내용은 2조 2항, 11조 1항, 18조 1항에 있습니다.
세 조문은 모두 맞는 말입니다. 공소청도 중수청도 청이고, 청장은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습니다. 다만 이 조문들은 국무회의에 누가 앉는지를 정하지 않습니다. 국무회의 자리는 헌법 88조와 정부조직법 13조, 국무회의 규정 8조가 정합니다. 지휘·감독을 받는 사람이라고 회의에 앉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정부조직법이 감독하는 모든 기관장이 국무회의에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읽은 11조 1항에는 한 구절이 더 있습니다. 대통령은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합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에 대해 그 ‘법령’은 지휘의 통로를 따로 좁혀 놨습니다. 그 얘기는 아래에서 하겠습니다.
7월 7일 국무회의 규정에서 무엇이 바뀌었습니까?
국무조정실장이 든 ‘규정상 합법’의 근거가 이 조문입니다. 그런데 연혁을 보면 지금의 문구는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 항목 | 개정 전 | 2026년 7월 7일 개정 뒤 |
|---|---|---|
| 단서의 대상 | 중요직위에 있는 공무원 |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 및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 |
| 배석자 발언 | 규정 없음 | 의장이 인정하면 국무에 관하여 발언(2항 신설) |
| 개정이유에 적힌 것 | — | 국가데이터처장·지식재산처장 배석, 지방 대표 배석, 배석자 발언 근거 |
| 개정이유에 없는 것 | — | 청의 장 추가 |
대통령이 ‘청도 다 참여하라’고 한 것은 2025년 12월 30일이고,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처음 앉은 것은 2026년 1월 20일입니다. 그때 단서의 대상은 ‘중요직위에 있는 공무원’뿐이었습니다. 검찰총장이 중요한 자리인 것은 맞으니 그때도 불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청의 장’이라는 이름이 조문에 붙은 것은 반년 뒤인 7월 7일 전문개정 때입니다. 공포문에는 대통령의 서명이 있습니다.
눈에 걸린 것은 개정이유입니다. 법제처가 낸 개정이유는 세 가지를 적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장과 지식재산처장의 배석 근거, 지방정부 대표의 배석, 배석자의 발언 근거입니다. 청장을 단서에 넣은 일은 한 줄도 없습니다. 바뀐 문장 중 지금 가장 논란이 되는 문장이 설명 없이 들어간 셈입니다. 저는 이것을 숨긴 것으로 읽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회 의결을 거치지 않는 대통령령이라, 이유를 적지 않으면 아무도 묻지 않고 지나갑니다.

법은 수사기관과 정권 사이에 무엇을 세워 뒀습니까?
10월 2일 시행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에는 같은 모양의 문장이 있습니다.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기관장 한 사람만 지휘·감독한다는 문장입니다.
| 조문 | 내용 |
|---|---|
| 공소청법 5조 | 검사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중립을 지켜야 한다 |
| 공소청법 9조 | 법무부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
| 중수청법 6조 | 행정안전부장관은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직원을 지휘·감독한다. 다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한다 |
| 공소청법 8조 | 검사는 구체적 사건의 지휘·감독에 이견이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
| 헌법 89조 16호 | 검찰총장의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
이 문장은 옛 검찰청법 8조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장관이 총장을 건너뛰어 개별 검사에게 사건을 지시하지 못하게 하고, 지시가 있었다면 총장이라는 한 사람에게 흔적이 남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통로를 하나로 좁혀야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문들이 막는 것은 장관과 검사 사이의 길입니다. 대통령과 총장이 같은 방에 앉는 것을 막는 조문은 없습니다. 국무회의 테이블에는 대통령,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공소청장·중수청장·경찰청장이 같은 시각에 앉습니다. 규정상 정례 국무회의는 매주 1회입니다(국무회의 규정 2조 2항). 조문이 한 줄로 좁혀 놓은 통로 옆에 매주 열리는 넓은 방이 하나 생겼습니다.
헌법 89조 16호도 같이 읽을 만합니다. 검찰총장의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공소청법 6조는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한다고 해서 이 헌법 조항을 이어받았습니다. 총장을 임명하는 회의에 그 총장이 매주 배석하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먼저 대통령 쪽이 맞는 대목입니다. 불법은 아닙니다. 일부에서 나온 ‘위헌’이라는 말도 조문으로는 받기 어렵습니다. 헌법은 국무회의 구성원을 정했을 뿐 배석을 금하지 않았고, 배석은 대통령령에 근거가 있습니다. ‘국정 방향을 공유한다’는 목적도 그 자체로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 점은 그쪽이 맞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와 ‘해야 한다’는 다릅니다. 단서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라고 적었습니다. 예외를 위한 문구입니다. 그것을 매주 쓰면 예외가 본문이 됩니다. 그리고 공유가 목적이라면 통로는 이미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장관이 듣고 기관장에게 일반적인 방향을 전하는 것이 공소청법 9조와 중수청법 6조가 그려 놓은 길입니다. 그 길을 두고 기관장을 직접 방에 들이는 이유를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늘 세는 것은 보이지 않는 쪽입니다. 국무회의에 앉은 수사기관장이 받는 압력은 장부에 남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사건 얘기를 한 번도 꺼내지 않아도 그렇습니다. 매주 같은 방에서 정권의 국정 방향을 듣는 사람이 그 정권의 사람을 수사할지 말지 정하는 날, 그 결정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는 누구도 세지 못합니다. 수사하지 않은 사건은 통계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의 ‘길들이기’ 주장도 의도를 단정하는 말이라 저는 그대로 받지 않습니다. 의도는 증명이 안 됩니다. 증명되는 것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구조는 다음 정부에도 그대로 남습니다. 오늘 이 규정을 ‘당연하다’고 한 쪽은 언젠가 반대편 대통령이 같은 단서로 공소청장을 매주 앉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규칙은 사람이 아니라 다음 사람을 보고 써야 합니다.
고칠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국무회의 규정 8조 1항 단서에 ‘수사·공소를 담당하는 청의 장은 그 소관 법령안을 심의할 때에 한한다’ 같은 한 줄을 넣으면 됩니다. 대통령령이라 국회를 거칠 필요도 없습니다. 7월 7일에 한 줄을 넣었듯 한 줄을 넣으면 됩니다.

한계도 적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수사기관장이 실제로 무엇을 듣고 말했는지는 이 글로 알 수 없습니다. 회의 내용은 대통령 발언 위주로 보도된 것만 확인했습니다. 1월 20일 이후 국무회의에 수사기관장이 몇 번 앉았는지, 해양경찰청장이 함께 앉았는지도 공개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검찰총장이 ‘관례상’ 배석하지 않았다는 대목은 보도와 공소청 관계자의 말에 기댄 것이고, 역대 정부별 기록을 제가 직접 세지는 못했습니다.

법이 통로를 좁혀 놓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넓은 방은 편하고, 편한 것은 대개 비쌉니다. 이런 글을 쓰면 양쪽에서 다 서운해합니다. 그래도 조문은 한쪽 편을 들지 않아서 저는 조문 편에 섭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무회의 참석대상은 누구입니까?
헌법 88조에 따라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현재 행정각부 장관 19명)이 구성원입니다. 국무회의 규정 8조 1항은 비서실장·국무조정실장·법제처장·서울시장 등 17명을 당연 배석자로 둡니다. 청장 16명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만 배석합니다(2026년 10월 기준).
중수청장·공소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불법입니까?
아닙니다. 국무회의 규정 8조 1항 단서가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을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배석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문구는 2026년 7월 7일 개정 때 들어갔고, 그 전엔 ‘중요직위에 있는 공무원’이었습니다. 논점은 합법 여부가 아니라 매주 앉히는 것이 맞느냐입니다.
검찰총장은 원래 국무회의에 안 갔습니까?
보도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수사의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국무회의에 배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청와대 전달 사항도 법무부를 거쳤습니다(동아일보·뉴시스 10월 6~7일). 이번 정부에서는 2026년 1월 20일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처음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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