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법 시행규칙 제4조 2항은 한 줄입니다.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100분의 4로 한다.’ 2015년 10월에 이 숫자로 바뀐 뒤 11년째 그대로입니다. 어제 나온 ’17억 원 아파트가 있어도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기사들의 뿌리가 이 한 줄입니다. 집값에 연 4%를 곱해 소득으로 친다는 뜻이고, 그 결과 공시가격 13억 2,060만 원짜리 집에 사는 대도시 노인 부부도 산식상 기초연금 대상이 됩니다. 저는 이 계산을 고시 원문으로 다시 해 봤고, 계산은 맞았습니다. 다만 그 계산이 말하는 것과 실제 수급자 명단이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17억 아파트 부부도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말은 사실입니까?
산식으로는 사실입니다. 기초연금은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65세 이상에게 줍니다. 2026년 선정기준액은 혼자 사는 노인 월 247만 원, 부부 월 395만 2천 원입니다(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251호, 2026년 1월 1일 시행). 소득인정액은 실제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바꾼 금액을 더한 값입니다.
대도시에 사는 노인 부부가 연금·근로소득도, 예금도, 빚도 없이 공시가격 12억 원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12억 원에서 대도시 기본재산액 1억 3,500만 원을 빼면 10억 6,5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연 4%를 곱해 12로 나누면 월 355만 원입니다. 부부 선정기준액 395만 2천 원보다 40만 2천 원 낮습니다. 이 부부는 기초연금을 받습니다. 언론이 쓴 ‘실거래가 17억 원’은 공시가격 12억 원을 시세로 바꾼 표현입니다.
거꾸로 풀면 상한이 나옵니다. 선정기준액에 12를 곱하고 4%로 나눈 뒤 기본재산액을 더하면 됩니다. 지역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가구 · 지역 | 선정기준액(월) | 기본재산액(원) | 받을 수 있는 공시가격 상한(원) |
|---|---|---|---|
| 부부 · 대도시(특별·광역시 구, 특례시) | 395만 2천 원 | 1억 3,500만 | 13억 2,060만 |
| 부부 · 중소도시(도의 시·세종) | 395만 2천 원 | 8,500만 | 12억 7,060만 |
| 부부 · 농어촌(도의 군) | 395만 2천 원 | 7,250만 | 12억 5,810만 |
| 단독 · 대도시 | 247만 원 | 1억 3,500만 | 8억 7,600만 |
소득도 같은 식으로 풀립니다. 근로소득은 월 116만 원을 먼저 빼고, 남은 금액의 30%를 더 뺍니다(고시 제6조). 그래서 혼자 사는 노인은 월급 468만 8,571원까지 기초연금 대상입니다. 부부는 각자의 근로소득에 공제를 따로 적용하기 때문에, 둘이 똑같이 번다면 가구 월 796만 5,714원까지 대상이 됩니다.
| 경우(다른 소득·재산 없음) |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근로소득 상한(월) |
|---|---|
| 혼자 사는 노인, 근로소득만 | 468만 8,571원 |
| 부부 중 한 사람만 일할 때 | 680만 5,714원 |
| 부부가 둘 다 같은 액수로 일할 때 | 각 398만 2,857원(가구 796만 5,714원) |

소득인정액은 어떻게 계산합니까?
규칙은 법·시행령·시행규칙·고시 네 층에 나뉘어 있습니다. 숫자가 박힌 곳은 맨 아래 두 층입니다. 시행규칙 제4조 1항은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이렇게 정합니다. 일반재산에서 기본재산액을 빼고, 금융재산에서 생활비 몫을 빼고, 둘을 더한 뒤 부채를 뺍니다. 그 금액에 소득환산율을 곱해 12로 나누고, 회원권과 고급 자동차 가액을 더합니다. 2항이 그 환산율을 100분의 4로 못 박습니다.
빼 주는 금액은 고시가 정합니다. 기본재산액은 대도시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 8,500만 원, 농어촌 7,250만 원입니다(제8조). 금융재산은 2,000만 원까지 ‘일상생활 유지에 필요한 최소 경비’로 보고 뺍니다(제9조). 반대로 무겁게 세는 것도 있습니다. 차량가액 4천만 원 이상 자동차는 연 4%가 아니라 가액 전부를 한 달 소득으로 봅니다(제11조, 10년 넘은 차·생업용 차는 예외). 4천만 원짜리 차 한 대면 그것만으로 월 소득인정액이 4천만 원이 되니 사실상 탈락입니다. 자녀 명의의 시가표준액 6억 원 이상 집에 공짜로 살면 그 집의 사용료도 소득으로 잡습니다(제4조).
결국 집이 기초연금 심사에서 얼마나 무거운지는 연 4%라는 숫자 하나가 정합니다. 공시가격 10억 원짜리 집이면 기본재산액을 뺀 8억 6,500만 원이 월 288만 3,333원의 소득으로 바뀝니다. 고급 차는 한 달에 가액 전부, 집은 1년에 4%입니다. 같은 재산인데 저울이 이만큼 다릅니다.

실제 기초연금 수급자 중 부자는 얼마나 됩니까?
거의 없습니다. 10월 31일 남인순 의원(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소득인정액 상위 1% 수급자의 일반재산(주택·토지·전월세 보증금) 평균은 공제 전 3억 4천만 원입니다. 근로소득 평균은 월 219만 8천 원이고,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만 따로 보면 257만 8천 원입니다(뉴시스·파이낸셜뉴스 보도). 산식이 열어 둔 부부 상한 13억 2,060만 원과 상위 1% 평균 사이에는 3.9배의 거리가 있습니다.
상위 1%의 숫자를 같은 산식에 넣어 보면 크기가 잡힙니다. 일반재산 3억 4천만 원은 대도시 기준 월 68만 3,333원의 소득으로 환산됩니다. 근로소득 219만 8천 원은 공제 뒤 72만 6,600원입니다. 둘을 합쳐도 단독 선정기준액 247만 원의 6할에 못 미칩니다. 두 평균이 같은 사람의 것은 아니니 더해 본 것은 크기를 가늠하는 용도일 뿐입니다.
분포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복지부가 1월 1일 낸 자료로는 2025년 9월 기준 수급자의 86%가 소득인정액 월 150만 원 미만이고, 200만 원 이상은 3.0%입니다. ’17억 원 아파트 노인’은 산식이 허락하는 경우이지, 명단에서 자주 보이는 얼굴이 아닙니다. 이 대목은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대부분은 부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왜 해마다 오릅니까?
기준이 ‘필요’가 아니라 ‘순위’이기 때문입니다. 기초연금법 제3조는 수급자가 65세 이상 인구의 100분의 70 수준이 되도록 선정기준액을 정하라고 합니다. 노인이 부유해지면 70번째 사람의 소득인정액도 올라가고, 선은 그 사람을 따라 올라갑니다. 2026년 단독 선정기준액은 247만 원으로 1년 새 19만 원 올랐습니다. 복지부가 밝힌 이유는 노인 주택 자산가치 6.0%, 토지 2.6%, 공적연금 소득 7.9%, 사업소득 5.5% 상승입니다. 근로소득은 1.1% 줄었습니다.
2020년 148만 원이던 선은 2026년 247만 원이 됐습니다. 6년 만에 66.9%입니다. 같은 기간 실제로 주는 돈인 기준연금액은 2021년 30만 원에서 2026년 34만 9,700원으로 16.6% 올랐습니다. 줄을 서는 문은 넓어졌고, 한 사람에게 주는 몫은 물가만큼 움직였습니다. 2026년 247만 원은 기준중위소득(1인 256만 4,238원)의 96.3%입니다. 전 국민 가운데 소득이 딱 중간인 사람과 거의 같은 선입니다.

이 구조는 집값과 바로 이어집니다. 올해 부부 선정기준액이 30만 4천 원 오르면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산식이 허용하는 공시가격 상한도 9,120만 원 올라갔습니다. 노인들의 집값이 오르면 기준선이 오르고, 기준선이 오르면 더 비싼 집도 선 안으로 들어옵니다. 시장에서 값이 오르면 그 신호에 맞춰 무언가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 제도에서는 신호가 오히려 문을 넓힙니다.
수급자 수와 예산이 그 결과입니다. 2012년 435만 3천 명이던 수급자는 2026년 778만 8천 명이 됐고, 예산은 같은 기간 5조 2천억 원에서 23조 1천억 원으로 늘었습니다(한국경제 3월 16일, 정부 자료 인용).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은 무엇이 바뀝니까?
금액은 셋으로 나뉘고, 선은 그대로입니다. 보건복지부가 9월 1일 2027년 예산안과 함께 낸 개편안은 노인 하위 70%라는 수급 기준을 유지하면서 그 안을 세 구간으로 나눠 다르게 줍니다. 부부가 함께 받을 때 깎는 비율도 하위 45%까지는 20%에서 10%로 줄입니다.
| 구간 | 인원 | 2026년 단독 월액 | 2027년 단독 월액 | 2027년 부부 합계 |
|---|---|---|---|---|
| 하위 0~30% | 348만 명 | 34만 9,700원 | 38만 원 | 68만 4천 원 |
| 하위 30~45% | 174만 명 | 34만 9,700원 | 35만 9천 원 | 64만 6천 원 |
| 하위 45~70% | 290만 명 | 34만 9,700원 | 35만 원 | 56만 원 |
물가대로였다면 2027년 기준연금액은 35만 9천 원이었습니다. 그러니 하위 0~30%가 실제로 더 받는 몫은 3만 원이 아니라 2만 1천 원이고, 하위 45~70% 290만 명은 9천 원을 덜 받습니다. 제 계산으로 앞쪽에 연 8,770억 원이 더 들고 뒤쪽에서 연 3,132억 원이 덜 나갑니다. 복지부가 ‘기존 제도를 유지할 때보다 약 6천억 원 늘었다’고 한 크기와 맞습니다. 차액의 3분의 1 이상을 위쪽 구간의 동결로 메운 셈입니다.
이 밖에 공무원·군인·사학연금 같은 직역연금을 받는 노인도 하위 45% 안이면 처음으로 기초연금을 받습니다. 내년 예산은 25조 7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2조 6천억 원(11%) 늘어납니다. 구간별 차등 지급, 부부감액 축소, 직역연금 수급자 지급은 모두 기초연금법을 고쳐야 하는 일이라,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정부 계획입니다. 복지부는 연내 입법 뒤 2027년 4월 시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빠진 것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선정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90% 이하’로 바꿔 2030년 80%까지 낮추는 안을 마련했지만, 8월 27일 발표를 갑자기 취소했습니다(머니투데이 9월 1일). 그 안대로였다면 일정 소득·재산이 있는 노인부터 차례로 수급자에서 빠지는 구조였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위소득을 상한으로 두면 2050년 기초연금 지출이 41조 원으로, 지금 제도를 유지할 때의 46조 원보다 5조 원가량 줄어든다고 분석했습니다. 손호준 연금정책관은 ‘기준중위소득 기준으로의 변경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먼저 진보 쪽이 맞는 대목입니다. 가장 가난한 노인에게 더 주는 방향은 옳습니다. 떨어진 사람이 다시 설 수 있어야 시장이 굴러간다는 것, 저는 안전망을 시장의 비용이 아니라 조건으로 봅니다. 참여연대와 오건호 대표가 짚은 생계급여 문제도 숫자로 맞습니다. 기초연금은 생계급여 계산에서 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에, 하위 0~30% 가운데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은 3만 원이 늘어도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듭니다. ‘하후’의 가장 아래층에는 정작 아무것도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제 쪽 원칙입니다. 저는 ’17억 원 아파트 노인’에 화를 낼 생각이 없습니다. 상위 1% 평균이 3억 4천만 원이라는 자료가 나온 이상, 그건 드문 경우입니다. 제가 보는 문제는 보이지 않는 쪽입니다. 기준이 순위라서, 노인의 집값이 오를 때마다 선이 자동으로 올라가고 예산이 따라 붙습니다. 내년 기초연금 25조 7천억 원은 2027년 예산안 총지출 820조 9천억 원의 3.1%입니다. 그 돈은 일하는 세대의 세금이고, 2050년 46조 원이라는 숫자는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그때 낼 세금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그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금액만 손봤습니다. 위쪽 290만 명에게는 ‘덜 준다’고 말하는 대신 물가 반영을 한 해 건너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정직한 방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줄일 거라면 기준을 바꾸고 표결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연 4%라는 환산율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재산을 자동차는 한 달에 100%, 집은 1년에 4%로 세는 이유를 고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교수의 말대로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비교하면 이 산식은 매우 관대합니다.
제안은 셋입니다. 하나, 선정 기준을 ‘노인 70%’가 아니라 기준중위소득의 일정 비율로 법률에 적으십시오. 복지부 스스로 필요하다고 한 일이고, 한 번 정하면 집값이 올라도 선이 저절로 따라 올라가지 않습니다. 둘, 재산 환산율 4%를 그대로 둘 거라면 공시가격 상한을 함께 정하십시오. 셋,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이 서로를 깎는 계산을 정리하십시오. 가장 아래층에 3만 원이 실제로 닿는지는 그 계산이 정합니다.

저는 2048년에 65세가 됩니다. 그때 선이 어디에 있을지는 모릅니다. 다만 지금 방식대로라면 그 선은 그해 노인들의 집값을 따라 올라와 있을 겁니다. 언젠가 받는 쪽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선을 고정하자고 쓰는 글이라는 점은 적어 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17억 원 아파트가 있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까?
산식으로는 가능합니다. 대도시 부부가 다른 소득·금융재산 없이 공시가격 12억 원 집만 있으면 월 소득인정액이 355만 원으로 부부 선정기준액 395만 2천 원보다 낮습니다. 상한은 공시가격 약 13억 2,060만 원입니다(2026년 고시 기준). 실제 수급자 상위 1%의 일반재산 평균은 3억 4천만 원입니다.
기초연금 재산은 어떻게 소득으로 바꿉니까?
일반재산에서 기본재산액(대도시 1억 3,500만 원)을, 금융재산에서 2,000만 원을 빼고 부채를 뺀 뒤 연 4%를 곱해 12로 나눕니다(시행규칙 제4조). 차량가액 4천만 원 이상 자동차와 회원권은 가액 전부를 한 달 소득으로 봅니다(2026년 기준).
2027년 기초연금 개편안은 확정됐습니까?
아닙니다. 보건복지부가 9월 1일 예산안과 함께 발표했고, 구간별 차등 지급과 부부감액 축소는 기초연금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 심의 중입니다. 정부 목표는 2027년 4월 시행이며, 수급 기준인 노인 하위 70%는 그대로 둡니다(2026년 11월 1일 기준).
자료: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5-251호 「기초연금 지급대상자 선정기준액, 기준연금액 및 소득인정액 산정 세부기준에 관한 고시」(2026-01-01 시행, 기초연금 누리집 개정 전문), 기초연금법 시행규칙 제4조(보건복지부령 제1180호, 2026-07-30 시행),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26-01-01), 뉴시스·파이낸셜뉴스(2026-10-31, 남인순 의원실 자료), SBS Biz·머니투데이(2026-09-01, 2027년 개편안), 한국경제(2026-03-16). 공시가격 상한은 다른 소득·재산이 없다는 가정의 계산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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