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경기도민 가운데 많은 사람이 같은 것을 검색했습니다. 내일 버스가 다니는지였습니다. 답은 오늘 새벽 2시 32분에 나왔습니다. 한국노총 경기지역자동차노조와 도내 29개 버스업체가 수원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안에 합의했고, 조정 시한 새벽 3시를 28분 남긴 시각이었습니다. 854개 노선 버스 4,130대가 첫차부터 정상 운행했습니다. 핵심은 공공관리제(준공영제)와 민영제 노선 모두 올해 시급 3.2% 인상입니다. 버스는 다녔고,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 3.2%는 누가 냅니까. 저는 합의 내용과 지난 네 해의 약속 문서를 나란히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이번 합의보다 그 앞에 쌓인 약속들이 더 비쌉니다.
경기도 버스파업은 어떻게 막판에 철회됐습니까?
일정은 이랬습니다. 노조는 10월 14일 제5차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23일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9,420명 가운데 9,001명이 투표해 97.7%(8,792표)가 찬성했습니다. 29일 오후 3시 최종 조정회의가 시작됐고, 자정이던 시한은 사측 요청으로 새벽 3시까지 늘었습니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2시 32분 합의했습니다(연합뉴스·한국경제 10월 30일).
대상은 수원·용인·고양·성남 등의 29개 업체가 운영하는 854개 노선 4,130대였고,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63개 노선 942대가 들어 있었습니다. 도내 최대 업체인 KD운송그룹 계열사는 따로 교섭해 이번 파업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합의 내용은 네 줄로 정리됩니다. 시급 3.2% 인상과 소급분 내년 2월 말 지급, 주 2일 휴무를 연속으로 주고 요일을 고정, 연간 무사고 운전자 유급 포상휴가 3일(노조 요구는 5일), 전 조합원 독감 예방접종입니다. 노조가 요구한 인상률은 공공관리제 노선 21.56%, 민영제 노선 30%였습니다.
파업 직전 새벽 타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4년에도, 2025년 10월 1일에도 경기 버스는 첫차 직전에 협상이 끝났습니다. 2025년엔 14시간 조정 끝에 새벽 6시께 합의했습니다(연합뉴스 2025년 10월 1일). 세 해 연속 같은 장면입니다. 같은 장면이 되풀이되면 저는 사람보다 구조를 봅니다.

3.2%는 많은 인상입니까, 적은 인상입니까?
한 해만 보면 적습니다. 네 해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 버스 임금 인상률은 2023년 4.5%, 공공관리제가 시작된 2024년 7%, 2025년 8.5%였습니다(기호일보 2026년 1월 15일·10월 14일). 올해 3.2%는 네 해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같은 네 해의 최저임금 인상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옆에 놓았습니다. 물가는 우리 DB의 소비자물가지수로 연평균을 직접 계산했고, 2026년은 1~9월 평균입니다.
| 연도 | 경기 버스 임금 | 최저임금 | 소비자물가 | 비고 |
|---|---|---|---|---|
| 2023년 | 4.5% | 5.0% | 3.6% | 공공관리제 도입 전 |
| 2024년 | 7.0% | 2.5% | 2.3% | 공공관리제 시행 첫해 |
| 2025년 | 8.5% | 1.7% | 2.1% | 민영제는 월 40만 원 |
| 2026년 | 3.2% | 2.9% | 2.6%(1~9월) | 10월 30일 합의 |
| 네 해 누적 | 25.2% | 12.6% | 11.1% | 복리로 곱한 값 |
네 해를 곱하면 경기 버스 임금은 25.2% 올랐습니다. 최저임금은 12.6%, 물가는 11.1%입니다. 버스 임금이 물가의 2.3배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버스 요금은 한 번 올랐습니다. 2025년 10월 25일 시내버스 교통카드 요금이 1,450원에서 1,650원으로 13.8% 올랐고, 2019년 이후 6년 만이었습니다(수원시 2025년 10월 13일). 임금이 요금보다 빨리 오르면 그 차이를 누군가 메워야 합니다. 회사가 메우거나, 세금이 메우거나, 노선이 줄어듭니다. 경기도 교통국장은 10월 29일 브리핑에서 ‘버스요금은 지난해 인상했다,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세금입니다.

그 돈은 누가 냅니까?
공공관리제는 경기도형 준공영제입니다. 노선을 공공이 관리하고, 도가 표준 운송원가를 기준으로 업체에 돈을 대고, 이윤은 성과로 나눠 줍니다(기호일보 2023년 12월 19일). 기호일보는 도가 버스 회사에 지원하는 예산 가운데 약 60%가 노동자 임금 몫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썼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 폭이 사측엔 부담이어도 도가 재정을 지원하면 사측이 받아들이는 구조가 매년 되풀이됐다. 2023년 4.5%가 공공관리제 도입 뒤 7%, 8.5%로 커진 이유를 기자는 그 구조에서 찾았습니다. 저도 같은 쪽으로 읽습니다.
크기를 어림했습니다. 조합원 9,420명이 모두 4호봉 월급 472만 원을 받는다고 놓으면 한 해 기본 월급 합계는 약 5,335억 원입니다. 여기에 3.2%를 곱하면 약 171억 원입니다. 노조 요구 21.56%였다면 약 1,150억 원, 30%였다면 약 1,601억 원입니다. 수당·상여·퇴직금·4대보험이 빠졌으니 하한 어림입니다. 민영제 노선은 공공관리제 정산 대상이 아니고 노선별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가운데 몇 원이 도 예산으로 가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 항목 | 금액 | 기준 |
|---|---|---|
| 합의한 3.2% | 약 171억 원 | 조합원 9,420명 × 4호봉 472만 원 × 12개월 × 3.2% |
| 노조 요구 21.56%(공공관리제) | 약 1,150억 원 | 같은 기준, 전원에 적용했을 때 |
| 노조 요구 30%(민영제) | 약 1,601억 원 | 같은 기준, 전원에 적용했을 때 |
| 2026년 공공관리제 업체 지원 | 약 3,500억 원 | 기호일보 2026년 1월 15일 보도 |
| 추경 세출 구조조정 | 5,465억 원 | 추미애 지사 제출 추경안(연합뉴스 10월 9일) |
| 전세버스 위약금(파업이 없어도) | 약 3,200만~1억 2,000만 원 | 200여 대 계약 · 한국경제 10월 29일 |
비교할 숫자가 있습니다. 경기도가 올해 공공관리제로 업체에 지원하는 금액은 약 3,500억 원이고, 2027년 전면 시행 땐 1조 1천억 원 규모라고 기호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노조는 공공관리제 예산 1조 원 안팎이 환승할인과 교통약자 감면 같은 교통복지 성격이 큰데 업계 지원처럼 여론몰이한다고 반박합니다(연합뉴스 10월 9일). 이 반박은 일리가 있습니다. 환승할인은 승객이 받는 돈이지 기사 월급이 아닙니다. 다만 어느 칸에 적히든 낸 사람은 같습니다. 도민입니다. 추미애 지사는 8월 재정 비상을 선언했고 5,465억 원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추경안을 냈습니다(재정 비상의 내막은 이 글에 적었습니다). 21.56%를 조합원 전원에 적용했다면 그 구조조정 금액의 5분의 1이 한 해 만에 버스 임금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파업이 안 나도 나가는 돈도 있습니다. 경기도와 시·군은 전세버스 200여 대를 확보했는데, 계약을 취소하면 계약금의 20~50%를 위약금으로 냅니다. 한국경제는 3,200만~1억 2,000만 원으로 어림했고, 올해는 일부를 공공관리제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버스가 다닌 오늘 아침, 아무도 타지 않은 전세버스 값이 그렇게 장부에 남습니다. 보이는 것은 정상 운행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그 값입니다.

‘2026년 서울과 같은 임금’ 약속은 왜 지켜지지 않았습니까?
이번 협상의 뇌관은 3.2%가 아니라 4년 전의 문서였습니다. 경기도는 2022년 10월 공문으로 2026년까지 서울과 같은 수준의 임금을 적용하겠다고 했고, 노사는 2024년부터 세 해 동안 격차를 3분의 1씩 줄이기로 임금협정서에 적었습니다(연합뉴스 10월 9일). 산식은 구체적이었습니다. 해마다 그해 서울 버스 인상액에 2023년 기준 서울·경기 격차의 3분의 1을 더 얹는 방식입니다(연합뉴스 2025년 10월 1일). 그 뒤로 약속이 하나씩 더 쌓였습니다.
| 언제 | 누가 | 약속 | 지금 |
|---|---|---|---|
| 2022년 10월 | 경기도 공문 | 2026년까지 서울 버스와 같은 수준의 임금 적용 | 2026년 10월 합의에서 ‘추후 논의’로 넘어감 |
| 2024년 | 노사 임금협정(노사정 합의) | 해마다 그해 서울 인상액 + 2023년 서울·경기 격차의 3분의 1을 더 올려 2026년 1월 1일 동일임금 | 2025년 협상에서 산식 해석 차이 월 20만 원가량 · 2026년 3.2% |
| 앞선 협상 | 김동연 당시 지사(지노위 협상장) | 2027년 공공관리제(준공영제) 전면 시행 확약 | 전면 시행 땐 한 해 1조 1천억 원 규모(기호일보) |
| 2025년 10월 1일 | 노사정 합의 | 2027년 1월 1일부터 민영제 노선도 공공관리제와 같은 임금·근무형태 | 올해 노조 민영제 30% 요구의 근거 |
숫자로 따라가 봤습니다. 공공관리제 노선 4호봉 월급은 지금 472만 원이고 같은 호봉 서울 버스는 507만 원으로 35만 원 차이가 난다고 노조 쪽 계산이 말합니다(기호일보 10월 14일). 472만 원에서 2025년 8.5%와 2024년 7%를 거꾸로 빼면 2023년 약 407만 원, 2024년 약 435만 원입니다. 올해 3.2%를 얹으면 약 487만 원이고, 서울이 지금 그대로라 해도 약 20만 원이 남습니다. 노조가 21.56%를 부른 이유는 그 20만 원에 서울 버스 통상임금 소송으로 생길 격차까지 얹었기 때문입니다. 2025년 협상에서 이미 산식 해석 차이로 월 20만 원가량을 다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약속은 구체적이었는데, 무엇을 서울 임금으로 볼지, 그리고 누가 낼지는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이번 일의 본체라고 봅니다. 2022년 공문과 2024년 협정, 2027년 전면 시행 확약, 2027년 민영제 동일 임금 합의는 모두 당시 협상장의 파업을 막은 약속입니다. 제가 찾은 보도와 자료에서 그 약속마다 연도별로 얼마를 어디서 마련할지 적은 표는 보지 못했습니다. 약속한 사람은 김동연 당시 지사였고, 약속을 갚을 차례가 온 것은 재정 비상을 선언한 추미애 지사입니다. 파업을 막은 공은 그해에 받고, 값은 몇 해 뒤 다른 사람의 장부에 적힙니다. 이번 합의도 같은 모양입니다. 올해 3.2%로 정리하는 대신 서울 통상임금 문제가 정리된 뒤 동일임금 도달을 계속 논의한다는 약속을 노조가 받아냈습니다. 또 하나의 약속이 금액 없이 다음 해로 넘어갔습니다.

노조가 맞는 대목은 무엇입니까?
근로시간입니다. 노조는 경기 버스 기사의 연간 근로시간이 약 2,400시간으로 전국 평균의 1.4배라고 했습니다(한국경제 10월 29일, 노조 주장). 이 숫자를 저는 검증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운전대를 오래 잡는 일의 피로는 기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승객과 길 위의 모든 사람이 나눠 지는 위험입니다. 시장이 가격에 담지 못하는 비용이고, 이런 곳의 규칙은 시장의 적이 아니라 시장의 조건입니다. 주 2일 휴무를 연속으로 붙이고 요일을 고정한 이번 합의는 이번 합의에서 가장 쓸모 있는 줄이라고 저는 읽습니다. 돈보다 일정표를 바꾼 합의라서 그렇습니다.
서울과의 격차도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수도권에서 같은 운전을 하는데 월급이 35만 원 다르면 기사는 서울로 갑니다. 그 격차는 가격이고 정보입니다. 경기도가 기사를 구하지 못한다면 임금이 올라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제가 문제 삼는 것은 오르는 방향이 아니라 오르는 방식입니다. 시장이 정한 가격이라면 회사가 버티고 기사가 옮기며 균형을 찾습니다. 원가를 도가 보전하는 구조에선 회사가 버틸 이유가 약하고, 균형은 협상장 새벽 2시에 정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버스가 멈추지 않은 것은 다행입니다. 저도 경기도에 삽니다. 다만 오늘 새벽의 합의를 ‘극적 타결’로만 읽으면 셈이 빠집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3.2%는 한 해 수백억 원 단위의 돈이고, 공공관리제 노선 몫은 도 예산을 거칩니다. 그리고 그보다 큰 돈이 아직 금액 없이 쌓여 있습니다. 서울 동일임금, 2027년 전면 시행, 2027년 민영제 동일 임금입니다.
제안은 셋입니다. 첫째, 경기도가 협상장 밖의 중재자가 아니라 돈을 내는 당사자로서 임금 합의에 서명하고, 합의 때마다 연도별 재원 표를 같이 공개하는 것입니다. 약속이 비싸면 그 자리에서 비싸다는 게 보여야 합니다. 둘째, 2027년 전면 시행 전에 공공관리제 노선의 표준 운송원가와 업체별 지원액, 성과이윤 지급 내역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원가를 보전받는 회사는 원가를 줄일 이유가 약합니다. 재무팀에서 원가 연동 계약서를 받으면 저는 그 조항부터 읽었습니다. 셋째, 요금과 세금의 비율을 정해 두는 것입니다. 요금은 6년 만에 13.8% 올랐고 임금은 4년 만에 25.2% 올랐습니다. 그 차이를 누가 얼마씩 메우는지 숫자로 정해 두지 않으면, 내년 10월에도 우리는 같은 새벽을 검색하게 됩니다.

아내는 이 글을 보면 기사들 쉬는 날 붙여 준 건 잘했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 줄은 저도 동의합니다. 나머지는 내년 10월에 다시 세겠습니다.
버스는 새벽 2시 32분에 다니기로 정해졌습니다. 그 값을 누가 낼지는 아직 아무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합의보다 그 앞의 약속들이 더 비싸다고 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경기도 버스는 오늘 정상 운행합니까?
네. 경기지역자동차노조와 29개 버스업체가 10월 30일 오전 2시 32분께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안에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고, 854개 노선 버스 4,130대가 30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했습니다. 광역버스 63개 노선 942대도 포함됩니다. KD운송그룹 계열사는 별도 교섭이라 처음부터 파업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합의로 버스 기사 월급은 얼마나 오릅니까?
공공관리제(준공영제) 노선과 민영제 노선 모두 올해 시급이 3.2% 오릅니다. 소급분은 내년 2월 말까지 지급합니다. 공공관리제 노선 4호봉 월급 472만 원 기준이면 약 487만 원이 됩니다. 노조 요구는 공공관리제 21.56%, 민영제 30%였습니다. 주 2일 연속 휴무 고정, 무사고 운전자 유급휴가 3일, 독감 예방접종도 합의했습니다.
서울 버스와 같은 임금은 언제 됩니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경기도는 2022년 10월 공문으로 2026년까지 서울과 같은 임금을 약속했고, 노사는 2024년부터 세 해 동안 격차의 3분의 1씩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번 합의는 서울 버스 통상임금 문제가 정리된 뒤 동일임금 도달을 계속 논의한다고만 적었습니다. 4호봉 기준 격차는 약 20만 원 남습니다(서울 507만 원은 노조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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