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관세청이 낸 보도자료를 읽었습니다. 제목은 ‘9월 1~20일 수출 78.3% 증가, 역대 최대’입니다. 저는 제목을 읽지 않고 표를 읽는 사람입니다. 표를 읽으면 78.3%는 반도체 한 줄이 만든 숫자이고, 나머지 줄을 다 합치면 22.0%입니다.
보도자료에는 무엇이 적혀 있습니까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통관 기준 잠정치)은 714억 900만 달러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3% 늘었고, 1~20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직전 최고는 올해 6월 1~20일의 617억 달러였습니다.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보다 하루 적어서, 하루 평균으로 보면 46억 1천만 달러, 89.8% 증가입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41억 2,800만 달러, 259.4% 증가입니다. 전체 수출의 47.8%입니다. 작년 이맘때 반도체 비중은 23.7%였으니 1년 새 24.1%포인트가 커졌습니다. 컴퓨터 주변기기 187.6%, 석유제품 47.8%, 승용차 9.3%. 무선통신기기는 0.4% 줄었고, 자동차 부품은 6.3% 줄었습니다.

반도체를 빼면 몇 %입니까
보도자료에는 이 숫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발표된 증가율로 작년 값을 거꾸로 계산했습니다. 작년 9월 1~20일 수출은 400억 5천만 달러, 그중 반도체가 95억 달러였습니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는 305억 5천만 달러에서 372억 8천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22.0%입니다. 조업일수 차이를 걷어내 하루 평균으로 보면 29.9%입니다.
역산이 맞는지는 발표치로 확인했습니다. 역산한 작년 값으로 일평균 증가율을 계산하면 89.8%, 반도체 비중 증가는 24.1%포인트, 무역수지는 230억 달러 — 관세청 발표와 셋 다 일치합니다. 그러니 22.0%도 맞습니다.
| 구분 | 2025년 9월 1~20일 | 2026년 9월 1~20일 | 증가율 |
|---|---|---|---|
| 수출 전체 | 400.5억 달러 | 714.1억 달러 | +78.3% |
| 반도체 | 95.0억 달러 | 341.3억 달러 | +259.4% |
| 반도체 제외 | 305.5억 달러 | 372.8억 달러 | +22.0% |
| 반도체 제외 · 일평균 | 18.5억 달러 | 24.1억 달러 | +29.9% |
22%도 좋은 숫자입니다. 하루 평균 30%는 더 좋은 숫자입니다. 다만 ‘78%’라는 제목을 읽고 우리 경제가 78% 커졌다고 느끼는 것과, 반도체 밖의 경제가 20~30% 커졌다고 아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보도자료의 제목은 앞의 것을 말하고, 표는 뒤의 것을 말합니다.

맨 아랫줄은 무엇입니까
자동차 부품, 6.3% 감소. 저는 이 줄을 먼저 봤습니다. 12년 동안 자동차 부품 회사 재무팀에서 장부를 맞췄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역대 최대라는 날에도 부품 공장의 장부는 작년보다 작습니다. 승용차 수출은 9.3% 늘었는데 부품은 줄었습니다. 완성차가 해외 공장에서 더 만들고, 부품도 거기서 조달하면 이렇게 됩니다. 이 대목은 보도자료가 설명하지 않으니 저도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숫자의 방향은 그렇습니다.

수입 쪽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수입은 484억 4,300만 달러로 26.7% 늘었습니다. 반도체 수입이 88.8%, 반도체 제조장비가 55.6% 늘었습니다. 원유는 37.3% 늘었고 에너지 전체로는 27.9%입니다. 반도체를 팔려면 반도체와 장비를 사 와야 합니다. 그래서 230억 달러 흑자도 상당 부분 같은 한 품목의 흑자입니다. 한 품목이 수출의 절반이면, 그 품목의 가격이 꺾이는 날 수출과 흑자가 같이 꺾입니다.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저도 모릅니다. 온다는 것만 압니다.
그래서 우리 원가율에는 언제 들어옵니까
반도체 값이 오르면 반도체를 사서 쓰는 회사의 원가가 오릅니다. 전자제품, 자동차, 가전 전부입니다. 수입 반도체가 88.8% 늘었다는 것은 그 청구서가 이미 국내 조립 라인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으로 저는 읽습니다. 수출 쪽에서 반도체가 벌어들이는 돈과, 수입 쪽에서 반도체가 가져가는 돈은 같은 회사의 것이 아닙니다. 버는 쪽은 두 곳이고, 내는 쪽은 나머지 전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78%는 사실이고, 22%도 사실입니다. 어느 쪽을 제목으로 쓰느냐는 쓰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관세청은 78%를 골랐고, 저라면 22%를 골랐을 겁니다. 부품 공장 장부를 12년 본 사람의 편향입니다. 그 편향을 밝히고 씁니다.
자주 묻는 질문
9월 1~20일 수출 78.3% 증가는 어디서 나온 숫자입니까?
관세청이 9월 21일 발표한 ‘2026년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입니다. 수출 714억 9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3% 늘었고, 1~20일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월간 확정치는 10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로 나옵니다.
반도체를 빼면 수출은 얼마나 늘었습니까?
발표된 증가율로 작년 값을 역산하면 반도체 제외 수출은 305억 달러에서 373억 달러로 22.0% 늘었습니다. 조업일수가 하루 적어 일평균으로는 29.9%입니다. 반도체 하나가 전체 증가분 314억 달러 중 246억 달러를 만들었습니다.
무역수지 230억 달러 흑자는 좋은 소식입니까?
수출이 수입보다 230억 달러 많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수입도 26.7% 늘었고 그중 반도체 수입이 88.8%, 반도체 제조장비가 55.6% 늘었습니다. 반도체를 만들려고 반도체와 장비를 사 오는 구조라, 흑자의 상당 부분도 같은 한 품목에서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