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법 8조 2항은 한 문장입니다. ‘특별감찰관이 결원된 때에는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의 사표가 수리된 날이 2016년 9월 23일이니, 이 문장대로라면 후임은 그해 10월 23일까지 왔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후임 임명안에 대통령 재가가 난 날은 2026년 10월 23일입니다. 3,682일, 법이 정한 기한의 123배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10월 30일) 최길수 특별감찰관에게 임명장을 주며 ‘해야 할 일이 많다’, ‘문제 발생 시 초기 대응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침마다 의안정보시스템을 여는데, 이번 주에는 이 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었습니다. 스물다섯 조짜리 짧은 법입니다. 10년 동안 빈 자리를 지킨 건 사람이 아니라 예산이었고, 다시 사람이 들어온 지금도 조문은 2014년 그대로였습니다.
최길수 특별감찰관은 누가, 어떤 절차로 골랐습니까?
국회가 셋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하나를 고릅니다. 7조는 국회가 판사·검사·변호사로 15년 이상 일한 변호사 가운데 3명을 서면으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추천서를 받은 날부터 3일 안에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하도록 정했습니다. 누가 몇 명을 추천하는지는 법에 없습니다. 2015년 첫 인선 때 여당·야당·대한변호사협회가 한 명씩 낸 방식이 관행이 됐고, 이번에도 그렇게 했습니다. 8월 20일 본회의 표결은 이랬습니다.
| 후보 | 추천 | 찬성 | 반대 | 기권 |
|---|---|---|---|---|
| 최길수 | 민주당 추천 | 237 | 17 | 3 |
| 강지식 | 국민의힘 추천 | 231 | 24 | 2 |
| 최용훈 | 대한변협 추천 | 238 | 16 | 3 |
나흘 뒤인 8월 24일 대통령은 셋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습니다. 청와대는 최 특별감찰관이 문재인 정부 때 야당이던 바른미래당에서도 후보로 추천된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독립성을 설명했고, 국민의힘은 ‘특수통’이라며 반대했습니다(파이낸셜뉴스 8월 24일). 9월 18일 법사위 청문회가 열렸고, 보고서는 34일 뒤인 10월 22일에야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나란히 적은 채 채택됐습니다. 이튿날 재가, 26일 첫 출근, 오늘 임명장입니다. 날짜를 한 줄로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 날짜 | 일 | 간격 |
|---|---|---|
| 2014년 6월 19일 | 특별감찰관법 시행(2014년 3월 18일 공포, 법률 제12422호) | — |
| 2015년 3월 27일 |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 임명 | 시행 281일 뒤 |
| 2016년 9월 23일 |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표 수리(8월 29일 제출, 25일 뒤) | 결원 시작 |
| 2025년 7월 3일 |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 ‘견제받는 게 좋다’, 임명 추진 지시 | 결원 뒤 3,205일 |
| 2026년 4월 19~20일 | 대통령, 국회에 추천 절차 개시 공식 요청 → 여야 원내대표 추천 절차 합의 | — |
| 2026년 8월 20일 | 국회 본회의, 후보 3명 추천안 가결 | 합의 뒤 122일 |
| 2026년 8월 24일 | 대통령, 민주당 추천 최길수 변호사 지명 | 추천 뒤 4일 |
| 2026년 9월 18일 |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 | 지명 뒤 25일 |
| 2026년 10월 22일 | 청문보고서 채택(적격·부적격 의견 병기) | 청문회 뒤 34일 |
| 2026년 10월 23일 | 임명안 재가 | 결원 뒤 3,682일 |
| 2026년 10월 30일 | 청와대 임명장 수여 ‘해야 할 일이 많다’ | — |
절차 자체는 법대로입니다. 대통령이 여당 추천 후보를 고른 것도 법이 막지 않습니다. 다만 이 제도의 구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감찰을 받을 사람의 쪽이 감찰할 사람을 셋 중에서 고른다’가 됩니다. 이 구조를 문제 삼은 법안이 이미 국회에 있다는 것은 아래에서 다시 적겠습니다.

법이 정한 30일은 왜 3,682일이 됐습니까?
추천하지 않으면 지명도 임명도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8조 2항은 ‘임명하여야 한다’고 썼지만 그 앞 단계인 국회 추천에는 기한이 없고, 기한을 넘겼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의무는 있는데 결과가 없는 조문입니다. 그 빈틈으로 10년이 지나갔습니다. 정부별로 나누면 이렇습니다.
| 기간 | 일수 | 보도된 사정 |
|---|---|---|
| 박근혜 정부(사표 수리 뒤) | 168일 | 사표 25일 만에 수리, 후임 추천 없음 |
| 권한대행(황교안) | 61일 | — |
| 문재인 정부 | 1,826일 | 2017년 5월 추천 요청 뒤 공수처법 처리와 엮여 중단 · 공수처와 역할 중복 논리 |
| 윤석열 정부 | 1,060일 | 국회가 정해 주면 임명 · 여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 |
| 권한대행 | 61일 | — |
| 이재명 정부(재가까지) | 506일 | 취임 442일 만에 국회 추천 · 그 뒤 64일 만에 재가 |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5월 대통령은 국회에 추천을 요청했지만, 여당이 공수처법 처리를 앞세우며 논의가 멈췄습니다(한국일보 2021년 1월 5일). 2020년에는 문 대통령이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특별감찰관 폐지 검토를 제안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머니투데이 2024년 9월 1일).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국회가 정해 주면 임명한다’고 했고, 당시 여당은 특별감찰관 추천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취임 30일 만에 임명 추진을 지시했는데, 국회 추천이 나오기까지 442일이 걸렸습니다. 4월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추천 절차에 합의했고, 국민의힘은 나흘 뒤 자기 몫 후보를 정했지만, 7월 16일까지도 민주당 후보 인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대한변협에는 추천 의뢰 공문조차 가지 않았습니다(쿠키뉴스 7월 16일). 추천안 가결은 합의 뒤 122일 만인 8월 20일이었습니다.
이 대목은 대통령이 맞습니다. 박근혜 정부 뒤로 이 자리를 실제로 채운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입니다. 앞의 두 정부는 각자의 이유로 비워 두었고, 비워 둔 쪽이 늘 자기 쪽 대통령을 감찰받지 않게 되는 쪽이었다는 점에서 이유는 달라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다만 ‘견제받는 게 좋다’는 말에서 실제 추천까지 1년 넘게 걸린 데에는 대통령이 속한 당의 몫도 있었다는 것은 같이 적어야 공평합니다.
사람이 없는 동안 특별감찰관실에는 얼마가 들었습니까?
열 해 동안 예산 132억 3,100만 원입니다. 2017년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편성된 특별감찰관실 예산을 보도와 국회 결산 자료로 모아 더했습니다. 그 사이 사무실에 남은 사람은 행정안전부·조달청 파견 공무원 2명과 무기계약직 1명, 하는 일은 사무실 유지와 자료 보존이었습니다(머니투데이 2024년 9월 1일, 국회 법사위 결산검토보고서 인용).
| 연도 | 예산(편성) | 비고 |
|---|---|---|
| 2016 | 23.49억 | 초대 감찰관 재직 |
| 2017 | 24.08억 | 감찰관 없음 |
| 2018 | 22.32억 | 감찰관 없음 |
| 2019 | 16.82억 | 감찰관 없음 |
| 2020 | 11.38억 | 감찰관 없음 |
| 2021 | 10.73억 | 감찰관 없음 |
| 2022 | 9.98억 | 감찰관 없음 |
| 2023 | 9.97억 | 감찰관 없음 |
| 2024 | 9.14억 | 감찰관 없음 |
| 2025 | 8.74억 | 감찰관 없음 |
| 2026 | 9.15억 | 감찰관 없음 |
| 2027(정부안) | 24.08억 | 10년 만에 사람이 들어온 해 |
편성액이라 실제 쓴 돈은 이보다 적습니다. 2022년에는 9억 9,800만 원이 편성돼 6억 2,800만 원이 집행됐습니다. 사무실 임차료와 관리비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집행된 돈만 44억 3,700만 원입니다. 최대 28명이 일하도록 2015년에 빌린 서울 종로구 청진동 사무실을 3명이 지켰습니다. 국회는 결산 때마다 ‘불필요한 임차 예산’을 고치라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이전하면 위약금이 들고 감찰관이 임명되면 즉시 쓸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대로 두었습니다. 2억 5,000만 원쯤의 위약금을 아끼려고 해마다 5억~7억 원을 낸 셈이라는 계산도 나왔습니다(신동아).
저는 이 132억 원을 낭비라고만 부르지 않겠습니다. 감시 기구를 언제든 다시 켤 수 있게 남겨 둔 비용이라는 설명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비용을 아무도 ‘감시받지 않은 값’으로 계산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빈 사무실 임차료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은 그 10년 동안 대통령 가족과 수석급 참모에 대해 이 기구로 들어올 수 있었던 신고와 감찰입니다. 한국일보 취재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접수된 신고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감찰관이 없는 기구에 신고할 사람은 없습니다. 내년 정부안은 24억 800만 원으로, 2017년 예산과 만 원 단위까지 같습니다. 10년 만에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특별감찰관법은 누구를, 무엇을 감찰하라고 적었습니까?
대상은 두 무리, 비위는 다섯 가지입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며 밑줄을 그은 조문을 옮깁니다.
| 조문 | 내용(요약) |
|---|---|
| 2조 | 비위행위 다섯 가지 — 차명 계약·알선, 공기업·공직유관단체 수의계약 개입, 인사 관련 등 부정한 청탁, 부당한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 |
| 3조 2항 | 감찰의 개시와 종료 즉시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
| 5조 | 감찰대상자 —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 |
| 6조 2항 | 정보가 신빙성 있고 구체적으로 특정되는 경우 착수 · 비위는 그 신분관계가 생긴 뒤의 것에 한정 |
| 6조 3항 | 1개월 이내 종료 · 계속할 필요가 있으면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 1개월 단위로 연장 |
| 7조 | 국회가 15년 이상 법조 경력 변호사 3명을 서면 추천 → 대통령이 3일 이내 1명 지명 → 인사청문 → 임명 |
| 8조 2항 |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
| 14조 1항 | 결격사유·심신 질환 외에는 해임할 수 없다 |
| 19조 | 범죄 혐의가 명백하면 중대범죄수사청장에게 고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수사의뢰(2026년 8월 타법개정) |
| 22조·25조 | 감찰 착수·종료 사실과 내용의 공표·누설 금지 ·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
세 가지가 눈에 걸렸습니다. 첫째는 5조의 선입니다.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그리고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입니다. 비서관은 아무리 대통령 가까이에 있어도 대상이 아닙니다. 최 특별감찰관은 10월 26일 첫 출근길에 ‘감찰 대상이 아닌 제3자는 수사기관 용어로 하면 참고인 정도에 불과하다’, ‘법에 그렇게 나와 있는 한, 제가 법을 위반해 감찰하면 저는 처벌받게 돼 있다’고 했습니다(동아일보·뉴스토마토). 야당이 감찰을 요구해 온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두고 나온 답입니다. 조문으로 보면 그의 말이 맞습니다. 23조는 법령을 벗어난 감찰을 금지하고, 25조 3항은 그 위반을 5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둘째는 6조 3항입니다. 감찰은 한 달 안에 끝내야 하고, 더 하려면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 한 달씩 늘립니다. 3조 2항은 감찰을 시작하고 끝낼 때마다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하게 했습니다. 감찰 대상 첫 줄이 대통령의 배우자인데, 그 감찰을 계속할지는 대통령이 허가합니다. 14조가 해임을 결격사유와 질환으로 묶어 신분은 단단히 지켜 주지만, 감찰의 시간표는 감찰받는 쪽의 가장 가까운 사람 손에 있습니다. 셋째는 22조입니다. 감찰을 시작한 사실도 끝낸 사실도 공표할 수 없습니다. 이석수 초대 감찰관이 물러난 것도 감찰 내용 유출 논란 끝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지만, 동시에 국민은 이 기구가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고발장이 나오기 전까지 알 길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감찰 대상을 넓히자는 법안은 어디에 있습니까?
법제사법위원회 서랍에 있습니다. 22대 국회에 올라온 특별감찰관법 개정안은 여섯 건이고, 2026년 10월 30일 기준 하나도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최 특별감찰관은 법 제정 이래 개정안이 19번 올라왔지만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 법의 본문이 바뀐 것은 2026년 3월 공소청법 부칙과 8월 형사소송법 부칙이 기관 이름(대검찰청·검찰총장)을 바꾼 두 번뿐이고, 감찰 대상과 권한은 12년 동안 그대로입니다. 여섯 건의 제안이유를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읽어 옮깁니다.
| 발의일 | 대표발의 | 의안 | 내용(제안이유 요약) | 상태 |
|---|---|---|---|---|
| 2024.09.23 | 박균택(더불어민주당) | 2204161 | 추천 방식: 대통령이 소속(됐던) 정당 교섭단체를 빼고 국회가 추천 | 계류(법사위 상정 2025.1.10·소위) |
| 2024.10.22 | 박균택(더불어민주당) | 2204822 | 고발·수사의뢰 대상에 공수처장 추가·재정신청 | 계류(상정 2025.2.12·소위) |
| 2025.08.12 | 황운하(조국혁신당) | 2212127 | 고발 대상 검찰총장→관할 수사기관의 장 | 계류 |
| 2025.12.11 | 유상범(국민의힘) | 2215143 | 감찰 대상 수석 이상→1급 이상 · 권한 넘은 영향력 행사 추가 | 계류 |
| 2026.01.07 | 김희정(국민의힘) | 2215892 | 감찰 대상 수석 이상→대통령비서실 모든 공무원 | 계류 |
| 2026.03.11 | 이종욱(국민의힘) | 2217368 | 감찰 대상 비서관 이상 · 인사권 행사 부당 간섭 추가 | 계류 |
발의 날짜와 그때 대통령을 나란히 놓으면 무늬가 보입니다. 대통령을 더 세게 묶는 안은 네 건입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2024년 9월 안은 대통령이 소속돼 있거나 소속됐던 정당의 교섭단체를 빼고 국회가 후보를 추천하게 하자는 안이고, 국민의힘 유상범·김희정·이종욱 의원의 세 안은 감찰 대상을 1급·비서관 이상 또는 대통령비서실 전원으로 넓히고 인사 개입을 비위에 넣자는 안입니다. 앞의 한 건은 윤석열 정부 때 야당이던 민주당이, 뒤의 세 건은 이재명 정부 때 야당이 된 국민의힘이 냈습니다. 나머지 두 건(박균택 의원의 공수처 추가안, 황운하 의원의 수사기관 이름 정비안)은 기관 이름을 맞추는 안입니다. 같은 당이 여당일 때 자기 당 대통령을 묶자는 안을 낸 경우는 22대 국회에서 한 건도 없습니다.
이 무늬는 어느 한쪽의 위선이라기보다 유인의 모양이라고 저는 읽습니다. 야당일 때는 상대 대통령을 묶는 법이 이득이고, 여당이 되면 같은 법이 자기 대통령을 묶습니다. 그래서 내는 사람은 늘 야당이고 처리할 사람은 늘 여당이라, 법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면법 개정안에서도 같은 모양을 셌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어긋나는 문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대선 정책공약집에는 ‘특별감찰관 임명 및 권한 확대 등으로 대통령 가족 및 친족 비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적혀 있습니다(연합뉴스 10월 20일 인용). 임명은 지켰습니다. 권한 확대는, 취임 뒤 여당이 낸 개정안 가운데 감찰 대상이나 권한을 넓히는 안이 한 건도 없습니다. 그리고 박균택 의원의 2024년 안이 그대로 법이 됐다면, 이번 인선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추천할 수 없었고 대통령은 민주당 추천 후보를 고를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무엇부터 고쳐야 합니까?
저는 이렇게 봅니다. 10년 만에 사람을 앉힌 것은 잘한 일이고, 이 기구를 빈 사무실로 돌려보내지 않으려면 사람이 아니라 조문을 손봐야 합니다. 세 가지를 적습니다.
첫째, 양쪽이 낸 안을 한 묶음으로 심사하자는 것입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대통령 소속 정당 추천 배제’ 안과 국민의힘 세 의원의 ‘감찰 대상 확대’ 안은 각자 상대 대통령을 겨냥해 낸 것이지만, 내용은 서로 부딪히지 않습니다. 둘을 같이 통과시키면 어느 당이 집권하든 같은 규칙을 받습니다. 정치인도 유인으로 움직인다면, 규칙을 정하는 시점이 다음 대통령이 누구인지 모르는 때일수록 공정한 규칙이 나옵니다. 지금이 그때입니다. 다음 대선까지 3년 반쯤 남았습니다.
둘째, 6조 3항의 연장 허가권을 대통령에게서 떼어 내자는 것입니다. 감찰을 계속할지는 특별감찰관이 정하고, 대통령에게는 지금처럼 보고만 하되 연장 사실은 국회 법사위에 비공개로 알리는 방식이면 22조의 비밀은 지키면서 시간표의 주인은 바뀝니다. 셋째, 8조 2항의 30일에 결과를 붙이자는 것입니다. 결원 뒤 일정 기간 국회 추천이 없으면 대한변협 등 정해진 기관의 추천으로 절차가 넘어가게 하면, 다시는 ‘임명하여야 한다’는 문장이 10년 동안 혼자 서 있지 않습니다.
반대편 걱정도 적어 둡니다. 감찰 대상을 대통령비서실 전원으로 넓히면 특별감찰관이 야당의 정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가볍지 않습니다. 이석수 사건이 그 걱정의 근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김희정 의원 안의 ‘모든 공무원’보다 이종욱 의원 안의 ‘비서관 이상’ 쪽이 선을 긋기 쉽다고 봅니다. 숫자로 정할 일은 아니고, 표결로 정할 일입니다. 다만 표결이 열리려면 법사위가 심사를 시작해야 하고, 여섯 건 가운데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넘어간 것은 박균택 의원의 두 건뿐이고, 나머지 넷은 회부된 채 그대로입니다.

법은 30일이라고 적었고, 우리는 3,682일을 썼습니다. 그동안 예산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나왔습니다. 사람보다 예산이 성실했던 기구입니다. 다시 읽어봤는데, 고칠 조문은 10년 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저도 그 법을 10년 동안 한 번도 안 열어 본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특별감찰관은 무엇을 하는 자리입니까?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는 자리입니다(특별감찰관법 5조). 비위는 차명 계약, 공기업 수의계약 개입, 인사 등 부정 청탁,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 다섯 가지입니다. 범죄 혐의가 명백하면 중대범죄수사청장에게 고발해야 합니다. 2014년 6월 시행됐습니다.
최길수 특별감찰관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감찰할 수 있습니까?
현행법으로는 어렵습니다. 감찰 대상은 수석비서관 이상이고, 최 특별감찰관도 10월 26일 첫 출근길에 ‘감찰 대상이 아닌 제3자는 참고인 정도’라며 법을 어기고 감찰하면 자신이 처벌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대상을 비서관급 이상으로 넓히는 개정안 세 건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고, 통과된 것은 없습니다(2026년 10월 30일 기준).
특별감찰관은 왜 10년 동안 비어 있었습니까?
법은 결원 30일 안에 후임을 임명하라고 정했지만 후보 3명을 추천해야 할 국회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공수처와 역할이 겹친다는 이유, 윤석열 정부 때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의 연계가 걸림돌로 보도됐습니다. 2016년 9월 23일 결원부터 2026년 10월 23일 임명 재가까지 3,682일입니다.



댓글 아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