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추정제에는 아직 시행일이 없습니다. 법이 아니라 법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11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실이 연 토론회 제목은 「노란봉투법 시즌2, 사용자성 확대 이어 근로자 추정제 타당한가」였고, 정점식 원내대표가 직접 인사말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입법을 말하고, 국민의힘은 상임위에서 막겠다고 합니다. 양쪽이 다투는 그 조문을 22대 국회 의안 204건의 제안이유에서 하나씩 찾아 읽었습니다. 그리고 국세청이 이미 찾아낸 숫자 하나를 옆에 놓았습니다.
근로자 추정제는 무엇이고, 언제부터 시행됩니까?
지금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제2조 제1항 제1호)이라고만 적습니다. 누가 그걸 증명해야 하는지는 조문에 없습니다. 그 빈칸은 판례가 채웠습니다. 대법원 2006년 12월 7일 선고 2004다29736 판결 이후,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쪽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같은 근로자성의 징표를 증명합니다.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고 일한 사람이 퇴직금을 받으려면, 사실은 지시를 받고 일했다는 증거를 본인이 내야 합니다.
근로자 추정제는 이 순서를 뒤집습니다. 남의 사업을 위해 직접 일하고 대가를 받았다는 점만 보이면 일단 근로자로 보고, 아니라는 증명은 일을 맡긴 쪽이 하게 합니다. 시행일을 묻는 분이 많은데, 답은 ‘없다’입니다. 11월 2일 기준 근로자 추정 조항이 든 법안은 8건이고, 8건 모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본회의 표결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부 일정도 한 번 밀렸습니다. 노동부는 1월 ‘권리 밖 노동’ 대책에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고, 5월 1일 노동절까지 입법을 마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날짜에서 185일이 지났고, 8월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목표를 12월로 다시 잡았습니다(뉴시스 10월 5일 보도). 정부안은 아직 국회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갈래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 의원안 8건도 전부 계류 중입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8건은 어떻게 다릅니까?
열린국회정보의 22대 의원발의 목록에서 제목에 근로기준법, 일하는 사람, 플랫폼, 노무제공, 프리랜서, 특수형태가 들어간 의안 204건을 뽑아 국민참여입법센터의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을 전부 읽었습니다. 근로자 추정 조항을 담은 안은 8건이었습니다. 대표발의는 민주당 6건, 진보당 2건입니다. 공동발의자까지 합치면 63명이 이름을 올렸고 국민의힘 의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 대표발의 | 발의일 | 추정을 깨는 방식 | 계류 |
|---|---|---|---|
| 정혜경(진보당) | 2024.9.23 | 노무 제공을 증명하면 추정, 사용자가 부인 요건 증명 | 770일 |
| 이용우(민주당) | 2024.11.6 | 추정 + 사용자 반증(캘리포니아 ABC 테스트 소개) | 726일 |
| 박홍배(민주당) | 2025.2.11 | 추정 + 근거사실 제출 책임을 사용자에게 | 629일 |
| 김태선(민주당) | 2025.2.12 | 추정 + 사용자 입증책임 | 628일 |
| 정청래(민주당) | 2025.3.28 | 추정 + 사용자 입증책임(직장 내 괴롭힘 보호 확대와 함께) | 584일 |
| 김주영(민주당) | 2025.12.24 | 민사 분쟁 추정 · 반증하면 번복 · 감독관 자료 요구권·국세청 자료 조회 | 313일 |
| 정혜경(진보당) | 2026.2.3 | 근로자 정의 조항 단서로 추정 | 272일 |
| 이강일(민주당) | 2026.7.24 | 민사·노동위원회 추정 · 세 요건 모두 증명해야 번복 · 형사 제외 | 101일 |
지금 민주당 대표인 정청래 의원도 2025년 3월에 추정 원칙을 담은 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법안들의 뼈대는 같지만 문턱이 다릅니다. 두 안이 그 차이를 잘 보여 줍니다.
김주영 의원 안(2215572)은 민사 분쟁에서 추정하되 일을 맡긴 쪽이 ‘반증하면’ 추정이 깨집니다.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대신 이 안에는 다른 법안에 없는 조항이 둘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노무수령자에게 근로자성 판단 자료를 내라고 요구할 근거, 그리고 국세청 소득자료와 고용보험 자료를 관계기관에 요청할 근거입니다. 형사 처벌과 이어지는 노동부 신고사건은 추정이 아니라 이 자료 요구로 풀게 했습니다.
이강일 의원 안(2220163)은 더 셉니다. 일을 맡긴 쪽이 지휘·감독이 없었다는 점, 그 일이 자기 사업의 통상 범위 밖이라는 점, 일한 사람이 독립된 사업을 한다는 점을 모두 증명해야 추정이 깨집니다. 캘리포니아의 ABC 테스트와 같은 구조입니다. 형사절차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부칙 제2조가 있습니다. 법 시행 전에 생긴 분쟁이라도 시행 때까지 제기되지 않았으면 새 법을 적용합니다. 임금과 퇴직금 청구 시효가 3년(근로기준법 제49조, 퇴직급여법 제10조)이니, 시효가 남은 지난 3년치 일이 새 문턱으로 다시 심사받는 구조입니다.

‘가짜 3.3’은 실제로 얼마나 됩니까?
숫자가 있습니다. ‘가짜 3.3’은 실제로는 직원처럼 일하는데 사업소득세 3.3%를 떼는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퇴직금·4대보험·근로기준법을 피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소득신고 자료를 보면, 근로소득자는 5명 미만인데 사업소득자를 더하면 5명 이상이 되는 사업장이 2025년 14만 9,537곳이었습니다(경향신문 10월 25일 보도). 전년보다 3.2% 늘었고 2018년의 2.2배입니다. 음식·숙박업은 2018년의 5.3배입니다.
5인 미만이면 근로기준법의 상당 부분이 빠집니다. 연장·야간 가산수당, 연차휴가, 해고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직원을 사업자로 바꿔 신고하면 장부상 인원이 줄어 그 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14만 9,537곳이 전부 위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세금 신고 자료만으로 의심 사업장을 이 정도 정밀도로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다음 숫자가 문제입니다. 노동부가 3월에 벌인 ‘가짜 3.3’ 기획감독에서 적발한 5인 미만 위장 사업장은 72곳이었고, 그중 39곳이 음식·숙박업이었습니다. 30인 미만 사업장 감독 권한은 올해 말부터 지방정부로 넘어가는데, 노동부 1월 ‘근로감독 행정 혁신 방안’에 적힌 내년 지방정부 감독 목표는 1만 5천 곳입니다. 가짜 3.3만이 아니라 모든 감독을 합친 물량입니다. 의심 사업장의 10.0%입니다. 그리고 위장이 적발돼도 밀린 임금을 주면 형사처벌 없이 끝나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고, 같은 기사에서 한 노무사는 지적했습니다.

정부와 노동계는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을 약 870만 명으로 추산합니다(노컷뉴스 10월 15일). 노동부 실태조사에서 청년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17.5%였습니다. 학습지 교사들이 2011년에 낸 소송은 2018년에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증명하는 데 7년이 걸린 셈입니다.
다른 나라는 증명 책임을 어떻게 나눴습니까?
근로자 추정은 국제노동기구(ILO)가 2006년 고용관계 권고(제198호)에서 회원국에 권한 방식입니다. 실제로 법에 넣은 곳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캘리포니아는 넓게 갔습니다. 2018년 주 대법원 판결(다이너멕스)을 거쳐 2020년 1월 AB5가 시행됐고, 모든 노무 제공자를 근로자로 추정한 뒤 고용주가 ABC 세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그 뒤가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같은 해 예외 직업을 늘리는 법(AB2257)이 다시 통과됐고, 2020년 11월 주민투표(Proposition 22)로 앱 기반 운전·배달 기사는 아예 빠졌습니다. 미국 머케이터스센터 연구진은 AB5 예외에 들지 않은 직업에서 다른 주의 같은 직업과 비교해 자영업이 평균 10.5%, 전체 고용이 4.4% 줄었고 정규 고용이 늘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시장 쪽 성향이 뚜렷한 연구소의 동료 심사 전 논문이라, 제 쪽에 유리한 숫자일수록 더 조심해서 적어 둡니다.
유럽연합은 좁게 갔습니다. 2024년 플랫폼 노동 지침(2024/2831)은 추정 대상을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으로 한정했습니다. 회원국은 2026년 12월 2일까지 국내법에 반영해야 하고, 그날까지 오늘부터 30일 남았습니다. 국내 법안 8건 가운데 추정 대상을 플랫폼이나 일정 규모 이상으로 좁힌 안은 제가 읽은 범위에서 없었습니다. 동네 학원과 대형 플랫폼이 같은 문턱 앞에 섭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은 무엇을 말했습니까?
정점식 원내대표는 ‘노동권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세사업자에게는 분쟁 한 건도 쉽지 않고, 그 부담으로 외주 계약을 줄이면 일하는 사람의 일감도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박수민 의원은 법안이 ‘기노위에서 통과되지 않게 막겠다’고 했습니다(이데일리·매일경제 보도). 소상공인연합회 쪽은 학원 관계자들에게 퇴직금과 4대보험 부담 가능성을 설명하자 ‘이제라도 폐업하면 되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대안도 있었습니다. 변재현 미래생각 일자리센터장은 입증 책임을 통째로 옮기는 대신 퇴직 뒤 업무 시스템 접근이 막혀 자료를 못 구하는 문제를 문서제출명령과 근로감독관 자료 요구로 풀자고 했습니다. 저는 이 제안이 가장 쓸모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이미 김주영 의원 안에 조문으로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겠다며 대표발의한 법안은 제가 찾은 범위(위 204건)에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봅니다
먼저 노동계와 진보 쪽이 맞는 대목입니다. 정보가 한쪽에 몰려 있습니다. 근무 지시 메시지, 배차 알고리즘, 근무 기록은 일을 맡긴 쪽 서버에 있고, 일한 사람은 계약이 끝나면 접근이 막힙니다. 이건 시장이 스스로 못 고치는 정보 비대칭이고, 힘의 비대칭입니다. 그리고 직원을 서류상 사업자로 바꿔 신고하는 건 시장의 계약이 아니라 계약의 위장입니다. 위장으로 비용을 아낀 회사는 정직하게 4대보험을 내는 경쟁자를 가격으로 밀어냅니다. 경쟁을 지키려면 이걸 잡아야 합니다. 14만 9,537곳은 가볍게 넘길 숫자가 아닙니다.
그다음은 제 쪽 원칙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증명 책임을 옮기는 건 공짜처럼 보이지만, 비용은 사라지지 않고 소송비와 분쟁 대비 비용으로 바뀝니다. 대형 플랫폼은 법무팀으로 그 비용을 흡수합니다. 원장 혼자 강사 셋을 쓰는 학원은 흡수하지 못하고, 다음 계약을 덜 맺는 쪽으로 대응합니다. 보이는 것은 소송에서 이긴 사람의 퇴직금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맺어지지 않은 다음 계약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시행 첫해에 예외를 다시 늘리고 주민투표로 앱 기사를 빼낸 건, 넓게 그은 선을 현실이 되돌린 기록이라고 저는 읽습니다.
더 근본적인 순서 문제도 있습니다. 국세청 자료로 의심 사업장을 14만 9,537곳까지 좁혀 놓고, 감독은 그 10% 물량을 겨우 잡아 두었습니다. 정부가 이미 가진 정보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기 전에, 그 비용을 모든 계약 당사자에게 넘기는 셈입니다. 정부는 더 늦게, 더 비싸게 실패를 인정합니다. 이번엔 자기 책상 위 자료부터 쓰면 됩니다.
제안은 셋입니다. 하나, 김주영 의원 안의 감독관 자료 요구권과 국세청·고용보험 자료 연계 조항을 먼저 떼어 통과시키십시오. 국민의힘이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대안과 같은 내용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위장이 확인되면 밀린 임금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위장으로 아낀 보험료와 수당만큼 과징금을 매기십시오. 위장이 이득이 안 되게 만드는 게 가장 싼 감독입니다. 둘, 추정을 넣더라도 대상을 EU처럼 플랫폼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노무수령자로 좁혀서 시작하십시오. 셋, 이강일 의원 안 부칙의 ‘시행 전 분쟁 적용’은 빼십시오. 지난 계약은 지난 규칙으로 심사하는 게 법치입니다. 국민의힘에도 한 줄 적습니다. 막겠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대안 법안은 아직 못 봤습니다.

저는 2021년 회사를 나온 뒤 6년째 3.3%를 떼고 일합니다. 추정제가 통과되면 제 계약서도 누군가의 근로계약으로 다시 읽힐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지휘·감독은 마감 날짜뿐이었습니다. 다행히, 혹은 아쉽게도, 저는 사업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근로자 추정제는 언제부터 시행됩니까?
정해진 시행일이 없습니다. 2026년 11월 2일 기준 근로자 추정 조항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8건이 모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고, 정부안은 아직 국회에 내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로 추정되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법안대로라면 퇴직금·주휴수당·해고 제한 같은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다툴 때, 일한 사람이 지휘·감독을 증명하는 대신 일을 맡긴 쪽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강일 의원 안은 세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추정이 깨집니다. 형사 처벌에는 적용하지 않는 안이 많습니다.
가짜 3.3 계약은 지금도 신고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지금도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내면 근로감독관이 근로자성을 따집니다. 다만 현행 판례상 일한 사람이 지휘·감독 사실을 보여야 해서 업무 지시 메시지·근무표·보수 지급 내역을 미리 모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직금과 임금 청구 시효는 3년입니다.
자료: 국민참여입법센터 의안별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22대 근로기준법·일하는 사람 기본법 등 의원안 204건, 2026-11-02 확인), 열린국회정보 의원발의 목록·공동발의자 명단, 근로기준법 제2조·제49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대법원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의안 2204156 제안이유 인용), 국세청 소득신고 자료(이용우 의원실, 경향신문 2026-10-25),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행정 혁신 방안'(2026-01), 이데일리·매일경제·뉴스1 2026-11-02 토론회 보도, 뉴시스 2026-10-05·노컷뉴스 2026-10-15 보도, EU Directive 2024/2831, California AB5·Proposition 22, Palagashvili 외 머케이터스센터 워킹페이퍼(2024).



댓글 아직 없습니다